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우유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기존에는 마트나 매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했던 유제품을 무인 냉장 자동판매기(이하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편의성 및 경제성이 높아진 것이다. 최근 자판기 전체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유제품 자판기의 수요는 증대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유제품 멀티 자판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판매하고 있는 서울우유의 경우, 올해 목표 판매량을 이미 상반기에 초과달성하고 하반기 예상 판매량도 추가 산정하는 등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우유 자판기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현우 팀장의 말에 따르면, 한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 선거 공약으로 우유 자판기를 설치하겠다고 내세우고,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서울우유 자판기 설치 요구에 교장이 직접 자판기 문의를 하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약 2년 전 이 같은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던 현 서울우유 정길용 실장은 “친환경, 웰빙, 로하스 등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돌렸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나 우유 같은 건강식품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멀티 자판기가 보편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멀티 자판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특히, 2008년 1월 20일부터 탄산음료 자판기의 학교 내 설치가 금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공원·병원 등에서도 해당 품목의 자판기 판매가 금지되는 등 자판기 시장의 환경이 변화된 것이 이번 서울우유 유제품 자판기의 폭발적인 수요와 매출을 창출하는데 한 몫 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탄산음료에서 눈을 돌리던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유제품 자판기는 침체된 낙농업계의 새로운 출구가능성까지도 열어주고 있다. 유제품의 주소비층인 아동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인 및 노년층을 유제품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편입시키고 있어, 그 수익성이 높아지고, 그 수익이 다시 낙농업계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 등으로, 유제품 자판기에 대한 낙농업계의 관심이 대단하다. “하루 200개 정도 나가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작은 체인점을 하나 더 운영하는 정도의 수익이죠. 매일 한번씩 청소하고 수금하는 것 외에는 크게 손 갈 일도 없습니다.” 경기도에서 서울우유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는 박승훈(45) 씨의 말이다. 수익성만이 아니라 편리성, 관리 용이성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서울우유 자판기 사업팀은 기업체·학교·학원·병원·관공서·놀이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면 어느 곳이든 고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수요층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도 등장하기 시작해, 시장자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판기 판매시장에서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자판기 시장이 아무래도 침체기이다 보니 관련 업계에서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혼자서 달려왔지만, 이제는 저절로 시장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서울우유 자판기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문의전화를많이 받고 있다는 최현우 팀장은 독보적인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을 통해 유제품 자판기 시장의 저변확대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보다 많은 관련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