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경제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배경 중 하나를 ‘MB 인맥’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그의 인맥은 학계와 전·현직 경제관료, 기업인, 금융계 인사 등 전방위에 두루 포진해 있으며, 이들 인맥은 이 당선인을 중심으로 교회, 학교, 지역출신이라는 인연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 당선인의 인맥은 학계·관계·재계뿐 아니라, 서울시장 자리에 있는 동안 활발한 문화 행사를 추진해 문화계 인사를 비롯하여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에도 두루 포진해 있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시절인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세운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서울시청으로 초대해 자신의 지인 양 가족사진을 찍어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 MB 인맥 뛰어넘는 김봉남 인맥 그러나, 여기 ‘MB 인맥’을 뛰어넘는 인물이 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앙드레김(본명 김봉남·이하 앙 선생)이다. ‘대한민국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앙 선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이 없다. 말 못하는 2~3살의 어린아이도 앙 선생의 말투를 흉내 낼 줄 안다. 연말 시상식에 그가 등장하면 교복을 입은 중·고생도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환호한다. 연예인을 비롯하여 스포츠 스타 등 앙 선생의 패션 쇼에 서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스타’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그가 지니고 있는 파워는 대단하다. 평소 앙드레김 패션 쇼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모델 출신 현영은 지난 1월 26일 오후 충청대학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일보 창사 62주년 및 불우이웃 돕기 앙드레 패션 쇼’에 메인 모델로 서기도 해 ‘현영, 꿈을 이루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웹 페이지를 가득 메우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17대 대통령 후보 경제공화당 총재 허경영도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KBS 2TV ‘폭소클럽2’의 ‘응급시사’ 코너에 나와 “앙드레김보다 내가 더 특이하다”고 주장해 앙 선생에게 라이벌 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앙 선생은 패션 쇼와 사업 등으로 바쁜 스케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행사와 언론에 뻔질나게 등장한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의상과 붉은 체크 무늬 목도리 차림으로 대상이 누구든 상관없이 “엘레강스, 스마트” 등 혀를 최대한 굴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讚令鯨舞,찬령경무)’는 사자성어의 깊은 뜻을 파악한 것일까? 그에게서 타인을 비난하는 말은 들은 기억이 없다. 또한, 앙 선생 의상이 연예인 시상식에서나 파티복, 결혼예복 등으로도 애용되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대사 부인 및 국가 고위층들에게 만찬이나 파티용으로 각광을 받는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앙 선생을 ‘든든한 후원자’라 표현한다. 그녀는 20년 가까이 무대에 설 때마다 앙드레김이 만든 옷을 입어왔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고 다이애나비가 앙 선생의 의상을 극찬한 예는 이미 유명하다. 앙 선생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도 친분이 돈독하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19일 앙드레김 주최 패션 쇼에 모델로 선 바 있으며, 지난해 5월 16일 오후 강릉 실내 빙상장에서 진행된 ‘2007 앙드레김 패션 쇼’에 참석해 인사말을 낭송하기도 했다. ■ 마이클 잭슨 전속 디자이너 제의 받기도 지난해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앙 선생은 “한국적이면서 동양적인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일을 목표로 늘 디자인을 한다”면서 “나는 유럽 디자이너들이 지니고 있지 않은 한국인·동양인의 뿌리를 갖고 태어난 것을 감사한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 나가 패션 쇼를 하면 하이라이트 부분은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기품과 신비감을 테마로 발표한다. 오랜 기간 해외 패션 쇼를 진행해 한국의 문화적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5일 MBC ‘섹션 TV 연예통신’ 400회 특집에 앙드레김이 출연해 “세계적인 스타 마이클 잭슨의 개인 전속 디자이너 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나 모든 여러분을 위해 한국에서 계속 활동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곤란하다는 말로 거절했다”고 언급했다. 앙 선생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하며, 그의 나이가 만으로 72세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대한민국 알리기에 적극적인 사람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인맥은 세계의 인맥까지 더하면 ‘MB 인맥’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리고 그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하루에만 읽는 신문이 국내·국외 합하여 5~6종을 넘는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충분히 먹고 살 만해지면, 이후 문화생활의 영유가 따른다. ‘경제 대통령’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꼽는다면, 이후 따르는 ‘문화 대통령’의 적임자 자리가 바로 앙드레김의 몫이라 생각한다면 무리일까. <이우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