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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도 서민경제 챙길 수 있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재산 평균 35억, 국무위원 33억…일부 불법 투기·증식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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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호 박성훈⁄ 2008.04.28 16:41:51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가장 큰 원동력은 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현 정부도 국민의 그런 여망을 채우기 위해 경제발전과 물가안정에 집중하여 외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서민경제 안정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할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가진 재산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과연 서민들의 체감경제에 공감할 수 있는 적임자들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 평균 35억 재산 소유한 ‘부자 청와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내각 고위 공직자 103명의 재산 내역을 보면,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8명과 경호처장, 대변인 등 핵심간부 10명의 평균재산은 35억5652만8000원, 국무위원 15명의 재산 평균은 33억 2926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경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이 354억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져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110억307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정책 주무부처 수장들의 재산은 각각 57억9166만 원, 31억552만 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이 소유한 재산규모는 참여정부 인사들의 재산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재산공개 대상자들 중 한승수 국무총리와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등은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해, 존비속의 재산까지 포함하면 조사된 액면가보다 더 많은 재산을 지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부유층이 모인 정부 수뇌집단이다. 이들이 시장에서 단돈 만 원을 들고 전전긍긍하는 서민들의 물가를 잡겠다고 이리저리 뛰는 모습을 상상하자니,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 상위층을 이루는 정부 관료들이 얼마나 서민 경제를 피부로 느끼고 대응책을 구상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쌀과 쇠고기·휘발유·학원비 등 생필품 52개를 집중 관리한다는 내용의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대책’을 발표해 물가를 잡고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겠다고 호언했다. 결과만 보자면, 정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 쇠고기를 제외하고는 생필품의 가격 상승세는 여전하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서울시 25개 구의 할인매장·백화점·재래시장 등 유통매장 총 300개 업소를 대상으로 물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민들이 자주 쓰는 라면과 밀가루·식용유·합성세제·미용티슈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3월 이후에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부동산 불법투기 의혹에 궁색한 변명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중 재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증식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가 발견되는 현실은 더욱 안타깝다.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 수석은 영종도에 소유한 토지에 대해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수석은 2002년 6월 인천 중구 운북동의 농지 3775㎡를 남편의 명의로 지인 2명과 함께 공동 매입했고, 이 중 1353㎡의 농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난해 4조7천억 원이 풀린 570만평의 하늘도시가 착공된 상태이고, 대규모의 영상단지와 복합레저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따라서 토지 구입 당시 ㎡당 5만2800원이었던 공시지가가 2007년에는 137000원까지 올랐다. 5년도 안 돼 약 2.6배 가량 값이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박미석 수석은 “영상단지가 들어설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또한, 자경확인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경지를 매입한 사실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경확인서는 직접 농사를 지었다는 증명서인데, 지역주민들은 땅 주인이 실제 농사를 짓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또한, 청와대 수석 비서관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곽승준 국정기획 수석은 성남 금토동의 3억2000만 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해 위장전입 및 편법증여 의혹을 받고 있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도 동생에게 재산 일부를 증여한 과정이 적법했는가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동관 대변인의 경우 춘천에 절대농지를 사들인 후 개인 위탁경영을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주말농장으로 매입했고, 공동매입자가 농사를 지었다”면서도 “법을 잘 몰라 위탁해도 되는 줄 알았다”는 해명을 했다. ■ ‘낮은 곳’으로 다가가는 정부로… 서민들은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가 생활필수품 가격을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라면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닥민심’을 파악하는 일이다. 라면이 한 봉지에 100원 오르는 것이 얼마나 가정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가를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이 보다 세밀하게 서민들에게 반영되는 경제정책을 만들 수 있다. 부동산 투기와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법을 잘 몰랐다” “증명서도 있고, 개발이 될 줄 몰랐다”라는 변명을 하기에 앞서, 서민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공유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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