“저는 주류에도 못 끼고 비주류에도 못 낀 외뢰인이다.” 최근 모 단체 모임에서 이같이 말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 장악을 위해 국가정보원, 국방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힘쎈’ 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을 가할 방침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국정원, 검찰, 경찰 3개 사정기관에 대해 정치개입 및 인권침해의 이유를 들어 사정기관장회의를 철회해 자율이 주어졌지만, 각 기관들의 영역 다툼으로 사정기강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국가기강 문란과 권력누수 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잃어버린 10년 정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부부처 누수현상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사정기관인 국정원장에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을 내정한데 이어 법무부 장관에 이종찬 전 고검장을, 국방부 장관에 김인종 전 2군 사령관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이 당선인과 고려대 선후배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고려대 인맥 챙기기냐는 여론이 일 수 있지만 이 당선인이 이들 핵심 사정기관장에 측근을 심지 않으면 국가기강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 이전에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 검찰내 조직 장악뿐만 아니라 인권문제에도 밝아 사정기관의 의견조정 역할자로서 적임자라고 평가 받고 있다.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검찰청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측근 임명 특히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친기업적 성향이어서 원장 임기가 시작되면 국정원을 사정기관 이미지 대선에 기업에 세계 경제동향을 제공하는 한편, 산업 스파이를 적발하여 경제부국의 첨병으로 태어나는 기관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는 ‘불법 도청’사건으로 이미지를 추락시킨 국정원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이라는 명칭을 ‘국가정보부’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국내 정치 파트는 폐지하고 산업 파트를 확장, 경제성장에 일익을 담당하는 부서로 거듭나기로 했다. 지금 미국 CIA, 중국 국가안전부 등 세계 강국의 정보기관들은 이제 ‘음지’에서 벗어나 경제부문을 강화하는 등 ‘CIA가 최고’라는 치열한 첩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문민정부’를 달고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군사독재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 정치사찰부문을 축소한 반면 산업부문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YS 정권은 국제경제과와 산업경제과를 처음 신설하고 해외 산업정보 파트를 강화했다. 이 당시 안기부의 산업과는 ‘국제화’라는 용어를 ‘세계화’로 바꾸는 일을 해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제2 YS, 밤의 대통령’이라는 김현철 씨가 안기부를 통해 갖가지 정보를 받아 국가기강을 문란시키고 안기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누를 범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권 교체를 한 김대중 정부·정보부로부터 죽음의 위기까지 처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보복을 없애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를 국가정보원으로 개칭했다. 특히 정치사찰을 줄인데 이어 산업분야를 강화했지만, ‘국정원 X-파일’ ‘대북사업’등으로 임동원, 신건 국정원 수장이 법적 구속까지 당했으며 일부 간부는 이런 사건으로 죽음을 택하기도 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하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참여정부에서는 국정원이라는 위치가 크게 흔들렸다. 특히 법조인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은 사정기관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탓인지 이들 기관의 기강이 무너졌다. 그러한 결과로 각종 국가정보가 누출되고 공직기강이 흔들렸으며 고위공직자 임명시 비리로 인해 임명되자마자 낙마하는 사태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국정원으로부터 올라오는 각종 정보와 인사 관련 존안자료를 보고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이 따로 노는 손발이 맞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가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 송두율 교수 사건 등에서 사정기관간에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사태로 나타나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을 구속시키려고 했지만, 법무부 장관은 비토를 놓기까지 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이 크게 추락한 사건은 일심회 사건. 그 당시 김승규 국정원장은 반발 사표를 제출하고 말았다. ■검찰, 각종 내사자료 수집 금지, 인지조사만을… 이명박 정부는 이들 사정기관의 올바른 사정을 위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같은 의견 조율을 할 수장 자리를 누가 맡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장이 수장자리를 맡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 사업에 대한 국정원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노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만은 창구를 국정원으로 일원화해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속내를 보였다. 이렇게 대북관계의 선봉에 선 국정원이 노무현 정권 말기 때 수장의 실수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발설하지 말아야 될 정보를 수장이 언론에 흘려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김만복 원장은 북한 김양건 통전부장과의 대화록을 자신이 유출했다. 이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국정원의 옥의 티이다. 2월 25일에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국정원의 위상강화 추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이명박 당선인은 국정원 선장으로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성호 씨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성호 號’의 키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의 사정기관 위상이 결정된다. 김성호 號는 우선 국정원 이미지를 이명박 정부에 맞게 명칭 변경에 나서 ‘국가정보부’로 개칭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분야를 강화해 일하는 정부에서 일익을 담당, ‘국정원이 이제 국제산업정보원’이라는 소리를 듣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성호 號는 그 동안 정부기관내에 흩어진 정보 및 존안자료 등을 의견 조율할 수 있는 기관으로 나서 잃어버렸던 10년을 빠른 시일 내에 되찾을 방침이다. ■지금 세계 정보기관은 경제첩보경쟁中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세계강국은 반테러전과 경제전쟁 등 새로운 차원의 싸움에 돌입했다. 러시아의 KGB 후신인 해외정보국(SVR)은 경제정보 등의 싸움에 뛰어들어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MSS)는 미국의 첨단산업과 군수기술에 집중하면서 소수요원에 의존하기보다 인해전술로 각종 경제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수천명의 중국 외교관,학생, 기업가들이 저인망식으로 각종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와 영국·독일 정부의 전산망을 해킹하는 의혹까지 받기도 했다.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영국 해외정보국(MI6)은 9·11 이후 반테러전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 구인 캠페인을 돌입한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신문과 온라인 컴퓨터 게임에 광고를 내 대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