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호 김대희⁄ 2008.06.09 17:12:06
원자재 가격이 연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철근· LPG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이렇게 이어지는 ‘우울한 소식’에 서민들의 주름살만 늘어 가고 있다. 특히, 국토해양부가 철근 등 건설 자재의 가격 인상분 중 일부를 6월부터 주택 분양가에 반영할 계획으로 알려져, ‘내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커져만 간다. 또한, 6월부터는 부동산정책이 크게 바뀌어 달라지는 부분들이 많다. 6월 말부터 지방의 민간 주택에 대한 전매제한이 폐지되고, 지방 공공주택의 전매제한도 1년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수개월째 지연돼 온 송파신도시 및 동탄2신도시의 개발계획도 확정·발표될 전망이며, 단품 슬라이딩 제도가 도입돼 급등한 건설자재가 건축비에 반영된다. ■자재가격 따른 단품 슬라이딩제 도입 이르면 6월 말 분양가 상한제 물량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후 지난 3월 초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건축비를 2.16% 인상한데 이어 후속조치가 내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민간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도 해 보기 전에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건설자재 가격이 15% 이상 오를 경우 기본형 건축비에 이를 반영하는 ‘단품 슬라이딩제’가 전격 도입됨에 따라 3월 이후 철근, 레미콘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인 건자재값의 상승분을 건축비에 반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단품 슬라이딩제도는, 자재가격을 반영해 6개월마다 건축비를 조정하는 현재와는 달리, 가격이 급등한 품목은 6개월이 되기 전이라도 올려 주는 제도를 말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분양하게 될 상한제 물량에 대해 단품 슬라이딩제를 6월부터 도입키로 방침을 정했다”며 “규칙개정사항에 대한 입법예고를 거쳐 빠르면 6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본형 건축비에 반영되는 품목이 670여개에 달하고 있어 철근, 레미콘 등 일부 건자재 상승분이 기본형 건축비에 반영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건축비는 3월 1일부터 적용되고 있어 9월 1일자로 재조정하는 게 기본이지만, 국토부는 6월 중에 15% 이상 가격이 오른 품목을 반영해 건축비를 조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어떤 품목을 반영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철근, 레미콘 등 건설현장의 주요 품목들이 모두 인상 대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품 슬라이딩 제도가 도입되면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신청을 하는 주택부터 분양가를 올려 받을 수 있게 된다.
■우수업체 분양가 높아져 또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도 9월 1일부터 분양가가 올라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업체가 분양하는 주택의 분양가가 높아진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주택업체로부터 소비자 만족도 평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6월부터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해 8월중에 신청업체 중 최대 10%를 우수업체로 선정할 예정이다. 우수업체로 선정되면 9월 1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신청을 하는 주택의 경우 지상층 건축비의 1%를 분양가에 추가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일반 아파트보다 많은 공사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특수성을 감안해 9월 1일부터 가산비를 올려 줄 계획이다. 주택성능등급과 소비자 만족도가 우수한 경우 최대 5% 범위 내에서 건축비 가산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한제 물량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가격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분양가 인상 요인이 점진적으로 나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가 제대로 시행해 보기도 전에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작년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작년 11월까지 분양승인신청을 한 경우는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규정에 따라, 아직까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이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건설사 어려움에다 입주민들까지 피해 우려 기본형 건축비는 당초 자재비와 인건비 등 비용 증감 요인을 반영해 공사비지수를 6개월마다 조정할 예정이어서 9월에나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빨리 상한제 물량이 적용받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직접공사비의 5.6%를 차지하는 철근값은 지난해 1월 톤(t)당 46만6,000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63만1,000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특히 2월에는 한달 사이 10만원이나 올라 74만1,000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4월에는 이보다도 10만 원 가량 오른 85만 원 선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연간 철근 사용량이 1,160만t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한 결과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여러 복합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3월 인상분인 2.16% 이상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 관련 한 전문가는 “원자재, 인건비 등 360여 가지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요인이 발생할지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철근 등 자재값이 많이 올라 기본형 건축비가 상당부분 오를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그 동안 지난 3월 인상분은 “기대 이하”라며 기본형 건축비를 상향조정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미래의 철근값 등 건자재 상승요인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며 “공사비의 부담으로 건설사들은 설계변경을 시도하는 등 건설사들의 어려움뿐 아니라 입주민들의 피해로까지 이어질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방 민간주택 전매제한 폐지·완화 6월 말부터 지방 민간주택에 대한 전매제한 기간이 사라진다. 다만, 시행일 이전에 계약한 주택은 소급적용을 못 받는다. 또, 지방 공공주택은 전매제한이 1년으로 줄어든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방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 폐지가 6월 28일 시행 예정인 가운데, 시행일 이전에 계약한 주택은 전매제한(6개월)이 유지된다. 이는 상위법인 주택법과 시행령 개정안 조항이 상충돼 법 적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8일 공포된 주택법 부칙3조(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행위 제한에 관한 적용례)에는 지방권 민간주택에 대한 전매제한 폐지대상을 ‘법 시행 후 최초로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신청하는 분’으로 적시하고 있다. 국토부는 주택법 하위 시행령을 법 시행 이전에 공급된 기존 지방 민간주택에도 전매제한 폐지 혜택을 부여토록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전매제한 폐지 혜택을 주기 위해선 상위 주택법을 개정해 부칙을 삭제해야 하지만, 자체 논의 결과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토부는 “내부 논의를 통해 결국 지방민간주택 전매제한 폐지 혜택은 법 시행 후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분에 한해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택지 주택의 경우는 주택법 자체가 개정돼 시행일 이전 계약분도 전매제한 완화 혜택을 받게 된다. 국토부는 지난 5월 25일 입법예고를 통해 지방 공공 아파트는 면적에 상관없이 전매제한 기간을 1년으로 단축했다. 따라서 지방 공공 아파트 가운데 계약한 지 1년이 지난 주택은 시행일인 6월 29일 이후 바로 팔 수 있다. ■송파·동탄2신도시 개발계획 확정 송파신도시 및 동탄2신도시의 개발계획이 6월중에 확정될 예정이다. 송파신도시는 지난해 9월에, 동탄2신도시는 올 2월에 각각 개발계획이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직까지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송파신도시의 경우,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한 의견을 늦게 제출한데 이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용적률 하향조정 권고, 임대주택 비율 미확정 등이 이유다. 송파신도시는 6월 중에 개발계획이 확정되더라도 내년 9월 첫 분양 일정을 맞추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동탄2신도시는 동탄1신도시와의 사이에 있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문제 등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