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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자통법 앞두고 신규채용 ‘봇물’

“금융시장 어렵다” 무색… M&A 바람 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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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0호 성승제⁄ 2008.08.19 16:38:57

은행과 증권사 등이 올 하반기 신규 직원 채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근의 경기둔화로 향후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수년 간 매년 1조~2조 원의 순익을 낸 은행들이 고용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 2월 시행예정인 자금시장통합법(자통법)을 앞두고 해외 대형 은행들이 국내에 들어온다는 시나리오를 감안하면, 인수합병(M&A)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이 신규인력을 대거 모집하는 움직임은 국내 실업자가 연일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M&A 바람을 노리는 일종의 카드 전략으로 나온다면, 향후 5년 후 또 다시 금융권에 엄청난 실업자가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 은행…자통법 대비, 사회적 책임 의식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30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 230여 명보다 늘어난 숫자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는 신입 직원을 선발하지 않았다. 국민은행 인사 담당자는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신규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상반기에 공채를 하지 않은 점과 리딩 뱅크라는 위상 등을 감안해 300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가계금융 직군 200명을 선발하는데 이어, 9월에는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종합직 인력을 100명 선발한다. 하나은행의 올해 연간 채용 인력은 작년(343명)보다 200명 가량 많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년보다 직원을 더 많이 뽑기로 했다”며 “특히 올해 점포를 41개 신설할 예정이어서 영업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9월께 공고를 내고 신입직원 2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최근 HSBC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진 외환은행도 100명 이내에서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각각 76명, 74명을 채용했다. 기업은행은 작년 하반기에 214명을 채용했으나, 올 하반기에는 3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작년 하반기에 220명과 200명을 각각 뽑은 신한은행과 농협은 조만간 공채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인력 수급 상황을 점검한 뒤 9월부터 공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의 인사 담당자는 “경제적인 상황, 내부 경영여건, 일자리 창출 등 고려할 변수들이 많다”면서 “8월 이후 채용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 M&A 대비 하반기 채용문 활짝 시중은행과 함께, 증권사들도 하반기 채용문을 활짝 연다. 최근 문을 연 신생 증권사부터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대형 증권사까지 갈 곳은 다양하다. 우선, 삼성증권은 내달부터 삼성그룹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작년과 비슷한 300명 규모의 신규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경력직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200여 명을 연중 수시 모집 중이다. 특히, 자통법을 대비해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 채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종상품 개발 인력, 글로벌 선진금융기관 근무 경력자 등을 위주로 뽑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지난해의 350여 명보다 조금 적은 200여 명의 신입과 100여 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신입·경력사원 150여 명을 이미 뽑았고, 하반기에는 어떤 부문을 얼마나 뽑을지 인력수요를 조사 중이다. 투자은행(IB) 인력 양성을 위한 자체 교육사원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지난 4월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부문 인력을 각각 30명, 40명씩 확충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신입·경력사원을 71명 채용했고, 50명 가량을 뽑는 하반기 신입·경력사원 채용을 이미 진행 중이다. 작년에 신규채용을 30명, 경력직 채용을 140명 한 것과 비교해 올해 채용은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력직 사원 채용은 투자은행 쪽 트레이딩, 자산관리 영업, 퇴직연금 쪽 인력에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에 100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미래에셋증권은 10월에 10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더 뽑는다. 지점 확장과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우수인력을 미리 채용한다는 명목 아래 작년 하반기에 신입사원 250명, 경력직원 300명을 뽑아 인력을 대폭 확충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작년 하반기에 77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올해는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위주의 채용을 진행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소폭 줄일 계획이며, 한화증권은 오는 12월 3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신입공채의 경우 금융공학 등 특수분야에 대한 수요가 있고, CFA 등 금융자격증을 보유한 직원들을 우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설 증권사들도 경쟁적으로 사람을 뽑는다. IBK투자증권은 신입사원 26명을 포함해 200명을 뽑았고, 연말에 공채를 해 내년 3월까지 300명 선으로 인력을 추가 확충할 예정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내달 초까지 20명을 추가로 채용해 연말까지 인력을 100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LIG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5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신설사인 만큼 경력직 위주로 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신입사원 채용도 고려 중이다.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는 내년 상반기쯤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신규채용 봇물의 배경을 보면) 해외 대형 금융사들이 보다 편리하게 국내에 진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국내 금융사를 상대로 M&A 제의를 해올 것은 뻔한 일”이라며 “가급적 인력을 많이 채용해 대형화된 것처럼 보이기 위한 전략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장은 인력 채용이 봇물을 이뤄 실업자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향후 5년 간 M&A가 마무리되면 많은 인력이 또다시 명예퇴직을 당하거나 실업자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대비책도 정부 차원에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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