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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차기 당권 겨냥한 치열한 눈치작전 돌입

박상천·정세균·강금실·추미애·천정배 이름 오르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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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호 심원섭⁄ 2008.04.14 18:23:41

지난 ‘4·9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민주당은 4월 10일 당산동 당사에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2백여 명의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갖고 당을 평상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해단식은 통합민주당이 당초 목표했던 개헌저지선인 100석 달성에 실패하고 81석에 그친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거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석은 물론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의석을 획득해 야당으로서 유일한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췄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손 대표는 “공식적인 목표로 개헌저지선을 말씀드렸었지만 현실적인 여건은 그렇지 못했고 국민은 민주당에 격려와 채찍질을 같이 해주셨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그러나 참으로 고마운 것은 국민들의 성원으로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유일한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므로, 거대여당의 독선과 독주를 막고 정치의 균형을 잡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될 책임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자세로 출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명 야당 정체성 재정립 시급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손 대표를 비롯한 정동영 전 대선후보, 김근태 의원 등 당의 간판급 주자들이 대거 낙선하는 바람에 ‘민주당 호’가 자칫하면 선장 없는 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더구나 10일 해단식 인사말에서 손 대표가 차기 당권 도전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내비쳐 차기 당권을 겨냥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단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개최는 지난 2월 합당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간의 합의에 따라 7월 초순까지 실시하면 되지만, 총선 참패로 인해 조기 전대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6월 초 18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인 5월 말에 치러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유력시된다는 당 안팎의 관측이다. 또한 민주당으로서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신분이 바뀐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첫 경선이라는 점에서 이번 당권경쟁이 민주당에 주는 의미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는 물론 지방권력과 의회권력까지 거머쥔 거여(巨與)에 맞서는 선명한 야당 대표를 선출하는 동시에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각 계파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손 대표, 당권포기 선언 우선 서울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고흥에서 당선된 박상천 공동대표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손 대표처럼 출마포기 선언이나 출마선언을 하지 않아 속내를 알 수 없으나, 당권 재도전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게 측근들의 관측이다. 그리고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정세균 의원이다. 4선 의원으로서 중립성향으로 당내 각 계파와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안정적 관리형의 이미지여서 야당 대표로서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시각과 함께,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강금실 선대위원장도 당권 주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강 선대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까지 마다하는 등 총선 불출마란 배수진을 치고 전국 지원유세를 벌이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 당내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만 정치적 리더십이 충분히 검증돼 있지 않은데다 당내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선명성 강한 추미애, 유리한 카드 17대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역풍으로 인해 낙선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등 4년 간의 정치적 공백기를 보내다 화려하게 재기한 추미애 전 의원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추 전 의원은 ‘추다르크’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선명성이 강해 아당대표의 이미지와 잘 맞는데다 영남 출신이어서 당의 외연확대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카드라는 분석과 함께, 민주당의 정통 맥을 잇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내 세력을 아우르며 이끌어가는 포용적 리더십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외에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의 당권 도전설도 나오고 있으며, 열린우리당 당 의장을 지낸 바 있는 문희상 의원이 있고, 여성으로는 최다선인 4선 의원인 이미경 의원의 도전설도 나오고 있다. ■정동영, 해외연수로 재기 노릴 듯 한편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진 후보와 정몽준 후보에게 나란히 고배를 마신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그리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5년 뒤 차기를 모색해야 할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의 경우 17대 때 원외의 한계를 이미 절감했던 바 있어 18대 국회 등원 실패가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손 대표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당권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총선을 둘러싼 책임론 등 당내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비교적 자신과 호흡이 잘 맞는 강금실 최고위원을 전대에서 대리인격으로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관측도 제기된다. 손 대표는 일단 전대 이후 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새로운 세력판도 속에서 거중조정역을 자임하거나 차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한편, 한때는 여당 내 최대계파를 거느린 수장이었지만 대선 참패에 이은 총선낙마라는 연패를 거듭하는 바람에 자칫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정 전 장관으로는 이번 전대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내세워 당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정 전 장관은 당분간 미국 등 해외에 체류하며 통일·외교 분야를 연구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는 등 정치적 휴지기를 가지며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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