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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李·통합신당, 정부조직개편안 첫 시험대 누가 통과할까

李 원안통과 ‘밀어붙여’ VS 신당 ‘우린 강력한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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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호 ⁄ 2008.01.28 16:21:21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장악능력이냐, 통합신당의 희망적 야당 변신이냐. 이명박 당선인이 추진중인 정부조직개편안이 양측 모두에게 첫 번째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현재 양측은 공을 국회로 넘겨놓고 한바탕 대결에 돌입해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벌이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장관없이 갈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통합신당측은 오만과 독선이라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부조직개편안에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1월말까지 법안처리를 마무리하고 취임 전 각료인선 등을 마무리해 산뜻하게 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안통과를 고수하며 28일 시한까지 제시하면서 배수진을 치고 나섰지만,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이명박 당선인, 오만독선 비판 뚫고 원안통과시킬까 이명박 당선인은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새정부 출범 때부터 힘을 받기 어렵다(23일)”며 원안대로 통과시켜줄 것을 주문했다. 합의에 실패할 경우 장관없이 갈 수도 있다며 타협이나 협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 등 정치권의 반대를 ‘발목잡기’에 빗대며 통합신당을 압박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통합신당은 대선 이틀 전 날치기로 위헌적 특검법을 통과시켜 이명박 당선인의 손을 묶어버리더니, 이제는 노 대통령과 통합신당이 합세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국민이 압도적 다수로 지지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신정부 출범의 발까지 묶으려는 저항은 대다수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형오 인수위원장도 방송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말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 하면 취임한 장관을 두 달만에 바꾸게 된다. 협상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리당략을 위해 직권상정하고 날치기 처리했던 위헌적인 BBK 특검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던 노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거부권 행사 운운하는 것은 ‘신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당선인측은 또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발언이 국회의 심의활동을 막는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가 하는 일에 대통령이 이렇게 간섭하는 것은 국회의 심의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심의조차도 하지 않은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석수보다 무게있는 전ㆍ현직 대통령 비판 부담 하지만 전·현직 대통령의 부정적 입장은 국회의석수 이상의 무게를 띠고 있다. 원칙과 철학, 고집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은 확고하다. 노 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 석상에서 “(정부조직개편안) 내용에 문제가 많아 심각한 부작용이 분명히 예상되고 그 절차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에 충돌하는 개편안에 서명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 책임있는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동안의 침묵 모드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노력중임을 보여주고 있는 통일부를 없애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도서관을 찾은 통합신당 손학규 대표에게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야당의 존립가치를 보여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야당이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되지만 정당한 반대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비판이 두려워 정당한 비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야말로 이번에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야당의 존립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통합신당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이 당선인의 오만과 독선으로는 일 처리가 안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손학규 대표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조직법을 보면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지고 총리의 권한은 약화되며 중립성과 독립성이 중시돼야 하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된 것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 당선인의 원안통과가 안되면 장관없이 가겠다는 발언은 국민을 섬기는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인수위에 계신 분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분들도 아니고, 어떻게 정부조직개편안을 공청회 한 번 없이 뚝딱 만들어놓고는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옳은 태도냐”며 “인수위법에 보면 인수위의 역할이 대통령 취임을 준비하고 돕는 일인데 국민의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요한 정책을 저렇게 막 발표해도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보통 6개월에서 1년씩 토론하고 공청회를 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고 결정해도 보완책이 필요한 것이 정부정책인데 인수위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의 경우는 전문가 의견을 아무리 많이 듣고 고민해 장기계획을 세워 발표해도 허점이 발견되고 시장에 작동이 안된다는 것이다. 또 정부조직개편문제는 행정부를 견제할 국회 상임위원회까지 손을 대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는 “입법부 개편까지 인수위가 결정하도록 권한을 위임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 입법권까지 침해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인수위의 월권을 지적했다. ■통합신당, 강력한 야당 변신시도 성공할까 하지만 통합신당은 강력한 리더십과 야당역할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전·현직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노 대통령과 일정한 각을 세워 선명야당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오만과 독선이란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이명박 당선인이 국정운영 능력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합신당이 강력한 야당으로 변신해 국민들에게 강력한 견제야당의 필요성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첫 번째 관문을 누가 성공적으로 통과하느냐는 4월 총선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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