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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홍준표 체제 당청관계 ‘삐걱’

박희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잘나가던 홍준표 MB에 태클 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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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호 심원섭⁄ 2008.08.12 16:39:50

집권 여당의 양대 산맥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내우외환에 따른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이 일단 진정되면서 숨고르기를 기대했으나, 연이어 터진 독도사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에 더해 국회 원구성 협상마저 당청갈등까지 겹치는 난항을 거듭하면서 악재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특위에서 노무현 정부 책임론을 들어 ‘설거지론’을 강하게 제기하는 등 역공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야당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 국면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검찰이 MBC PD수첩에 대한 수사에 나섰지만, KBS 정연주 사장 퇴진론과 YTN 사장 임명 강행 사태 등과 맞물리면서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라는 야당의 공세 속에 내부 자성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며, 여기에 사안마다 파열음을 내고 있는 당청 간 소통부재 현상도 한나라당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 빗나간 ‘박근혜 대북 특사론’에 상처 입어 박 대표는 지난 7월 3일 취임 당시만 해도 당면문제가 친박 복당문제와 쇠고기 정국이라는 내우외환 극복에 국한됐기 때문에 친박 복당을 전격선언하고 당내 화합에 주력했으며, 친이·친박계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성사시켰던 것이다. 이 최고중진연석회의에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박·친이계의 좌장들이 모두 참여 중이어서, 향후 주요 현안에 대한 계파 간 의견조율 창구 역할로 주목받고 있어 참석자 거의 당내 화합을 위해서는 아주 적합한 모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 취임 전부터 제기됐던 관리형 대표론의 한계를 벗어나는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우선, 지난달 24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대북특사 문제를 놓고 박 대표가 전날 차명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내 ‘훌륭한 정치인’을 대북 특사로 파견토록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내 ‘훌륭한 정치인’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지목하면서 이 대통령과의 화해설까지 나오는 등 거의 확정된 듯한 분위기였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곧바로 이를 일축하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자신의 대북특사 제안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차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한낱 해프닝으로 돌리고, 그 책임을 사실을 그대로 브리핑한 차 대변인 몫으로 넘긴 점이 그가 정치 원로로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24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 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한 기억이 없다”며 “대북특사 문제는 우리 당에서 한 이야기가 아니고 어떤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고 그쪽에서 묻기에 좋은 아이디어다, 이런 정도 동감을 표시한 것 외에는 없다”고 발뺌했다. 또한, 박 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이런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노(NO)하면 정말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며 “이런 것도 역시 상당히 다른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가 된 뒤에 제의하고 이렇게 할 분위기가 좀 무르익어야 제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대북특사가 검토되고 파견될 경우 적절한 시기는 언제쯤이면 좋겠느냐’느 질문에 “시기는 빠를수록 좋지 않겠느냐. (하지만) 이것도 빨리 보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지 말아 달라”며 “문제는 대통령도 말했지만 북한이 받아주느냐, 안 받아주느냐, 이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하면서 꼬리를 완전히 내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친이계’의 한 중진의원은 “오랜 정치 경력으로 정치적 감각만큼은 탁월한 박 대표가 그런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으며,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난번 총리설에 이어 이번에도 박 전대표가 애매하게 당한 것 같다”며 “박 대표로서도 애매하게 엮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 홍준표, 원구성 협상 결렬 결정적 흠집 여기에다 박 대표가 취임과 함께 단행된 지도부 인선을 놓고도 친박계로부터 친이계 독식이라는 비난을 사는 등 그가 내걸었던 탕평인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또한 대표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정몽준 최고위원이 고위급 당정회의에 최고위원들을 참석 안 시키고, 특히 당의 공식 기구에도 없는 최고중진연석회의 부활을 놓고는 옥상옥을 만들었다며 한동안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보이콧에 나서 박 대표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집권초기부터 정권 말이 연상될 만큼 급박한 대형 위기를 연달아 맞고 있는 여권 내에서 당청 간 소통과 함께 당의 정부에 대한 견제기능 강화 등 위상 재정립에 대해서도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은 향후 각종 주요 현안마다 당청 관계를 놓고 당내 소장파와 마찰 원인이 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8대 원구성 협상에서 결정적으로 흠집이 나버린 홍준표 원내대표 역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라 힘든 여름 한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이 합의문 발표만 앞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 합의’에 격노한 청와대의 거부로 끝내 결렬되면서 홍 원내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3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오후 7시께 국회 원구성 협상안 최종 문안까지 확정지었지만, 청와대가 이를 거부하면서 40분 뒤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타결을 보려고 했는데 청와대 관계자가 ‘국회법에 없는 인사청문특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해서 결렬됐다”며 원구성 결렬의 직접적인 이유를 청와대 측에 돌리는 발언을 하면서 당·청 균열이 표면화된 것이다. 이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여당이 너무 양보만 한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국회 원구성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지나치게 양보만 했다는 지적인 동시에 홍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홍준표 책임론이 본격화되었으며, 특히 4일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일부 친이계 초선 의원들이 ‘홍준표 책임론’을 본격화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 물론, 당내에서는 가뜩이나 여권이 위기에다 인물난까지 겪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현 지도부를 흔들어 놓으면 앞으로 ‘식물지도부’로 어떻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겠느냐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날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인사청문특위 문제로 청와대가 마치 여야 협상을 결렬시킨 것처럼 홍 원내대표가 설명했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홍 원내대표는 이런 비판에 대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 김귀환 후원금 500만원도 발목 잡아 이 관계자는 “원내대책회의에 모인 모두가 홍 원내대표를 비난했다”며 “법사위를 민주당에 양보한 것뿐만 아니라 국정조사, 민생특위, 예결위 상설화 문제 등에 대해 지도부가 너무 타협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달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항변 없이 비판을 받아들이면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가 협상을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며 “협상은 자기 논리로 열정을 다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시키려고 설득하면 엄청나게 힘이 든다”고 두둔하며 ‘홍준표 일병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이어 박 대표는 “지금 야당은 하나를 요구해서 하나를 주면 두 개를 요구하는 등 ‘백화점식’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꼭 시골 사람이 대목장을 보러 와서 이것저것 주워 담아 한 보따리 싸가려는 것처럼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엄청난 요구를 많이 내놓은 형국”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나도 원내총무를 할 때 상대 당 원내총무와 다 합의했는데 그쪽에서 ‘잠깐 기다리라, 전화하고 오겠다’며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서는 다음날 합의를 백지로 돌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며 “여러분도 합의가 깨졌다고 졸속이라고 너무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홍 원내대표에게 힘과 뜻을 모아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6일 오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공식 임명해 당·청 관계를 더욱 어색하게 만든 것과 동시에 박희태·홍준표 두 대표를 더욱 곤경 속으로 몰아넣었다. 청와대는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는 10일 이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해야 하고, 만일 이를 행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장관을 단독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원칙’을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나가도 너무 나간 면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이번에 이 대통령이 실망과 동시에 화가 많이 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안보 라인에 상당한 구멍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국정원은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이해가 안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기강을 다잡고 일을 좀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질책한 바 있다. 또한, 독도문제를 계기로 외교 라인에 문제점이 드러나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책할 일이 있으면 즉시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같은 날 이 대통령이 “사건만 터지면 그때그때마다 인책을 해야 하느냐”며 문책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난감한 처지가 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홍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의중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낭패를 보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구속된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으로부터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도 홍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어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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