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경제] 11조원 담배시장‘新토종’가세 5파전

우리담배(주) 당진에 67억 개비 생산설비
3개사 신규진출 채비, 국내 담배시장 판도변화 불가피

  •  

cnbnews 제52호 ⁄ 2008.01.28 16:40:53

KT&G(한국담배인삼공사)와 외국산 담배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국내 담배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있는가? 지난 17일 민영 담배 제조·판매업체 우리담배(주)가 ‘위고’ 3종을 출시하고 국내 담배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리담배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순수 민간자본 회사로 정부가 담배제조 독점권을 포기한 지난 2001년 이후 국내 업체로는 처음 제조허가를 받았다. 지난 2006년 7월 300억 원의 자본금을 밑거름으로 설립됐고, 11월에는 충남 당진에 연간 67억 2000만 개비의 담배 생산설비를 갖춘 제조공장을 설립했다. 2007년 12월에는 재정경제부로부터 담배제조와 판매에 관한 허가를 받아 지난 1월17일 ‘위고’ 3종을 출시했다.

■담배시장 ‘5파전’으로 재편되나 우리담배의 시장진출에 앞서 국내 담배시장은 지난 1988년 시장 개방 이후 KT&G와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등 외국계열 3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는 ‘4강구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우리담배의 진출로 국내 담배시장은 ‘국내자본’ 2곳과 ‘외국자본’ 3곳이 대결을 벌이는 ‘5파전’ 구도로 재편됐다. 우리담배 출시를 계기로 다른 민간업체의 시장진출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조은담배(주), HKC담배(주), 한국담배 3개 회사가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우리담배의 살아남기가 성공한다면 향후 민간업체의 시장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G와 외국계 메이저 3사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오던 국내 담배시장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신생 민간업체의 시장진출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조금 회의적이다. 국내 담배시장 규모가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라 하지만, 그 동안 시장을 ‘나눠 먹기식’으로 꾸려온 KT&G와 메이저급 외국계 기업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우선 살아남기도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의 사정을 살펴봐도 이런 우려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담배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KT&G가 점유율 부문에서 69.2%로 1위를 차지했다. 시장개방 이후부터 꾸준하게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는 외국계 담배회사가 3등분해 나눠 먹고 있다. 지난해 BAT가 17%, PM 9.8%, JTI 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생 민간업체의 시장진출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들 업체가 시장을 점유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 소매점 뚫기도 쉽지 않고, 기존 대형업체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1% 점유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산담배 점유율 증가 등 민간업체 방해요소 산재 메이저사들의 수성(守城) 외에도 민간업체의 시장진출에 발목을 잡는 여러 요소는 잠재해 있다. 최근 외국산 담배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 요소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담배협회가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현재까지 외산담배의 시장점유율은 30.8%로 나타났다. 전년 점유율 28.7%와 비교해서 2.1%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외산담배의 소비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토종 연합’과 ‘외산 연합’이 시장에서 맞붙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 외에도 향후 담배시장은 ▲흡연장소 규제 ▲세금인상 ▲건강선호 증대 및 금연운동 확산 등으로 소비량 기준으로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KT&G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러 요인으로 국내 담배시장의 위축이 우려되지만, 저타르 및 슬림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므로 브랜드 차별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담배 “수출로 업계 2위 오를 것” 업계쪽에선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담배(주)는 시장에서 ‘살아남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대형업체의 텃세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내수보단 미국·중동·필리핀 등 수출에 집중하면서 특화담배로 5년 내 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우리담배(주)의 연간 생산능력은 67억 2000만 개비로 외국계 3사 가운데 하나인 PM코리아(64억 개비)를 앞서는 수준이다. 다만 국내시장의 9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KT&G(약 1,168억 개비)와 BAT(193억 개비)에 비해선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KT&G와 정면대결은 피하고 특화된 상품으로 틈새를 노린다면 우리담배의 2위 자리 차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담배 홍원기 사장은 “흡연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담배 반출량은 꾸준히 늘고 있어 시장성은 충분하다”며 “이번에 출시된 ‘위고’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제품을 원하는 20~30대층의 소비자 기호에 부합하는 제품이라 시장에서 먹혀들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사는 2012년 매출액 1조원 달성과 더불어 시장점유율 17%가 잠정적 목표이다. 올해 6~8종의 신제품을 더 출시할 계획이며, 다음달 수퍼슬림 타입의 ‘스윙(SWING)’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민간업체 등장 계기로 담배시장 변화 필요 한편, 국내 담배시장은 KT&G가 민영화되기 전 국가기관인 전매청과 그 후신 한국전매공사가 제조·판매에서 독점권을 행사해왔다. 지난 1988년 5월 담배시장 개방에 따라 7월부터 해외업체에 시장이 개방됐다. 이에 따라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PM(필립 모리스), JTI(재팬 토바코) 3개 외국계열 회사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발맞춰 구강물산(2000년), 시밀래(2003년), 국초쑥나라(2004년), 코리아 타바코 컴퍼니(2005년) 등 해외에서 제조한 담배를 수입해 판매하는 군소업체들도 시장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전매공사도 1989년 4월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체제를 변경했고, 이후 정부지분이 매각되면서 주식회사 KT&G로 민영화됐다. 판매시장은 개방됐지만 담배제조에 관해선 담배인삼공사의 독점권이 2001년 6월까지 유지되다가, 담배사업 허가요건이 2001년 개정되면서 완전 자유경쟁체제로 돌입했다. KT&G를 제외한 다른 기업도 국내에 담배 제조시설 건립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BAT코리아와 PM코리아가 설립돼 2002년 10월 경남 사천과 양산에 각각 제조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국내 담배 제조업 허가를 받은 회사는 3개로 늘어났다. 2007년 12월 11일에는 국내 민간자본 담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우리담배(주)가 제조·판매 허가를 얻었다. 이 외에 조은담배(주), HKC담배(주), 한국담배 등의 민간자본 회사들도 담배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담배시장도 어느 정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훈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