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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 강재섭’ 정치적 애증(愛憎) 관계

강 대표, 친박 지지로 이재오 꺾고 당 대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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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호 심원섭⁄ 2008.05.06 16:08:53

작금의 최고 정치적 관심사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간의 변화무쌍한 정치적 줄다리기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4·9 총선 전부터 틈만 나면 한나라당을 탈당한 친박 당선자들의 무조건 복당을 주장해온 사실은 이미 잘알려진 일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와 지금까지 정치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온것으로 알려진 강재섭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로 친박 인사들의 복당문제는 수월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결과는 거꾸로 강 대표의 적극적인 반대에 의해 복당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 있는 상황이다.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판단한 친박 인사들은 총선을 앞두고 무더기로 탈당해 친박 무소속과 친박연대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마해 무려 24명이라는 당선자를 배출시켰다. 이때만 해도 친박 당선자들은 조만간 큰 잡음없이 복당해서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할 수 있는 계기를 말들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박 전 대표는 4월 11일 대구 달성 자신의 지역구로 찾아온 친박 당선자 전원에게 노고를 치하면서 한나라당 지도부에 ‘무조건 복당’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날 이명박 대통령과 강 대표 간의 첫 당청 주례회동을 마치고 나온 강 대표는 ‘복당 불가’ 방침을 밝힌데 이어,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계속된 질문에도 “내가 코미디언도 아니고 나름의 원칙이 있는데 금세 와서 받아들인다고 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임기 내 절대불가 방침을 거듭 밝혔다. ■ 박근혜, 강 대표 권유로 달성 출마 당선 특히 지난 23일경에는 권영세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중 온건파를 중심으로 친박 인사들의 부분적 복당을 허용하자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 라디오 시사 프로에 나와 “내가 대표로 있는 한 절대로 복당할 수없다”는 다소 감정 섞인 불가방침에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아 박 전 대표측을 의아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박 전 대표와 강 대표 간의 대립구도는 이미 3월 23일 형성됐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공천 내홍이 극에 달했던 이날 박 전 대표는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주장하며 당의 공천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이같은 불만을 들은 강 대표는 불과 다섯 시간 만에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하며 강공책을 펴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두 사람의 정치적 공생 관계는 누구보다도 돈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박 전 대표가 98년 재보선에서 이회창 총재의 적극적인 권유로 정치에 입문할 당시, 당초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교편을 잡았던 향수가 서려 있는 문경 예천에서 출마하려 했으나, 강 대표의 적극적인 권유로 대구 달성으로 방향을 틀어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강 대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당시 실세였던 새정치국민회의 엄삼탁 후보의 바람을 잠재우면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후 2005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되자 강 대표는 원내대표를 맡아 사학법 투쟁을 진두지휘했으며, 지난해 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재오 의원을 2위로 밀어내며 현재의 대표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강 대표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행보를 보이는 바람에 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적지 않은 원망을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경선 당시 친박 측 불만 많아 하지만 강 대표는 경선 당시 중재안 등을 예로 들면서 일종의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내가 겉으로는 중립을 유지하는 척했으나 실제로는 친박 쪽이었는데 박 전 대표가 그걸 몰라주니 답답한 마음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며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돌아올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계기는 복당 문제였다. 사실 4월 11일 전만 해도 복당 문제와 관련해 강 대표는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강 대표 체제로 당을 꾸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하는 등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강 대표의 복당 문제와 관련한 ‘불가’ 발언이 강도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언론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 얘기가 나오던데 강재섭 대표는 자기 희생을 거쳐서 성공적으로 총선을 마무리했다”고 추겨세우는 등 박 전 대표의 공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총선 출마를 포기한 강 대표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강 대표에 이처럼 힘을 실어준 것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여진다. 이번 총선에서 당 안팎의 박근혜계 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이들을 포용하지 않고는 한나라당을 이끌어 갈 수 없는 상황인 반면, 이재오·이방호 의원 등 ‘친 이명박계’ 중진 인사들은 대거 낙선하는 바람에 딱히 믿고 맡길 사람조차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총선 직후부터 조기 전대개최론 등 당권 경쟁이 조기 가열될 조짐이 일자 이를 계기로 뭉칠 것으로 보이는 친박계의 결집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렇듯 정치적 애증 관계로 얽혀 있는 두 사람의 관계가 또 다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자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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