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을 위해서는 국가지도자의 신념과 솔선수범이 필수적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대사회에서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은 법과 제도의 한계를 넘어 개혁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곤 한다. 20세기 후반 경제개혁을 주도했던 국가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시대적 흐름을 통찰하고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틀을 창조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와 글로벌화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념’과 ‘정치’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실용’과 ‘경제발전’에 집중했다. 민영화, 감세, 규제개혁,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노사정 대타협 등을 통해 노사갈등, 경제침체와 공공부문의 비효율을 극복했다. 마거릿 대처는 경기침체와 전국적 파업이 만연하던 1970년대말의 상황을 ‘영국병’으로 규정하고 개혁의 필요성과 신자유주의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 이후 제 2차 세계대전 이래 영국정치의 전통이었던 ‘합의 정치’의 틀을 깨고 민영화와 노사안정에 주력함으로써 영국경제를 본격적인 성장궤도로 진입시켰다.
■ 마거릿 대처, 민영화와 노사안정 로널드 레이건은 작은 정부와 감세정책을 통해 오랜 기간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잃어버린 10년의 종식’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바탕으로 취임한 후 우정성 민영화 등 과감한 정부개혁과 행정혁신을 주도함으로써 일본경제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남은 물론 경제의 주도권을 관에서 민간으로 이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레이건, 작은 정부와 감세 덩샤오핑은 체제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1970년대에 사회주의 체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개혁·개방을 주도했다. 그는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온 이념논쟁을 종식시키고 경제발전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채택해 정치적 안정을 확보함은 물론 경제의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리콴유는 싱가포르가 처한 지정학적 현실을 토대로 ‘사회의 엄정한 기강확립’과 ‘아시아 금융·무역의 허브’라는 장기 비전을 향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켰다. 그는 냉철한 판단력과 강력한 실천력을 바탕으로 경제개발청과 부패해위조사국를 설치한 후 그 운용과정에서 자율·개방과 규율·통제를 적절히 조화함으로써 경제개발과 부패척결이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 ■ 덩샤오핑, 실용주의 개혁 추구 루드 루버스는 정부, 기업과 가계가 모두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있던 지난 1980년대초 네덜란드 수상으로 취임해 정부의 솔선수범과 노사간 대화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함으로써 네덜란드가 ‘강소국’의 대표주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국가지도들의 공통점은 시대적 조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국가적 위기 징후를 진단하고 작은 정부와 시장기능 확대를 개혁방향으로 설정했으며 국가 비전 제시와 국민설득을 통해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념과 정치를 넘어 실용과 경제 어젠다에 집중하면서 단호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