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대 노무현 전 대통령. 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토론문화 중시를 비롯 돌출 행동 등을 보이면서 노 전 대통령과 닮은 꼴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18대 총선에서 대격전을 펼칠것으로 보여 닮은 꼴 싸움의 기술로 누가 우위를 점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는 인사문제에서 실정이 일어 민심이 이반하는 반면, 헌정사상 최초로 고향으로 돌아간 노무현 대통령은 네티즌들로부터 인기가 상승하고 있어 총선에서 누가 승리자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서 공천 탈락이 확실시되는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안희정 씨 등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어서 친노 그룹의 총선 현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 박지원, 김홍업 등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도 민주당의 공천에서 탈락이 예상돼 이들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20명 이상 당선될 경우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총선 후 노무현 신당이 새롭게 탄생할지, 아니면 노·DJ 재결합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집중돼 이명박 정부와 적과늬 동침을 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영호남당으로 MB 정부 위협 특히 정치 10단인 김 전 대통령과 말의 9단인 노 전 대통령이 다시 동침할 경우 제 1 야당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임하며 친노 세력의 핵심으로 활동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수성을에 도전장을 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과 격돌한다. 특히 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까지 지내 유 의원에게 질 경우 이 대통령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대리인 격인 이들의 싸움에 온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강철 전 대통령 정무특보도 대구 동을에 출사표를 내고 한나라당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남해·하동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통합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광산에서 안정적인 출마를 계획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수석을 비롯한 행정관들도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전해철 전 민정수석이 경기 안산 상록갑에, 윤승용 전 홍보수석이 전북 익산을에, 박남춘 인사수석이 인천 중동·웅진에, 차성수 시민사회수석은 부산 사하갑에, 정태호·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각각 서울 관악을과 경기 부천 소사에, 윤후덕 총리 비서실장은 경기 파주, 김형욱 총리실 민정수석은 전북 정읍에서 출마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도 대거 4월 총선 출마를 선언, 원내에 이 대통령을 뒷받침할 든든한 지지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친이 직계라고 할 수 있는 안국포럼 출신의 권택기 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기획팀장(서울 광진갑), 김효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서울 성북을), 송태영 전 당선인 비서실 부대변인(청주 흥덕을)이 국회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 MB vs 노무현 측근, 서로 승리 장담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인연을 맺은 정태근 당협위원장(성북갑)과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노원을), 강승규 전 인수위 수석 부대변인(마포갑), 이범래 변호사(구로갑), 조은희 전 인수위 전문위원(구로을), 오세경 변호사(부산 동래) 등도 총선 출마행을 택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백성운 인수위 전 행정실장(고양일산갑), 김용태 전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양천을), 은진수 변호사(강동갑), 배준영 당 부대변인 (인천 남을), 김현일 인수위 전 상임자문위원 (증평·진천·괴산·음성) 등도 도전장을 냈다. 친이 인사들의 상당수는 이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통해 두터운 신뢰를 쌓고 인수위에서 활동한 점이 특징이다.
한편,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부정·비리 전력자를 예외 없이 공천심사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당사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심위의 매서운 개혁 공천으로 탈락이 불가피해진 일부 공천 신청자들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라 잇단 탈당이 예상된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박지원 씨도 “공심위가 청치기구이지 법을 심의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반발,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특히 ”6·15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서 개인 비리도 아니고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국민이 정당하게 평가해줄 것이다. DJ와 매일 만나서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한다“고 밝혔다. ■ 민주당, 호남 텃밭 사수 힘드네 DJ 아들인 김홍업 의원도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데 대해 황당하기 그지 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총선기획단장인 신계륜 전 의원도 “사무총장인 나를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것은 손학규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최고위원회의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한 이러한 결정이 정당한 절차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탈락 대상에 오른 이용희 국회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옥천 당원 단합대회에 참석해 “지금 중앙당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적도 없는 공천심사위원장과 위원들이 제멋대로 놀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특히 “보은·옥천·영동 군민의 후보로 뛰겠다”면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내 경우 2001년 서울시장 후보였을 당시 기업으로부터 2억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은 중앙당의 실책이었다”며 “배달이 와서 어디서 왔느냐고 하니 중앙당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해 선대위 국장에게 전달한 것이고, 수입·지출을 다 잡았으며, 영수증을 안 뗀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심위가) 고민을 충분히 해보았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당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앞으로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설훈 전 의원은 “당의 명령을 위해 한 일이 부정 비리로 매도되어서 되겠느냐”며 공심위원장실에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