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5만 가구를 특별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청약전략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신혼부부 주택은 주택구입 능력이 낮은 신혼부부의 주택 마련을 지원해 결혼과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주택정책으로, 저소득인 혼인 5년 이내 무주택 출산가구에게 우선 공급하게 된다. 연간 국민 임대 2만 가구, 전세 임대 5,000가구, 10년 임대 1만 가구, 소형 분양 1만5,000가구 등으로, 국민 임대는 30년 간 임대되는 주택, 10년 임대는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할 수 있는 주택이다. 소형 분양은 공공 또는 민영 60㎡ 이하 주택이다. ■소득수준 등 당첨조건 숙지… 10년 전매제한 등 제약도 고려 국토부는 신혼부부 주택 청약자격·공급방법을 신설하고, 고령자에 대한 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 등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5월 2일 입법예고했다. 신혼부부용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자격은 ▲혼인 5년 이내이고, 그 기간 내에 출산(입양 포함)하여 자녀가 있는 무주택 세대주 ▲소득의 경우 월평균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배우자 소득이 있는 경우 100%) 이하 ▲가입기간 12월 이상의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6~12개월 미만인 신혼부부도 청약할 수 있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입주자는 혼인기간에 따른 순위에 의하되, 동일순위에서는 자녀수가 많은 부부에게 우선공급하고, 경쟁이 있는 경우는 추첨으로 선정한다. 국토부는 신혼부부 1순위로 혼인 3년 이내이고 그 기간 내에 출산해 자녀가 있는 부부, 2순위로는 혼인 3년 초과 5년 이내이고 그 기간 내에 출산해 자녀가 있는 부부로 정했다. 신혼부부 우선공급 물량은 ▲국민 임대 2만 가구 ▲전세 임대 5,000가구 ▲10년 임대 1만 가구 등 임대주택 3만5,000가구와 분양주택 1만5,000가구 등 연 5만 가구이다. 대부분이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이지만, 10년 임대와 전세 임대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도 포함된다. 특별·우선공급 물량은 신혼부부 대상 주택유형별 공급량의 30% 범위 내에서 하되, 향후 주택건설량·실제 청약경쟁률 등을 감안해 국토부 장관이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탄력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개정안에서는 또 국민임대주택 20% 우선공급 대상에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외에 65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를 포함시켰다. 아울러 장기복무 무주택 군인을 국가유공자와 장애인과 함께 10% 특별공급 대상에 추가했으며, 시도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외국인 투자기업 근로자, 지역 내 기업체 연구원과 고급기술자 등도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이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보금자리 주택은 수도권에서 분양받는 경우 공공주택은 10년, 민간주택은 7년 동안 전매를 할 수 없게 된다. ■“이혼하고 다시 결혼해야 하나”… 소득제한으로 수혜자 크게 줄 듯 소형 분양, 국민임대 등의 전체 물량 중 30%를 우선 공급한다는 내용의 신혼부부 주택 공급 방안이 확정됐지만,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신혼부부 주택은 당초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주택관련 핵심 정책으로 추진됐지만, 전반적으로 그 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 신혼부부 주택을 내세우면서 해마다 1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 물량은 절반 이하인 5만 가구로 떨어졌다. 5만 가구 중에서도 국민임대가 2만 가구, 전세임대가 5,000 가구, 10년임대가 1만 가구 등 이런저런 임대주택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분양 물량은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1만 5,000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결국 신혼부부 주택은 ‘보통 신혼부부’에서 ‘저소득 신혼부부’로 대상이 옮겨진 셈이다. 특히 정부가 소득제한을 두면서 연소득 3,085만 원 이상(맞벌이 4,410만 원)의 신혼부부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됐다. 이들은 다시 일반 주택시장으로 뛰어들어야 할 형편이다. 이마저도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공급될 것이라는 밑그림도 없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국민임대는 장기 계획에 따라 공급되지만, 일반분양 물량 중 30%를 신혼부부를 위해 할당하는 소형분양 물량 등은 지역별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소형분양은 민간에서 얼마나 공급해주느냐에 따라 정부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국민임대 등은 이미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신혼부부들에게 일부 물량에 대해 우선권을 주더라도 새로운 공급확대 효과도 없다. 또 신혼부부 주택 중 임대주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주택 소유 개념’이 강한 현실에서 얼마나 먹힐지 미지수다.
실제로 최근 3년 간 수도권에서 공급된 국민임대의 청약률은 1대1 안팎으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2005년에는 0.9대 1로 미달됐고, 2006년에는 1대1, 지난해에는 1.05대1이었다. 주공의 관계자는 “용인·하남 등 입지가 좋은 곳은 1대1을 웃돌았지만, 그 외의 지역들은 미달을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네티즌 대부분은 신혼부부 주택 우선공급에 대해 질타했다. “우대 명분은 있지만 형평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청약가점제는 부양가족수가 많은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됐지만, 신혼부부는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수가 적다”며 “또 공급물량의 30% 이상이 신혼부부에게 배분돼 임대주택, 공공분양주택, 민간주택 모두 기존의 공급질서를 깨뜨릴 가능성도 크다”고 비판했다. 결혼 6년차 가장인 이모 씨(39세)는 “부모 도움 없이 결혼해 아이 낳고 살면서 아둥바둥 모아 집 한칸 장만하려는 꿈많은 10년 이하의 무주택 가장들도 있는데, 그럼 우리처럼 낀(신혼과 노년 사이) 세대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이혼이라도 하고 다시 결혼을 하란 말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신혼부부 주택의 윤곽이 잡혔지만 사실상 기존의 주택유형을 일부 따온 것일 뿐”이라며 “지금도 지방에 미분양 주택이 많은데 이를 전국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일문일답]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제도 [기존 청약 대기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없나]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가입기간이 길수록 가점을 받는 현행 청약가점제도는 변경되는 사항이 없다. 다만,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은 기존 공공주택 공급계획상 국민임대·10년임대·소형분양주택 등 다양한 주택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고, 수도권 등 선호지역에서는 공공택지 용적률 상향 조정,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산지·구릉지 개발 등을 통해 추가물량을 확보해 기존 청약 대기자들의 기회 축소를 최소화했다.” [신혼부부 주택공급 5만 호의 근거는] “무주택 여부, 출산 여부, 소득수준(4분위, 연 3,085만 원 이하) 등을 고려해 추정한 저소득 신혼부부는 연간 약 12만 세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연간 주택공급물량, 임대주택 입주의사 등을 고려해 약 5만 세대에 대해서는 신규 주택을 특별 공급한다. 향후 시범공급을 통해 수요 추이를 보면서 공급계획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특별공급비율 30%의 근거는] “연 5만 호 공급을 위한 특별공급비율은 주택유형별로 연평균 공급물량과 신혼부부 공급물량을 고려하여 산정했다. 국민임대·장기공공임대·소형분양주택 등 총 5만 호 공급을 위해 연평균 공급예정인 약 13만 호와 소형분양주택 활성화 조치 등을 통한 추가 물량의 30%로 규정했다. 다만, 향후 수요추이, 청약경쟁률, 주택공급계획 등을 감안해 국토부 장관이 30%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산에 입양을 포함시킬 때 악용사례를 방지할 수단은] “출산의 개념에는 입양장려 및 입양가정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하여 입양도 포함된다. 다만, 청약신청자가 제출한 입양관련 서류의 심사기능을 강화하도록 사업 시행자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과 예방 홍보활동을 병행 실시하여 악용사례를 사전 차단할 계획이다.” [불임 부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불임 부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사회복지정책의 차원에서 불임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다. 시험관아기 시술비 지원(1인당 2회까지, 회당 150만 원), 인공수정 시술비 지원(1인당 2회, 회당 50만 원), 불임예방 조기검사비 지원(1회, 20만 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제한은 ] “현행 일반적인 특별공급과 달리, 공급대상 주택을 청약할 수 있는 청약통장에 12개월 이상 가입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개정 공포·시행 후인 올 12월 31일까지는 제도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6개월 이상 가입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지역거주 요건 제한은]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주택의 지역거주 요건은 기존의 주택 일반공급제도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현행 제4조 및 제 10조 등의 규정에 의한 일반공급과 같이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당해 주택건설 지역(시·군) 거주자에게 공급된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 전체를 공급대상으로 보되, 동일순위 안에서 당해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이 실시된다.” [전매제한은 그대로 적용되는지 ] “전매제한도 일반공급 주택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행 전매제한은 최대 10년의 범위 내에서 지역별, 택지유형별, 주택규모별로 차등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