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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vs 이재오, 대운하 격돌 승자는?

대운하 공약 놓고 문국현 서울 은평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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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호 류선재⁄ 2008.03.10 15:16:19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논란이 4·9총선, 그것도 서울 은평을 지역구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구역’인 은평을에 최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 한반도 대운하 추진에 줄곧 반대해 온 문 대표는 은평을 출마 선언 후 아예 대놓고 유화공장 화재폭발로 인한 맹독성 발암물질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간 이유가 ‘이명박 토목정권에 내린 환경재앙의 전조’라는 식의 강도 높은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여야 간의 총선을 둘러싼 대운하 논쟁이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류선재 기자 shg8171@nate.com 대통령의 측근 실세로 꼽히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서울 은평을에서 4·9 총선 전쟁을 치르게 됐다. 한나라당은 은평지역의 붙박이로 이 전 최고위원을 공천했지만, 최근 창조한국당 문 대표가 정면승부를 걸어왔다. 문 대표 역시 은평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2만 4,000여 표라는 많은 표를 얻은 바 있어, 양측의 대결이 더욱 흥미롭게 됐다. 예상대로 양측의 총선 쟁점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논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대재앙을 가져올 대운하를 저지하기 위해 대장정에 오르려고 한다”며 "미래를 향한 대장정을 수도 서울 은평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즉,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이명박 정부의 2인자이자 대리인 격인 이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싸워 승리하는 것이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일에 전념해 온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그의 요지다. 또 “민의를 무시하고 경부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이 의원을 상대해 승리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올바르게 받드는 자세”라며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이 일의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물론, 대운하 반대라는 핵심 요소가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문 대표의 이 같은 ‘안티 대운하’발언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대선후보 시절부터 그는 이 대통령의 대운하 건설은 환경 파괴를 초래하는 ‘한반도의 대재앙’이라며 비난해 왔다. 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한반도 대운하 태스크포스 상임고문직까지 맡아 운하 공약 추진의 정당성을 강력히 주장해 온 이 전 최고위원과 극명한 대립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총선국면으로 접어들수록 대운하 찬반 논란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 대운하 논쟁, 과연 유리한가? 반면, 정치권에서는 정반대의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 전 최고위원이 대운하 논쟁을 최대한 피할 수도 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대운하 논쟁은 여전히 민심을 들끓게 하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이 대통령 역시 대운하 건설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어, 자칫 이 전 최고위원이 운하건설을 강력히 주장할 경우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한나라당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 문제는 총선이 끝나야 다시 불거져 나올 것이다. 대선 내내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운하 추진이 국민들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운하 논쟁으로 문 대표와 대결을 벌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서울 은평을의 총선 판세는 정치권의 분석과 분위기로 보아 이 전 최고위원 쪽이 우세한 편이다.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등에 업고 있기도 하거니와, 주민들 역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서울 은평을과 이 전 최고위원의 인연은 지난 1980년대 재야운동가 시절부터 시작해 2004년의 탄핵 정국에서 서울 강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끈끈한 인연을 자랑한다. 지난 대선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이고도 문 대표가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 대표는 처음에는 비례대표와 서울 종로·은평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여 간의 긴 장고 끝에 그는 “이명박 정부가 토건과 부동산 거품에 기반한 가치를 갖고 있고, 새 정부 2인자인 이 의원이 대운하를 정치적 사명으로 이끌고 있다”며 “은평을은 사람 중심, 창조 경제와 대비되는 최적지이다”고 출마의사를 밝혔다. 이에 창조한국당은, 은평을이 종로보다 당선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문국현 패러다임’과 가치로 정면 도전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결심하게 됐다며 장고의 내막을 설명했다. 문 대표의 도전이 거셀 것이란 관측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대선만 보더라도 137만5,498표(득표율 5.8%)를 얻어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에 이어 4위를 차지했을 만큼 득표력을 과시했다. 더구나 대운하 공약을 들먹이며 부정적 여론으로 이 전 최고위원과 문 대표 간의 자연스런 대립 선거구도가 형성되고 있는데다, 대선 때 한나라당에 우호적이었던 민심이 정책혼선·인선파동 등으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한국당은 이런 희망을 안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갔다. 상대 측 네거티브 공세에도 적극적(?)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와의 대립각도 팽팽하다. 이 대통령을 겨냥해 “인수위 활동과 첫 내각 인선 과정을 지켜보며 일부 소수 계층·지역만을 위한 정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만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기존 야당들은 지역주의에 안주해 ‘견제론’만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합민주당 등 경쟁 야당 측을 겨냥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문 대표의 도전에 대해 이 의원 측은 그 동안 지역구 관리를 탄탄히 해온 터라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며, 창조한국당의 성향을 볼 때 한나라당이 아닌 통합민주당 측과 표를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덤덤한 반응이긴 하나, 고삐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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