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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 ‘용호상박’ 화제의 격전지

대선 후보 총선 대결, 대변인 말싸움 대결 등 다양한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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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호 박성훈⁄ 2008.03.24 17:08:08

18대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의 공천작업이 거의 막바지에 들어가면서 선거구별 대결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구경이라고 했던가. 그리 좋은 심성은 아니지만, 큰소리 나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연관돼 있는 듯하다. 싸움구경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비약적인 면이 없잖아 있지만,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총선 구도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총선 구도 가운데 어떤 대결 구도와 설전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는 지역구 별로 살펴보자. ■ ‘작은 대선’ 동작을의 鄭-鄭 대결 이번 총선의 최대 이벤트는 서울 동작을에서 벌어지는 정동영 전 장관과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간의 대결이다. 이들의 대결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상징적 인물간 격돌이라는 의미도 있으나, 과거 대권을 두고 선거판을 들었다 놓았다 한 대선 후보 출신이라는 점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2002년 16대 대선후보로서 막판에 노무현 지지를 철회하여 대선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는 작년 대선 과정에서 BBK 관련 의혹 폭로로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가 지난 대선의 패배를 딛고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동작을 출마를 선언하자, 한나라당이 울산에서 뛰겠다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끌어와 그의 대항마로 배치한 것은 그가 대선후보였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지역색으로 보자면 동작을에서는 한나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후보 지지에서도 뚜렷이 나타나 여론조사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우세한 것으로 판명났다. 조선일보와 SBS 한국갤럽이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동작을에서 정몽준 최고위원 지지층의 비율이 49.3%, 정동영 전 장관의 비율이 37.4%로 11.9%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정권의 후계자로 평가 받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 ‘참여정부 책임론’이 맥을 이을 경우 대선패배를 재현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정몽준 후보 역시 지난 88년 당선 이후로 울산에서만 출마를 해온 터라 서울에 지지기반이 없다는 것도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아침마다 동작을 일대의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 등지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표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 정동영 후보 진영에는 지난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측근들을 위주로 캠프가 꾸려지고 있다.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의 선대위 수석 부대변인을 맡았던 김영근 씨와 공보팀장을 맡은 김상일 씨가 그 자리에 재배치돼 대언론 전략을 꾸려가고 있으며, 대선 이후 활동이 위축된 서포터즈 ‘정통들’의 회원들도 서울에 재집결해 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정몽준 캠프의 세력도 이에 못지 않다. 울산에서 정몽준 후보의 선거운동을 이끌던 강남중 씨를 비롯한 30여명의 인원이 상경해 선거 캠프를 꾸렸으며, 울산지역의 시구 의원들도 지원 운동에 나섰다.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정몽준 의원에게 가수 이승철과 연극인 손숙·윤석화 등의 연예인들이 그의 캠프를 직접 방문하여 선거운동을 지지하기도 했다. ■ 당운 결정 지을 손학규-박진 대결 정치 1번지 종로의 빅 매치도 이번 총선의 관심대상 중 하나이다. 연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막아달라”며 여당 견제세력을 지지할 것을 호소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비례대표 국회행을 포기하고 종로에 출마를 선언해 지역구의 좁은 길을 택했다. 종로구에는 이미 한나라당의 박진 의원이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아놓은 상태이다. 종로에서 성장한 한나라당 박진 후보는 이미 종로에서만 2선을 지낸 의원으로 그 동안 지역구 관리를 탄탄히 해왔다. 그는 연일 “종로의 아들 박진”을 외치며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박진 의원은 매일 아침 주민들과 배드민턴을 치거나 약수터를 찾는 등 주민들 눈도장 찍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저는 다른 당의 개인 후보를 상대로 나온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잘못되고 있는 ‘정치’를 바로잡아달라고 호소 드리러 출마한 것”이라며 출마의 ‘변(辯)’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야당의 대표가 종로에서 우리나라 정치 향방을 갈라달라고 부탁하니까 주민들 역시 ‘정치 1번지’ 출신답게 자부심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종로구민들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박진 의원은 “선거는 ‘바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 즉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한나라당 수도권 압승의 태풍을 종로에서부터 불러일으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처지이다. 손학규 대표가 종로구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은 수도권 한가운데에서 민주당의 지지 바람을 일으켜 전체 수도권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가 이번 총선에서 실패할 경우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 표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것은 물론 그의 정치적 생명까지 위태해질 수 있다. 박진 의원도 배수진을 쳐 놓고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에서 총선압승의 기본조건으로 종로 승리를 꼽고 있는 상황에서 박진 의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에 3선에 성공할 경우 대중적 인지도를 얻음과 동시에 당의 중진 인사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종로는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우세하다.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가 5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종로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47.6%로 민주당(20.5%)에 27.6%나 앞서 있다. 후보간 지지율도 박진 후보가 앞서 있기는 하나 당 지지도 격차에 비해 차이가 적어 앞으로의 총선결과가 주목된다.

■ 대운하 공약 검증의 장 ‘은평을’ 대운하 공약을 두고 문국현 대표와 이재오 의원간의 벌이는 불꽃 경쟁도 이번 총선의 볼거리이다. 두 후보가 맞붙는 은평을 지역은 3월 2일 문 대표가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현직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 개발에 대한 국민정서를 검증하는 상징적 무대가 됐다. 지역기반이 취약한 문 대표 측은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슈를 내세워 지지 세력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은평을 선거 결과를 경부운하에 대한 국민의 판단으로 보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도 경부 대운하 저지라는 국민 여망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 측은 대운하 논란을 무시하면서,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강력한 여당 후보론으로 지지를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그 동안 중앙 정치에 치중한 것은 정권교체로 여당의원이 돼야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대운하는 대선공약이었지, 은평과는 무관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초보 철새 정치인에게 은평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이 의원에게 패했던 송미화 통합민주당 후보도 은평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큰 인물을 외치는 이 의원은 중앙에서 하면 되고, 문 대표가 내세우는 대운하 반대는 사회적 여론수렴이 필요한 문제”라며 “종합터미널·시립대학 유치 등 구체적 발전구상을 갖춘 ‘지역 일꾼론’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평을에서의 지지도는 문국현 후보가 소폭 앞서 있다. 그러나 은평을 지역구는 뉴타운 개발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낙후지역이 많이 남아 있고, 충청·호남 출신이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어느 후보도 섣불리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는 곳이다. 문국현 후보가 대운하 반대 이외에 별다른 카드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지지세력의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왕년에 KBS 뉴스 앵커였던 신은경 씨와 나경원 전 한나라당 대변인간의 입씨름도 총선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이 중구 전략공천으로 정범구 전 의원 카드를 제시하면서 구도는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범구 전 의원도 새천년민주당 당시 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방송에서 진행자를 맡는 등 입심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 여인 대결에 정범구까지… ‘입씨름’ 삼파전 중구 신은경 전 앵커는 남편인 박성범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마하자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서울 중구에 출마를 선언했다. 중구에는 한나라당 전략 공천으로 남편 박성범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 티켓을 따낸 나경원 의원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신은경 전 앵커는 남편이 96년 이후로 꾸준한 지역구 활동을 통해 쌓아온 덕과 예비후보 등록 이후 진행해 온 선거운동의 바통을 이어받아 남편 박성범 의원의 설욕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중구의 사회복지시설과 재래시장을 찾아 출마인사를 하면서 “중구에 와보니 중구가 하나도 발전하지 않았다”며 신은경 후보와 현역 박성범 의원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대해 신은경 후보는 나 후보에 대한 직접공격보다는 “상대방 후보와 비교해볼 때도 지역을 더 많이 알고 지역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아마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회공격을 했다. 원래 서울 송파병에 신청했다가 중구로 긴급 투입된 나경원 후보의 약점을 건드린 것이다. 19일 뒤늦게 선거전에 참가한 통합민주당 정범구 전 의원은 “대한민국 1%만을 위한 이명박 정권과 역사적인 한 판 승부를 벌여 중구의 명예를 살리고 승리하겠다”며 총선 결의를 다졌다. ■작년 대선 대변인 간 설전도 주목要 서울 성동갑에서는 통합민주당 최재천 의원과 한나라당의 진수희 의원이 맞붙는다. 이들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정동영 전 장관의 대변인으로 선거전 일선에서 맞붙어온 경력 때문이다. 두 후보가 4.9 총선에서는 ‘주군’이 아닌 ‘자신’을 위해 대결하게 됐다. 응봉동과 금호동·옥수동 등이 연결된 성동구는 관내 주민들의 생활 격차가 뚜렷한 지역이다. 성동구는 서민주거 지구와 서울숲 조성, 뚝섬 개발 등으로 개발 붐이 일어 땅값이 뛰고 있기도 하다. 한강변의 고급 아파트 값은 강남권 못지 않은 반면, 옥수동과 금호동의 산비탈엔 중소형 빌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최재천 의원은 이 같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진단으로 교육을 꼽는다. 지역간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연결돼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초중등 교육환경 개선, 인문계 고등학교 육성 등 교육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진수희 의원도 “금호동과 옥수동에는 인문계 고등학교가 하나도 없다”며 성동의 교육 인프라 구축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그는 “장기적인 지역발전 플랜을 실천할 집권여당이 성동에 필요하다”며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 성동갑 지역에서는 최재천 의원의 지지율이 진수희 의원에 앞서 있다. 중앙일보의 여론조사를 인용하자면, 최재천 의원은 29.8%, 진수희 의원이 23.5%로 최재천 의원이 우세하다. ■ 경남 남해의 ‘군웅할거’ 경남 남해 지역의 불꽃 승부도 예상된다. 영남강세를 보이는 한나라당에서는 세 명의 후보 경합 끝에 여상규 법무법인 변호사를 공천에서 확정지었다. 그러나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5선의 박희태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남해의 총선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정치경력을 자랑하는 박희태 의원은 유력한 국회의장감으로 꼽혀와 당내에서는 박 의원을 비례대표로 구제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어 향후 남해 정국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에서 행자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김두관 후보도 남해 토박이로서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지난 2월 통합민주당 탈당을 결정한 김두관 전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날의 정당 선택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전국정당을 위한 시대정신과 정치적 소신을 위한 것이라면, 오늘의 탈당은 국민과 지역을 위해 새로운 길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남해에서 동네 이장부터 시작해 민선 남해군수를 두 번에 걸쳐 지낸 사람으로 지역구에서 잔뼈가 굵었다. 또한 행자부 장관과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정치 경력을 쌓아 무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들 외에도 남해에서는 통합민주당의 김희곤 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의 김윤곤 후보 등의 정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고, 유노진 대경종합건설 회장, 남명우 후보 등 무소속 후보들이 남해 지역구 의원직을 두고 군웅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문학진·이현재 “하남 화장터 절대 안돼” 수도권의 하남에서는 통합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한나라당 이현재 예비후보에 맞서 공성에 들어갔다. 두 후보는 하남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하남시 광역 화장장 유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여당 의원보다는 강력히 맞설 수 있는 야당 후보가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더 잘 반영해 주리라는 주민들의 기대가 있어, 문학진 후보에게 지지의 무게가 쏠려 있는 양상이다. 현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문학진 의원이 40.6%, 이현재 후보가 22.2%로 문 의원이 훨씬 앞서 있다. 문 후보는 이에 더해 하남경찰서 신설 확정, 축사 재산세 이행강제금 최대 62% 인하, 하남 신도시 유치 추진, 하남 교육청의 독립 신설 추진 등의 정책으로 이현재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현재 후보는 중소기업청장 경험을 무기로 정보산업과 생명산업의 육성,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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