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가르치는가? 힘이 없는 민족은 망국민(亡國民)으로 전락하고, 힘이 있는 국민은 독립국의 영광을 누린다. 이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냉엄한 진리다. 열대야 속에 우리는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을 맞는다. 8월은 우리 민족에게는 치욕과 굴종과 슬픔의 달인 동시에 감격과 신생의 기쁨의 달이기도 하다. 우리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날이 구한국(舊韓國) 융희(隆熙) 4년 1910년 8월 29일이요, 빼앗겼던 나라를 다시 찾은 것도 1945년 8월 15일이다. 그래서 8월은 명암(明暗)이 교차하고 희비(喜悲)가 뒤섞이는 달인 것이다. 융희 4년 8월 22일 5시 어전(御前)회의에서 매국노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일본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 사이에 나라를 일본에 송두리째 넘겨주는 한일합병 조약문서에 조인하고 일주일 뒤인 29일 국민에게 공포했다. 이로써 조선조(朝鮮朝)는 27대 519년 만에 왜적에게 나라를 박탈당하고 우리는 망국의 백성이 되었다. 8개조로 된 망국의 비통한 조약의 제1조는 “한국의 황제 폐하는 한국 전부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하고도 영구히 일본국 황제 폐하에게 양여함”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한국 역사상 최대의 굴욕의 문서요, 분노의 문서요, 통한의 문서이다. 잃어버린 나라를 다시 찾기 위해 수많은 의병이 피를 흘렸고, 허다한 열사들이 목숨을 바쳤고, 온 겨레가 3.1 독립운동을 일으켰지만 힘의 부족으로 해방을 쟁취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해방의 감격을 맞았지만, 그 타율적 해방은 분단의 비극을 초래했다. 이 비극은 북한 공산당의 6.25 남침으로 동족 상잔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100만 명의 사상자, 10만여 명의 전쟁고아와 미망인, 수천 명의 애국인사가 납치당하고, 도시는 폐허가 되고, 공장은 잿더미로 화하였으며, 조국강산은 피바다로 변하고, 동포는 기아선상에서 헤매었다. 조선 500년의 패망 원인을 역사에서 훑어보면, 내정(內政)의 혼란으로 열강에 대한 정보가 어두웠고, 통치자들의 일심단결이 없었고, 위정자들의 애국심 부족이 드러난다. 조선의 패망 원인을 되돌아보며 열강에 대한 정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위정자들은 일본의 독도 강탈 사태를 계기로 일심단결하여 애국심을 한껏 분발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도 자력(自力)의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 지금 일본의 독도 강탈행위에 대해 대안 없는 흥분은 또 다른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일본은 지금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각종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강산 피격사건으로 급냉에 들어간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을 독도에 설치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볼 만하다. 그럼 일본이 독도 강탈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8월의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망국의 설움과 뼈저리는 분단과 아픔을 다시 반추하며 힘을 길러 제2의 도약을 시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