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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휴가구상’ 뭘까

국정회복·대일 대북 외교, 건국 60주년, 부시 방한, 올림픽 참석 정상외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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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78호 심원섭⁄ 2008.08.05 18:41:21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3년 만에 첫 여름 휴가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MB 휴가 구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6년 6월 서울시장 퇴임 직후 부터 대권 레이스를 시작하면서 한나라당 경선·대선을 거쳐 대통령 취임까지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온 이 대통령은 3년 만의 달콤한 휴가를 부인 김윤옥 여사와 세 딸 내외, 손주 등 직계 가족들과 함께 지방의 군 휴양시설에 머물며 올 하반기 정국구상에 시간을 거의 할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후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며 쉴새없이 국정 업무에 몰두해 온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여름 휴가를 통해 오랜만에 맞는 ‘휴식기’를 가졌다고 한다. 당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과 독도 문제 등 굵직한 국내외적 현안으로 휴가를 취소 내지는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참모진의 건의를 받아들여 휴식 시간을 갖기로 최종 결정한 대신, 주말을 포함 6박7일 간의 일정을 단축해 4박5일로 조정하고 모처럼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갖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는 후문이다. ■ 민심이반 원인과 배경 분석 그러나 이 대통령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8월 초 방한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 정상외교 일정 준비와 함께, 침체돼 있는 경기의 회복을 비롯하여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으로 주도권을 상실한 국정회복 등 향후 정국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등으로 꼬여가는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어떤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지를 놓고 심사숙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건국 60주년을 맞는 광복절 기념사에 담길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로의 도약’이라는 내용의 대내외적 메시지에 대한 휴가기간의 구상도 비교적 상세하게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중에 구상한 것들을 토대로 집권 후반의 국정 난맥상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쇠고기 파동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국정 장악력 제고를 위한 포석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대통령은 그 동안 국정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허점과 관련해 각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민심 이반의 원인과 배경을 진단한 것을 토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 마련도 이번 휴가기간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제 중의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작금의 국정회복을 위해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로우 키’(Low Key) 전략을 유지하면서 소리 나지 않게 국정을 챙겨 나가는 방안과, 각종 이슈의 선점을 통해 대대적인 국정 드리이브를 걸어 도약을 위한 반전책 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이번 휴가구상의 하나는 국정 회복을 위해 당분간 ‘로우 키’ 전략을 유지하다가 때가 되면 ‘하이 키’(High Key)로 전환, 흐트러진 민심을 잡아간다는 시나리오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7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으로 목소리는 낮추되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청와대 참모 350명에게 ‘처칠 평전’ 선물하기도 이른바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민심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는 상황인식하에 이제는 국민적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대내외 경제악재로 인한 ‘국난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일각에서 공기업 선진화와 규제개혁 등 새 정부 출범 초에 약속한 각종 개혁의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국가 공권력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결코 후퇴는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잇단 인사 파문과 쇠고기 파동으로 일어난 ‘성난 민심’에 밀려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각종 기업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경제회복을 위해 기업이 ‘첨병’ 역할을 맡아줄 것을 주문한 것도 이러한 구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날 발표한 행정형벌 및 행정제재 처분 합리화 방안, 기업 현장애로 해결방안, 금융 업무규제 선진화 방안 등이 모두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더 이상 국정혼란이 계속될 경우 내부적으로는 조기 레임덕 현상을, 외부적으로는 선진국 대열 탈락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측면에서, 이 대통령의 휴가 구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오는 9월까지만 지켜봐 달라. 9월 이후에는 ‘MB 정부’의 달라진 면모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해 이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했다. 이 대통령이 휴가를 가기 전에 청와대 행정관급 이상 350여 명의 직원들에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평전 한 권씩을 선물한 것도 이러한 구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외손녀인 실리아 샌디스가 처칠의 리더십을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을 담은 책으로, 생전에 남긴 수많은 메모와 편지·연설문·일화 등을 통해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의 사기를 높인 지도자의 모습을 그린 평전이다. 이 대통령은 이 책을 선물하며 “직원들이 반드시 읽어봤으면 좋겠다”면서 “다들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힘내라”는 격려의 메시지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새 정부 출범 초부터 경제난, 인사파문, 쇠고기 파동 등 잇단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코 실패는 있을 수 없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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