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지켜본 대부분의 시민들은 TV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부러움과 함께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그 대리만족을 재테크를 통해 풀어보자. 비록, 명예도 스포트라이트도 없지만, 내 통장에 하나하나 늘어나는 자산을 보면, 금메달을 딴 선수 못지 않게 뿌듯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0.25% 올리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인상해, 지금 시점이 최적의 재테크 전략을 마련할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반면, 은행 빚을 떠안고 있는 대출자들은 고금리 행진에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야 할 처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재테크 전략, 그 내용을 알아봤다. # 직장인 나예금 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년 만기 예금에 3000만 원을 넣어둔 것이 이달 말에 끝나기 때문. 지난달까지만 해도, 몇 푼 안 되는 이자율로 만기예금에 다시 투자를 해야 하나, 아니면 다른 금융상품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명확한 확신이 생겼다는 것. 나 씨는 “앞으로 기준금리가 또 인상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예금 이자율이 올라간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금융시장을 보고 은행 예금을 선택할지, 펀드에 넣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직장인 성울상 씨는 최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은행 대출을 받고 난생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했지만, 기쁨도 잠시. 연일 오르는 대출 금리에 급여의 절반 가까이를 은행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을 하기 전에는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휴가철이면 해외여행도 다니곤 했지만, 이제는 가까운 계곡에 가는 일조차도 벅차다. 특히, 매달 받는 월급으로 기름 값을 내고 대출 금리를 갚고 나면, 말 그대로 빈털터리가 된다는 것. 여기에 기준금리마저 인상돼 향후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뻔한 일. 성 씨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차라리 집을 팔고 싶지만 그것조차 여의치 않다”고 울먹였다.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연 5%에서 연 5.25%로 올리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표정도 다양하다. 우선,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0.1~0.4%포인트 인상하면서 예·적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웃는 반면, 은행 빚을 떠안고 있는 대출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자 생활자들은 예·적금 이자율이 높은 은행을 꼼꼼히 따져 선택하고, 주택대출자들은 펀드를 깨서라도 가급적 빚을 빨리 처리하는 게 좋다며, 양측 모두 재테크 포트폴리오드를 새롭게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재테크 포트폴리오는 어떤 모습일까? ■ 연 7%대 특판 예금을 노려라 우선, 재테크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기준 금리를 또 올릴 경우 자칫 경기가 침체의 골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유가 급등과 같은 돌발변수가 없는 한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현재의 금리 수준이 고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적금 운용은 금리가 높은 편인 만기 1년짜리 특판 예금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1년짜리 특판 예금 금리는 연 7%에 육박한다. 기업은행의 한 PB팀장은 “향후 금리가 오른다 해도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다”며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연 5% 안팎)에 들어 있던 자금 일부를 1년짜리 특판예금으로 옮겨 타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한 PB센터장도 “추가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1년짜리 여유자금을 3개월씩 짧게 끊어서 굴리겠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1년짜리와 단기 상품의 금리 차가 최대 1%포인트 차이가 난다”면서 “1년 이상 가입해야 세금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푼돈을 들여 목돈을 만들어야 하는 일반인들은 적립식 펀드가 답이지만,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공성율 팀장은 “증시가 여전히 불안하지만 고점에서 상당히 내려온 상황인 만큼 3년 이상 시간 여유를 두고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적립식 펀드에 들어갈 만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방배센터 송재원 팀장 역시 “이제는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도 될 상황인 것 같다”며 “주식형 펀드에 목돈을 넣기에는 이른 시점이고, ELS나 적립식 펀드 위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시가 시들하고 금리는 오르면서 한때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잊혀졌던 은행 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각 은행들은 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씩 올리며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정기적금도 인기다. 국민은행은 ‘가족사랑 자유적금’ 3년 만기 최고 금리를 연 6.15%로, 신한은행은 ‘희망 愛너지 적금’ 금리를 연 6.30%로, 농협은 ‘사랑애(愛) 적금’ 금리를 연 6.75%로 각각 0.3%포인트씩 높였고, 우리은행은 연 5.6%로 0.2%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힘입어 적금 상품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휴가철이 끝나면 마케팅 행사를 실시해 3년 만기 상품의 경우 연 7% 이상까지 금리를 지급할 계획을 세워 놨다. 신한은행의 관계자는 “적금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휴가철이 끝나면 가입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대출자, 다 울었으면 이자 갚기 나서라 반면, 대출자들은 울상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눈물만 글썽일 수는 없는 일. 울 거 다 울었다면, 펀드·예금·적금 등을 해지하고 이자 갚기부터 나서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을 받고 있다면 소액이라도 갚아서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충고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조금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익이 난 펀드를 환매하거나 적금 등을 깨서 빚부터 갚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빚을 갚을 때는 이자가 비싼 고금리 대출과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 대출을 먼저 갚는 게 유리하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새로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덜한 고정금리형 대출 상품이나 금리상한형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다만,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다음번 금리 인상을 점치기 어려운데다 경제 침체가 계속된다면 통화 정책 방향이 정반대로 바뀌어 오히려 금리 인하 조치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조기상환수수료(대출액의 0.5~1.5%)나 근저당설정비(대출액의 0.6~0.8%) 등 갈아타기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득실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내 돈 어디에 넣을까… 재테크 강좌 봇물 한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재테크 강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가을학기에 앞서 ‘1000원 특강’, ‘5000원 강좌’ 등을 마련했다. 1000원 특강은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 ‘황금희의 명품 피부 만드는 뷰티 씨크릿 레시피’, ‘풍수 인테리어’, ‘주선희의 인상학’ 등으로 구성되며,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본점·영등포점·잠실점 등에서 열린다. 5000원 강좌는 ‘강창균의 국내외 펀드 환매전략’,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 ‘원금 손실 없는 펀드·부동산 전략’ 등 재테크에 관한 내용으로, 21일부터 28일까지 본점에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도 ‘공짜 특강 1만1000명 초대’라는 이름으로 가을학기 정규강좌에 앞서 강의를 무료로 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재테크 강의 등 다양한 무료강좌를 진행한다. 동양종금증권 금융센터 종로5가지점에서는 이달 29일까지 매일 두 시간씩 주식·선물 옵션 관련 매매전략에 대한 강의와 함께 참가자들에 대해 재테크 상담 및 개인별 투자성향에 맞는 투자방식을 알려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우증권 의정부지점도 이달 20일 한국마사회 강남지점에서 문화교실 회원들을 대상으로 재테크 강의를 진행한다. ‘효율적인 자산관리 및 투자의 이해’와 ‘사주 및 풍수 인테리어’라는 주제로 대우증권 VIP 담당 김용태 차장과 풍수 전문가 주석동 강사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