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무난했던 서울 분양시장도 이젠 예외가 아니다. 청약자들은 한번 당첨되면 일정기간 재당첨이 금지되고, 최장 10년 동안 팔수 없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차질 없이 분양될 곳도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제때 소진되기 어렵다. 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기회다. 선택의 기회가 많고, 당첨 사실도 인정되지 않으며,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여러 가지 금융혜택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분양 아파트라고 해서 다 같은 미분양이 아니다. 미분양일 수밖에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지금 상태에서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래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찾을 수 있다. 즉 옥석을 가리는 혜안을 키운다면 그야말로 흙속에서 진주를 캘 수 있다. ■미분양 고를 땐 미분양 원인 규명부터 미분양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분양하는 아파트가 갖고 있는 단점 때문이다. 단지 규모가 작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거나, 분양가가 높거나, 단지 주변에 혐오시설이 위치하는 등 결함이 있는 경우다. 둘째는 분양시장의 흐름 때문이다. 요즘같이 청약제도가 달라지거나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한 지역에 일시적으로 분양물량이 늘어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는 피하는 게 좋지만, 후자의 경우는 분양시장이 살아나거나 분양이 많은 지역의 단지가 완성되면 대부분 가치를 인정받는다. 미분양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청약통장 없이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 또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더라도 당첨 사실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사용해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청약을 통해 분양받을 경우에는 운이 없으면 2층이나 3층 등 저층에 당첨될 확률이 있지만, 미분양 아파트는 수요자가 원하는 동·호수를 고를 수 있다.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물량이 한정돼 있기는 해도 수요자의 상황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의 동·호수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기존 아파트나 분양권보다 초기 비용도 적게 든다. 특히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할인 등 금융 혜택이 있는 경우 계약금만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신규분양과 마찬가지로 미분양 아파트도 무주택자의 경우 나중에 입주할 때 전용면적 40㎡ 이하는 취득 관련 세금을 100% 감면받을 수 있고, 전용면적 40㎡ 초과 60㎡ 이하는 50% 감면받을 수 있다. 주택이 있더라도 잔금을 치른 후 30일 이전에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요자 동·호수 맘대로 결정 부동산 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www.yesapt.com)는 서울에서 금융혜택이 좋은 미분양 아파트를 소개했다.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반도유보라팰리스’의 108~251㎡ 총 299가구 중 잔여 가구를 분양중이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과 2호선 당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2009년에는 9호선이 완공돼 당산역이 환승역이 된다. 10%였던 계약금을 내려 5%만 있으면 계약이 가능하다. 중도금 60% 가운데 40%가 무이자 대출이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도 잔금으로 돌릴 수 있으며, 취득세, 등록세 등 취득관련 세금도 지원해준다. 중구 황학동에는 대림산업이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타워’ 263가구 중 중대형 18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신당역을 이용할 수 있다. 도심과 강남 접근이 쉽고, 왕십리뉴타운도 가깝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가운데 30%가 무이자 융자가 가능하고, 나머지를 잔금으로 돌릴 수 있다. 중랑구 묵동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묵동자이’ 132~300㎡ 총 411가구 중 나머지 120여 가구가 남아 있다. 서울 지하철 6·7호선 환승역인 태릉입구역이 가깝다. 봉화산과 중랑천 조망이 가능한데다 중화뉴타운, 상봉 재개발촉진지구 등 주변 지역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계약금은 10%만 있으면 가능하고 중도금 40%는 이자후불제이다. ■중도금 일부 이자 후불제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도 1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과 밤섬 조망이 가능하다. 중도금 60% 가운데 1,2차 중도금을 잔금으로 돌릴 수 있다.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보라매e-편한세상’ 386가구 중 15만 4,165㎡ 잔여가구를 분양중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신대방 삼거리역과 2호선 신림역을 이용할 수 있다. 공원재조성 사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보라매공원과 인접해 있다. 계약금은 계약당시 1차 계약금 5%만 내고 한달 뒤 2차 계약금10%를 내면 된다. 중도금은 60% 가운데 30%는 잔금시 납부유예가 가능하며, 이 중 1회분 10%는 무이자이고 나머지 20%는 이자후불제이다. 은평구 불광동에는 불광3구역 자리에 들어서는 ‘북한산힐스테이트’ 149㎡의 잔여가구가 남아 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있으며 주변지역도 재개발이 한창이다. 계약금은 10%이고 중도금은 60% 중 50%를 내고 나머지 10%는 잔금과 같이 내면 된다. 강서구 염창동 ‘강변월드메르디앙’도 잔여가구를 분양중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접근이 쉽고, 2009년 개통예정인 9호선 증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계약금은 10%이고 중도금 40%는 이자후불제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상미 연구원은“서울은 담보대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특히 자금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건설사에서 내놓은 각종 금융혜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