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가족><말아톤> 등 가족을 소재로 한 가족영화들은 언제나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진한 눈물, 아련한 추억을 선사한다. 2008년 5월 가정의 달에 선보이는 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아역배우 유승호가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섬마을 아이들이 생애 처음으로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무한도전 스토리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순도 100%의 무공해 가족영화다. <서울이 보이냐>는 7,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여러 가지 추억거리들을 보여준다. 불에 데어지는 주사를 보며 안 맞으려고 도망가던 불주사 맞던 날, 동네를 하얀 연기로 채운 소독차, 파란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팔던 아이스케키, 아빠 손 잡고 가서 먹던 자장면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품들을 재현했다. 이 영화는 2006년에 제작이 완료됐으나 개봉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 ‘태왕사신기’ ‘왕과나’에서 주인공의 아역으로 분한 유승호의 연기가 호평받으면서 덩달아 영화에 대한 관심도 일기 시작, 마침내 개봉하게 됐다. 4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서울이 보이냐>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시사 후 주연배우 유승호, 오수아, 송동윤 감독이 간담회에 참여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선생님, 그것이 뭐시라?…Q&A 드라마 두 편에서는 왕 역으로 출연했는데, 영화에서는 주로 순수한 시골 소년을 연기했다. 이런 역을 선택하는 특별한 이유는? 또, 지금 성장한 모습을 영화에서 보이고 싶단 아쉬움은 없었는지….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매니저 형이 한 건데요(웃음). 아역배우로서 이번 영화는 거의 마지막입니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나이는 계속 먹는 거니깐 나이에 맞춰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연기경험을 쌓는 일이 최고입니다(유승호).” 이번 영화가 첫 데뷔작인데 어땠나? “처음 시작한 연기가 현대극도 아닌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역할이라 좀 어려웠어요. 이번 영화에서 감독님이 요구한 은영이란 인물은 선생이긴 하지만, 능수능란한 베테랑 교사가 아닌 소녀 같은 풋풋한 선생이었어요. 저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오수아).” 이 영화는 준비기간, 촬영기간, 제작 후 상영까지 공백도 길었다. 감회가 어떤가?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입니다. 이런 장르의 영화는 투자받고 제작하기가 정말 힘들거든요(감독).” “배우이기 때문에 제작 문제는 잘 몰랐습니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아, 이제 뜨겠구나”라는 이기적인 생각만 했었어요. 근데 제작도 오래 걸렸고, 2년 만에 상영할 수 있게 되어 영화와 연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겸손해졌어요. 만일 이런 힘든 시기가 없었다면, 절대 몰랐겠죠(오수아)” “힘들게 개봉한 만큼 재밌게 봐주세요(유승호).” 애초에 이 영화의 제목은 <서울이 보이냐>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어째서 바꿨나? “원래는 <우리 선생님>이란 제목이었습니다. 흥행을 위해서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영화사에서 바꾼 거죠(감독).” 학업과 연기, 병행하기 힘들지 않았나? “수업시간에 듣는 공부가 가장 중요한데, 연기 때문에 수업을 빠지게 되면 혼자 따로 공부해야 돼요. 그래서 시험기간 때 가장 힘들어요(유승호).” 신인인데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가? “<서울이 보이냐>에서 은영의 이미지는 단아하고 순수하지만, 저는 “오수아 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고 관객들이 느낄 정도로 연기변신을 해보고 싶어요. 오수아도 이런 연기, 이런 표정이 가능한 배우다. 망가질 수 있는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오수아).” 무공해 영화지만, 좀 더 재밌는 요소가 있길 기대했는데, 밋밋한 감이 있어 아쉽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40대 중년 남자가 “나 다시 돌아갈래”라면서 지향한 곳은 ‘순수’입니다. 처음 기획하고 각본을 쓰면서 ‘재미’보다 ‘순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여름 소나기가 내린 후의 풍경과 어린 시절의 풋풋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깨끗한 영화를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감독).”
■‘신도분교 전교생 12명의 골목대장’ 길수 역…유승호 2002년 영화 <집으로…>에서 특유의 깜찍함과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은 유승호는 이후 TV 드라마들과 영화 <마음이…>를 통해 확실한 ‘국민 남동생’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07년 종영된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욘사마’ 배용준의 어린 시절을, <왕과 나>에서 중종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훌쩍 커버린 유승호는 이 영화를 찍을 당시에 비해 외모적인 면이 많이 바뀌었다. <서울이 보이냐>는 지금은 사라진 유승호의 앳되고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영화가 됐다. ■‘얼굴만큼 마음도 예쁜, 신도의 유일한 선생님’ 은영 역…오수아 ‘아시아나’ ‘네이버’ ‘화이트’ ‘KT’ ‘마몽드’ 등 CF로 데뷔한 충무로의 기대주 오수아. 단정하면서도 동양적인 매력을 가진 오수아는 송동윤 감독의 단 한번의 OK로 캐스팅됐다. 송 감독은 “나의 어릴 적 선생님과 이미지가 딱 들어맞는데다, 누구나가 선생님이었으면 하는 이미지를 오수아가 갖고 있다”며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 <줄거리> 어느 날 날아든 한 장의 초대장이 화근 1976년, 평화롭고 조그만 섬 신도. 이곳은 옆집 할머니의 칠순 잔치가 제일 큰 사건일 정도로 소박한 곳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섬에 한 장의 초대장이 날아든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선생님 은영(오수아)이 과자 공장으로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서울 과자 공장으로 신도분교 전교생 12명을 초대한다는 내용에, 가장 먼 곳이 읍내인 줄 알았던 아이들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돈만 있으면 수학여행 갈 수 있겄지? 수학여행 이야기를 들은 마을 어른들은 “먹고 살기도 바쁜 섬에서 뭔 놈의 수학여행”이냐며 보내 줄 생각은 안하고 타박만 한다. 이미 마음은 서울에 가 있는 아이들, 어떻게 해서든 수학여행을 가려고 돈 벌이에 나서보지만, 바지락은 열심히 캐도 무시당하고 아이스케키는 개시도 못했는데 다 녹아 버린다. “이러다 어느 세월에 서울 가랴?” 희망도 점점 멀어져만 가는데…. 은영과 아이들의 노력을 지켜보던 어른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고 동참한다. 기차 타고 서울로 고! 고! 천둥소리를 내는 기차. 사람 목소리를 내는 TV. 자동으로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모든 것이 처음이라 신기한 신도 아이들. 아이들에게 서울은 놀이동산 같다. 하지만, 엄마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온 길수(유승호)는 아이들과 즐거운 가운데서도 문득문득 예전에 엄마가 보낸 편지를 꺼내본다.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집 떠남 고생이여! 머물던 여인숙 근처에서 놀던 윤복의 눈에 자전거가 들어온다. 실물로 본 자전거는 은영이 칠판에 그린 것보다 훨씬 근사하다. 윤복, 길수, 영미는 자전거의 신기함에 넋이 나가 자신들이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해가 저문 다음에야 깨닫는다. 아이들이 없어진 것을 안 은영은 비를 맞으며 목청이 터져라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몇날 며칠을 아이들을 찾는데 고군분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