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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하루 한 끼가 버려진다

연간 15조원이 음식물쓰레기로…국가 자원화, 국민 의식전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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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호 김대희⁄ 2008.08.12 16:32:08

#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어느 한식집. 점심시간 러시아워에 손님들로 북적대던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음식이 널려 있다. 20개나 되는 테이블에서 반찬과 찌개·밥 등 먹다 남긴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한식집 주인은 “단골이 많은데 식재료 값이 올랐다고 그 동안 나오던 반찬 수를 줄일 수는 없다”며 “잔반은 계속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결혼 2년차 주부인 김애경(31·서울 양천구) 씨는 최근 고물가 탓에 모든 비용을 줄였지만, 음식물쓰레기 양을 줄이지는 못했다. 김 씨는 “다른 비용을 줄여도 먹는 건 줄이기 힘들다”며 “장을 보면서 음식재료의 양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게 주부들의 마음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 해결의 핵심 중 하나는 ‘음식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와 직결된다. 우선, 양 자체가 절대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물기가 많은 특성 때문에 매립하거나 소각할 경우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란, 식품의 판매·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가정과 식당 등의 조리 과정에서 식품을 다듬으면서 버리는 음식물, 먹고 남긴 음식물, 식품을 보관했다가 유통기간이 지나 그냥 버리게 되는 농·축·수산물의 음식물류 폐기물을 말한다.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의 1일 발생량은 1만3,028톤으로, 전체 쓰레기 중 26%나 된다. 이는 국민 1인당 하루 0.27kg씩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셈이며, 대한영양사협회에서 제시하는 한 끼 영양식단 0.25∼0.30kg을 감안하면 한 끼 식사량에 해당한다. 또한,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연간 14조7,000억 원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의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3,27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하루 3,245톤보다 32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하루 평균임을 감안하면, 1분기 동안에만 2,900여 톤의 음식물쓰레기가 지난해보다 더 배출된 셈이다. 연도별 비교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서울의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3,350톤. 2006년의 3,273톤보다 77톤 늘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음식점과 가정 모두에서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일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약 74%인 1,977톤이 가정에서 나오고, 16%는 음식점에서, 6.1%는 집단급식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음식물쓰레기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도 꽤 많은 편인데,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은 음식물쓰레기가 1인당 생활쓰레기 발생량의 20% 이하이며, 그 양도 우리보다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 사료·퇴비·에너지원 등 다방면 활용 현재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은 대략 거점수거방식·문전수거방식 등 2가지의 형태로 이뤄진다. 거점수거방식은 음식물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통 안에 쏟아버리면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이 가져가는 방식이고, 문전수거방식은 20리터짜리 개인용 수거함을 밖에 내놓으면 환경미화원이 버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는 대개 매립하거나 소각되지만, 이 중 일부는 사료와 퇴비로 재활용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음식물쓰레기를 사료와 퇴비로 자원화할뿐만 아니라 에너지화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음식물쓰레기는 어떻게 해서 사료나 퇴비 혹은 에너지로 자원화될까? 우선,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음식물쓰레기 속의 이물질을 분리한 뒤 수분이 있는 상태에서 파쇄하여 가온 멸균하거나 유기산 등을 첨가해 기존의 배합 사료와 혼합하는 습식사료가 있고, 고속 진공건조기를 사용해 음식물쓰레기를 교반조에 넣어 가열한 뒤 수분을 건조시켜 만드는 건조사료가 있다. 퇴비는 사료와는 달리 갈비뼈나 생선 가시, 달걀 껍데기 등이 섞여 배출된다 해도 별 문제가 없다. 파쇄·선별된 음식물쓰레기는 탈수 공정을 거치면서 물기와 함께 염분농도 0.5% 이하로 소금기를 제거한다. 소금기가 제거된 음식물쓰레기는 석회석이나 톱밥 등의 부자재를 첨가해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지렁이 사육 과정을 거치면 최종적인 퇴비가 완성된다. 이렇게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해 만든 비료는 일반 화학비료와는 달리 유기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농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재활용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연간 165만 톤을 퇴비로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쿠바는 개인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 0.2ha의 땅을 임대해주고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이용하게 한다. 유럽에서는 유기성 폐기물의 최종 부산물을 아예 퇴비로 정의하고 폐기물을 가공하여 질 좋은 퇴비로 생산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최근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에너지’로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음식물쓰레기를 연료원인 탄화체로 변신시킨 것이다. 탄화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물쓰레기로 사료나 퇴비를 만들 때처럼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건조시켜야 한다. 건조된 음식물쓰레기를 섭씨 500도가 넘는 고열을 가해 코크스(해탄로)와 5:5 비율로 섞으면 질 좋은 탄화연료가 생산된다. ■ 지자체들 음식물쓰레기 감량처리 설치 지원 서울 서초구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신축 또는 증·개축할 때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음식물처리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 설치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 설치 의무화에 대한 조례는 통과됐다”며 “부유물을 흘려보내는 디스포저나 미생물방식은 지원이 안 되고, 분쇄건조·온풍건조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여 부유물 형태가 남아 있는 제품에 한해 최대 2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울산 남구청도 신축 예정인 공동주택에 음식물쓰레기 감량처리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지난 2월 제정했다. 이후 지난 5월 남구의회의 심의를 거쳐 추경예산으로 셋째 자녀를 출산하는 가정에 음식물쓰레기 감량처리기를 무료 공급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울산 남구청 관계자는 “셋째 자녀를 출산하거나 4대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에 음식물처리기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자체조사 결과 분쇄건조식 제품이 국내에 10가지, 발효방식도 4가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이 제품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음식물쓰레기를 각 가정에 설치된 분쇄기에서 갈아 처리한 후 배수관을 통해 아파트 지하나 별도의 처리장에 모아 미생물로 분해 처리한 후 정화된 오수만 하수도로 배출하는 ‘디스포저(Disposer)’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회단체들은 이 방식이 하천이나 하수종말처리기의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를 높이는 등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수거·처리에서 감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2006년 10월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말을 기준으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은 공공시설과 민간시설을 합하여 256개소이며, 시설용량은 매일 1만3,364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256개 시설 중 가동중단 시설이 13개소이며, 가동률은 74%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음식물쓰레기의 자원화는 설비·기술 측면에서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시설 적정관리방안 연구’ 조사보고서를 통해 “처리용량 하루 30톤 이하의 시설이 60%를 차지, 대부분 소규모로 열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간시설은 경제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설비투자와 정상가동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악취로 인한 민원 발생이나 부적정 처리의 우려가 높은 만큼 공공시설의 비율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실정에서, 정부는 제대로 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설비를 갖추고 그 가동률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음식물쓰레기 정책을 현재의 수거·처리 위주 방식이 아닌 배출 중심 감량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전처럼 법안을 만들어 ‘위반한 사람을 찾아 법칙금만 부과하면 된다’는 규제 위주의 행정발상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일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냄새 없애는 요령 - 물기 제거는 기본 조금 번거롭기는 해도, 음식물 쓰레기의 불순물과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에 버리는 습관을 들인다. 물기 제거용 전용 봉투, 각종 탈수기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 - 커피 찌꺼기로 냄새 잡기 아무리 청결하게 관리한다 해도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를 완전히 없애기는 힘든 것이 사실. 쓰레기통 안쪽에 휴지나 신문지를 접어 넣고 원두커피 찌꺼기를 뿌려두면 도움이 된다. - 냄새 & 악취 제거제 사용 음식물쓰레기를 집안에 오래 두면 집안 전체에 냄새가 퍼질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냄새를 흡착하여 제거해주는 에코후레쉬 냄새 & 악취 제거제로 음식물 냄새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 오래된 밀폐용기 활용 지저분해졌거나 음식 냄새가 배어버린 주방용 밀폐용기에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끼우고 뚜껑을 닫아 쓰는 것도 좋은 방법. 소량의 쓰레기를 그때그때 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악취를 막아준다. - 쓰레기통을 비운 후의 냄새 관리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쓰레기통에 원두커피·홍차·녹차 등의 티백을 넣어두거나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리면 악취가 가신다. 혹은 물과 알코올을 3:1로 섞어 뿌려도 좋다.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방법 - 음식물쓰레기 봉투의 가격도 만만찮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정경제에 도움이 된다. 음식물쓰레기는 물기를 없애서 버려야 부피도 줄이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 과일을 깎아 나오는 껍질은 물기를 빼면 무게와 부피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렇게 부피를 줄이면 쓰레기 봉투 값도 절약할 수 있고 여러 모로 경제적이다. - 과도한 상차림은 피하고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국내 음식물쓰레기 중에서 남은 반찬과 밥류가 37.4%, 상한 음식이 10.1%라고 하니, 생활습관처럼 지키는 것이 좋겠다. <일반쓰레기를 음식물쓰레기로 만드는 Tip> ◆ 부피가 큰 음식 = 호박은 껍질이 단단하고 부피가 커서 일반쓰레기로 분류돼야 하지만, 잘게 썰어서 버리면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무·배추·수박·망고 등도 잘게 썰면 음식물로 처리할 수 있다. ◆ 이물질이 묻은 음식 = 대파·쪽파·미나리 등의 뿌리에 묻어 있는 흙을 제거하면 음식물 쓰 레기로 처리할 수 있다. ◆ 해조류 = 식당이나 해조류를 대량으로 취급하는 가정이 아니라면 가족들이 먹고 남긴 소량의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제주도 지역은 반드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니 명심하자. ◆ 짠 음식 = 젓갈·김치·자장·춘장·된장·고추장 등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되지만 지나치게 짜거나 매운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할 수 없다. 때문에 반드시 물에 헹구고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면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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