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자본주의 시대를 맞아 돈에 대한 가치가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목돈은 어른들만의 소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말 그대로 당신은 ‘0점’짜리 부모다. 돈에 대한 가치를 배우는 일은 빠를수록 좋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들어 어린이 재테크 상품이 봇물을 이루는 상황이라면 적금은 물론 어린이 펀드는 기본으로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게 좋다. 가정의 달 5월. 아이와 함께 가까운 은행창구에서 적금이나 어린이 펀드 상품 하나쯤 선물해보면 어떨까? 아이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덩달아 이자율까지 좋으면 조기 재테크와 뿌듯한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 직장인 이송미(40) 씨는 지난해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어린이 펀드를 들어 줬다. 아들이 모은 용돈과 합쳐 매달 10만 원씩 넣은 게 벌써 30%가 넘는 수익이 났다. 돈이 불어나는데 신이 난 아들은 시키지 않아도 용돈이나 세뱃돈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 이 씨는 “수익보다 아들이 펀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와 금융의 원리를 익혀가는 게 더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 어린이 펀드 100만명 시대 1가구 1펀드 시대를 맞아 재테크 열풍이 어린이들에게도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어린이 펀드 가입자가 72만 명에 달하고 있다. 2005년 이 회사가 어린이 펀드를 팔기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무엇보다 업계 전체로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 펀드는 장기·적립식이기 때문에 펀드 시장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며 “또 펀드 시장의 잠재 고객을 키우는 양성소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4월 미래에셋이 처음 어린이 펀드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가입자는 1만1000여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고, 2006년 말의 34만 명에 이어, 지난해 말엔 67만 명으로 불었다. 어린이 펀드만 별도로 분류하는 기준이 없어 정확한 계좌 수 파악은 어렵다. 다만, 가입자 71만5000명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이 1조3800억 원이고 전체 어린이 펀드 설정액이 약 1조9000억 원임을 감안하면 전체 가입자는 100만 명이 넘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적립식 펀드 전체 계좌 수 1552만 개의 6.4%, 설정액으로는 2.3% 수준이다. 하지만 어린이 펀드는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계좌를 트는 어른들과 달리 대부분 1인 1계좌라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투자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 고객의 영향력은 겉으로 드러난 계좌 수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 내 아이, 어떤 상품이 좋을까 하지만 펀드 성향이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이 많아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하는지 불안한 부모들도 많다. 만약, 원금마저 잃게 된다면 처음 가입한 아이들이 적잖은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상품을 가입할 때 국내·외 경제동향 및 주식 시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금융권에 나온 신상품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우선, KB자산운용은 아시아의 업종별 대표주식에 투자하는 어린이 펀드 ‘KB 캥거루 아시아 주식형 펀드’를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한다. 기존의 어린이 펀드가 국내 주식시장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반면, 이 상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경제의 주역으로 도약하고 있는 신흥 아시아 지역에 주로 투자한다. 성장성, 기업가치, 모멘텀(Momentum) 규모 등을 계량화한 점수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한다는 설명이다. 장기투자상품인 어린이 펀드의 특성을 고려해 일반 해외 주식형 펀드 대비 약 20% 낮은 보수를 책정했다. 한화증권은 다음달 말까지 ‘우리 아이 펀드, 아이 사랑 펀드’라는 주제로 어린이 펀드 2종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우리 아이 3억 만들기 주식투자신탁 G1호’ 와 ‘NH-CA자산운용의 아이 사랑 적립주식투자신탁1호’ 펀드 등이다. 이번 어린이 펀드 2종의 특징으로는 판매회사와 운용회사가 각각 보수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가입고객 중 추첨을 통해 어린이 경제교실, 글로벌 리더 대장정, 가정의 달 사은품 및 금융선진국 방문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 적립식으로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에게는 무료상해보험가입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으며, 누적 적립금이 50만 원 이상일 때는 가입 펀드계좌의 환매일까지 보험 서비스의 효력이 유지된다. 대신 꿈나무 적립식 주식투자신탁은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우량주식, 가치주식 및 고배당주식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장기적으로 목돈 마련을 목표로 하는 학자금, 여유자금에 초점을 맞춘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마이다스 백년대계 적립식 펀드’는 블루칩 종목에 주로 투자해 주가 상승시 고수익을 추가한다. 또한, 고배당주에 투자해 주가하락기에도 안정성을 보완했다. 판매·운용 보수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해 교직원 유가족 자녀 장학금 지급 등 공익성 사업 등도 지원한다. ‘미래에셋 우리 아이 3억 만들기 펀드’는 장기투자를 목표로 펀드 내 해외 주식편입이 가능토록 설계했다. 펀드 보수 중 일부를 기금형식으로 적립해 연2회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하는 ‘미래에셋 글로벌 리더 대장정’, 영유아 놀이교육 프로그램인 ‘짐보리와 함께하는 미래에셋 엄마랑 아빠랑’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웹진 형태의 어린이용 ‘우리 아이 눈높이 자산운용보고서’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