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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성장 ‘빨간불’

고유가에 취약한 경제구조…민간 연구소들 하향전망
상반기 물가안정…하반기 경기활성화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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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호 김대희⁄ 2008.06.09 17:13:38

올 하반기 경제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유가 등으로 인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대 아래로 떨어지는 한편, 물가가 치솟고 외환위기 이후 첫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올해 ‘1조 달러’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외형이 커지고 물가가 오르면 GDP도 불어나기 마련이지만, 올해에는 환율이 오르면서 GDP 증가분을 모두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명목 GDP는 한 국가의 영토 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수량에 가격을 곱해 산출되는 지표로, 국가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지난해 9,699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고유가에 취약해 대외 충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허약한 구조라고 경고했다. 최근 설비투자와 건설수주가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소비마저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정책은 정부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지출 축소가 동반돼야 한다고 OECD는 권고했다. ■소비둔화 우려…가계부채 위험 수준 OECD가 발표한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올해 4.3%, 내년 5.0%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전망에 비해 각각 0.9%P, 0.1%P 하향 조정됐다. OECD는 “올해 한국경제는 해외수요 위축 및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아울러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세계 흐름에 민감하고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위험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정책에 대해서는 재정의 위험을 고려해 정부지출을 줄이는 방안도 수반돼야 하며, 외국인 직접투자의 감소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규제개혁과 관련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OECD는 조언했다. OECD 국가 전체의 경제는 올해 1.8%, 내년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 각각 0.5%P, 0.7%P 하향 조정됐다. OECD는 “서브프라임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주택경기 부진, 고유가 및 높은 상품가격 등으로 인해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며 “유가급등과 식료품 및 상품가격의 상승은 생산비용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화해 잠재적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OECD는 이어 “미국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조정되거나 미국 경기 위축이 장기적으로 진행될 경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금융불안이 예상보다 빠르게 수습될 경우 실물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OECD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지난해 가계 부채 수준이 가처분 소득의 150%에 이르렀는데, 1998년 외환위기 직후(85%)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점을 반영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3.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예상(4.3%) 때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하반기 경제 더 어려워… 물가안정 최우선해야 삼성경제연구소는 ‘2008년 하반기 세계경제 진단 및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08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4.7%를 유지한다”면서도 “상반기 성장률은 5.2%에서 5.5%로 상향 조정한 반면, 하반기는 4.6%에서 3.8%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가불안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내수경기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수출신장세도 약화돼 당초보다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특히 연구소는 유가불안 등을 감안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초 3.3%에서 3.9%로 수정했으며, 3·4분기까지는 4%대의 물가상승세가 예상되는 등 물가불안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 폭도 당초 59억 달러에서 91억 달러로 확대, 올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982.9원,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54달러로 추정했다. 연구소는 “올 하반기는 경기하강,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경기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물가불안을 확대시키지 않는 전제하에서 경기상승 모멘텀을 확보하는 정책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율정책은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지만 환율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점을 감안해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병행해 규제완화 등 투자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경기부양의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경기부진의 주요 원인인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도 하반기 경제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9%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연구원은 ‘한국경제의 다섯 가지 패러독스’라는 보고서에서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내수 경기 부진이 우려되며 수출경기도 전반적 호조 속에 하반기에 다소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10월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연구원은 내수경기와 관련, 구매력 저하로 민간소비가 3.4%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가운데 경기하강으로 기업투자 심리가 위축돼 설비투자도 6.5% 늘어나는데 그쳐 대체·보완 투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는 되겠지만 여전히 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고, 내수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상황 악화가 예상돼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전망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원화 환율은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나 상반기(1달러당 990원)보다는 하반기(1달러당 100원)에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5.0%로 경기상황 악화를 반영해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현재 한국경제는 경기하강 초기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상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내수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수부문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LG경제연구원(4.9%→4.6%)과 금융연구원(4.8%→4.5%)도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물가 불안에 대해서도 KDI가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에서 4.1%로 심각해지고 있다. 한경연도 당초 3.0%이던 전망치를 4.1%로 높여 잡았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상한선(3.5%)을 훨씬 뛰어넘는다. ■기업 체감경기 악화로 ‘죽을 맛’ 국내 경제에 먹구름이 끼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매우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체감경기를 조사하는 한국은행·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모두 동일하게 조사됐다. 이들 기관이 발표한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행 88, 전경련 95.3, 상공회의소 92로 모두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3개 기관 모두 전년 같은 기간(한은 92, 전경련 104.7, 상의 97)보다 수치가 나빠졌다. 한은과 전경련은 6월의 전망치고, 상공회의소는 3분기 예상치다. 경기전망지수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이번 체감경기 악화 예상은 원유를 비롯해 원·부자재 가격 급등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내수도 괜찮고, 수출도 꾸준히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문제는 채산성인데 현재 유가 상승 등으로 기업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상공회의소의 3분기 항목별 전망치 조사에서도 설비가동률·생산량·수출 모두 100을 넘었으나 원자재 가격은 ‘22’로 매우 부정적이었다. 상의 관계자는 수치 22에 대해 “아주 이례적인 수치다”라며 “고물가로 인해 내수까지 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영애로사항 조사결과에서도 ‘원자재가격 상승’이 46.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와 관련, 6월 중소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도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50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월중 경기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월 업황전망지수(SBHI)는 87.5로 지난달에 비해 5.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기업규모 면에서는 중기업들의 전망치가 지난달 101.4에서 95.3으로 6.1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광학·시계(105.8), 비금속광물(101.3) 등 2개 업종이 기준치 100을 웃돌아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았다. 반면, 목재 및 나무(74.6), 인쇄 및 기록매체복제업(76.4), 의복 및 모피(78.8) 업종이 업황전망지수 80 아래로 부진을 전망했으며 평균 87.5를 밑도는 업종도 10개나 됐다. 특히, 개별판단항목지수로 내수판매와 수출지수는 각각 5포인트,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제품재고수준은 102.1에서 103.1로 상승하며 전형적인 경기둔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중소 제조업 역시 ‘원자재가격 상승’(76.2%)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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