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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딱딱한 이미지 를 벗어라”

사내에 다양한 문화시설 구축…직원들 氣 살리기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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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1호 성승제⁄ 2008.08.26 15:52:10

경제, 그 중에서 금융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어렵고 딱딱하고 보수적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처럼 금융이 딱딱하다는 인식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선, 금융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금융은 사실상 돈을 뜻한다. 그만큼 사람들과 밀접할 수밖에 없고 또 실수가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금융이 가볍고 쉽게 느껴진다면, 그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고정관점도 한 몫을 했을 것. 하지만, 고정관념이란 깨기 위해 존재하고, 시간이 흐르면 바뀌기 마련. 아직은 미미하지만, 금융이 변화하고 있다. 좀 더 시민에게 다가가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다양한 문화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관으로 말이다. 먼저, 외환은행은 서울시 을지로 명동 본점 주변에 야외무대와 공원을 조성해 명동을 찾는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실상, 명동은 서울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다. 하지만, 대학로에 마로니에 공원, 종로에 탑골공원과 같은 대표적인 공원이 있지만, 이 지역은 휴식공간이 부족해 쇼핑을 하거나 시내를 구경하는 외국인들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녹색 잔디와 세련된 삼각형의 벤치 등을 마련해 명동에서 쇼핑한 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명소로 구축했다. 특히, 야외무대에서는 올해부터 명동축제 공연, 북한동포 돕기 ‘미안하다 동포야’ 캠페인, 진에어 CI 선포행사, YMCA 독도사랑 캠페인 등 각종 공연들이 진행돼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은 본사 19층에 있는 딜링룸을 2층으로 옮기고 시민들이 둘러볼 수 있는 견학 장소로 만들 예정이다. 이곳에는 원·달러 거래, 파생상품 거래, 유가증권 거래 등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최첨단 장비로 교체돼 초현대식 딜링룸으로 개조될 예정이며, 딜링룸과 복도 사이에는 매직글라스를 설치, 딜러들이 직접 거래하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딜링룸은 오는 10월 말까지 100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새롭게 단장되며, 11월 초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될 방침이다. 국책기관인 산업은행 역시 여의도 본점 옆 회화공원에서 매년 인근 직장인과 지역주민을 상대로 야외음악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에 ‘u bank kdb와 함께하는 空·間·#樹 음악회’ 봄 시즌 공연을 총 3회에 걸쳐 개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공간·숲·물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한낮의 야외축제’를 주제로, 포크·퓨전국악·남미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본사 로비에 청소년 등을 초청해 미술전시회와 조각전시회·그림전시회 등을 열고 있으며, 1박2일 동안 박물관도 같이 견학하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까지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 하면 다소 어렵고 무거운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향이 높다”며 “앞으로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직원이 편안해야 고객도 편안하다… 직원과의 소통법 부터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이 시민들과 소통하는 마케팅을 구축한다면, 하나은행과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직원들 기 살리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 그대로 직원들이 고객과 직접적인 대면하여 마주하는 만큼 ‘직원이 편해야 고객도 편하다’는 이색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먼저, 현대카드는 딱딱하고 답답한 본사 이미지를 새로운 문화 체험 공간으로 바꾸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풍경으로 고객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고, 아울러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본사 로비. 지금까지 기업 로비는 건물 내에서 ‘가장 엄숙하고 웅장한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벗고 로비 한가운데에 인조잔디와 탁구대, 게이트볼 등을 비치했다. 이 때문에 처음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그냥 보여주기 위한 방편일 것이라는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그러나, 점심시간이 되면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탁구와 게이트볼을 하고, 또 로비 한 켠에 비치된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현대카드는 다르다’는 인식이 들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2미터가 넘는 크기의 LED 설치작품이 비치돼 있어 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 앞에는 미우로(Miuro)라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며 혼자 이리저리 춤을 추며 놀고 있다고 한다. 또, 대형 볼(Bowl)에는 사과·바나나·오렌지 등이 담겨 있어 직원 누구나 맘껏 먹을 수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근원적 경쟁력은 ‘정교한 과학’ 뿐만이 아니라 ‘자유롭고 역동적인 특유의 기업문화’”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직원들과의 소통법은 어떨까? 먼저, 사옥 11층에 올라가면, 사장실과 함께 대회의실·중회의실·화상회의실 등 각종 회의실이 자리 잡고 있다. 첨단 멀티미디어 환경을 지원하는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회의실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화상회의실. 전 세계 어디와도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킹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특히, 대회의실은 2006년 세계적 기업 GE 머니의 아시아 사장단 33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마케팅을 전수받으러 와 한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획일적인 주간회의 방식을 벗어나 짧고 간단하게 2~3개의 안건만을 정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함께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포커스 미팅 전날 참석자들에게 전달되는 회의 자료는 5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자료에는 회의 주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이 있을 뿐이다. 구체적인 결론은 언제나 치열한 논쟁 끝에 도출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회의시 좌석배치 역시 자유롭다. 흔히 말하는 ‘상석’ 개념에 입각한 ‘서열식 자리배치 공식’은 이 기업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자유롭지만 매사에 정확한 시스템이 지금의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만들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나은행 역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서울 을지로 본점 지하에 당구와 각종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기계 등을 마련했다. 또, 커피숍과 헬스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사내에 필요한 워크숍이나 간단한 업무도 가능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업계 4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이유는 모두 임직원들의 노력 때문”이라며 “고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부터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이색 문화 시스템 덕분에 결국 고객들을 만나는데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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