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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과해서는 안 될 공직자들의 국민혈세 낭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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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호 박형규⁄ 2008.07.07 17:40:25

가끔 ‘나랏돈은 먼저 본 사람의 돈’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이런 조의 익살은 주로 공직자들의 갖가지 부정이나 비리들이 들통이 나 각종 매스컴을 통해 보도될 때면 단골 레퍼토리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일쑤이다. 사실 이 같은 익살스런 말은 평소에도 흔히들 ‘검은돈’이 생기거나 생겨날 만한 공직은 물론 심지어 대기업 등 각종 사기업 주변에서까지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낯익은 소리쯤으로 인식되어 온 지도 꽤 오래된 일이다. 최근에도 나라 안이 온통 이른바 ‘쇠고기 촛불시위’로 두 달 가까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와중인데도, 어느 날 불쑥 불거져 나온 일부 몰지각한 공직자들의 낭비성 해외 출장 비리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 밝혀졌을 때도 어김없이 사람들 입에 회자된 말은 바로 이 익살의 소리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필자의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기에 필자는 문득 이 같은 익살의 소리가 왜 생겨났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해마다 엄청난 액수의 국고(나랏돈)을 맡아서 관리하는 공직사회에서는 누구나 쉽사리 검은 돈의 유혹에 빠져들 위험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이나 기강보다는 위세를 앞세워 일신의 사욕과 안락만을 추구한 일종의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는 결론에는 아무도 이론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최근 감사원이 밝힌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임직원 25만7031명이 지난 2005년 5월부터 2007년 5월 말까지 3년 동안 무려 1조 원에 가까운 엄청난 국민혈세(경비)를 마치 물 쓰듯 마구 쓰면서 공무 해외 출장을 갔다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는 해외시찰 및 견학이나 연수 명목으로 자신들의 부인까지 동반하여 관광을 즐기거나, 유학 중인 딸을 만나기 위한 허위 일정을 끼워 넣었거나, 심지어는 이미 끝나 버린 해외 포럼에 참석한다는 허위 출장계획서까지 작성한 경우 등 갖가지 낯 뜨거운 짓거리들과 불법 경비조성 사례 등이 모두 들통나버린 것이다. 이 같은 탈법 및 폐습 실태에 대한 감사는 지난해 5월 공기업 감사들이 세미나를 빙자해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 관광 등 ‘남미 외유’를 갔다 온 사실이 여론의 비판을 받자 실시된 것이다. 감사원은 모두 603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2005년부터 지난해 5월 말까지 공무 국외 여행을 갔다 온 공직자는 59개 중앙행정기관 5만4094명, 246개 지방자치단체 11만1384명, 298개 공공기관 9만1553명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이 쓴 여행경비는 2005년 3905억 원, 2006년 4427억 원, 2007년 1~5월까지는 1478억 원으로 모두 9810억 원에 달해, 이를 월별로 따져보면 매달 338억 원이라는 엄청난 국민혈세를 쓴 셈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공무의 해외 출장을 핑계로 여행상품을 구입해 외유를 즐겼거나, 가짜 출장계획서 또는 허위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혐의가 무거운 13개 기관 소속 공직자 32만 명에 대해서만 징계에 회부할 것을 해당 기관장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해외 출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없어 출장자의 양심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관행을 제대로 견제할 수가 없다”는 실정을 털어 놓기도 했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공직자들의 국민 혈세 낭비벽을 뿌리 뽑기 위해, 일부 언론에서 제안한 인터넷에 공직자 해외출장 내용을 공개하는 문제를 포함하는 등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에 정부는 물론 입법부인 국회도 함께 나서 주기를 간곡히 당부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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