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호 김진의⁄ 2008.09.02 16:43:59
“이명박 정부는 국토를 재창조하고 전국에 물길을 살리고 하천 지천을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대판 치산치수를 해야 한다. 나는 그 이름이 운하든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하며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고 국운융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이 본격적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총대를 멨다. 이와 관련, 지난 총선에서 이 전 의원을 낙선시키고 당선된 문국현 의원이 검찰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마당에, 문 의원이 구속될 경우 이 전 의원은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금배지를 달고 본격적으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총대를 멜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역대 대통령은 재임 중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의 치적으로 삼는 전통이 있다면서, 역대 대통령들이 고속도로룰 비롯 고속철도, 영종도 국제공항을 예로 들었듯이, 이 대통령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역대 치적으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고 있어 섣불리 포기하지 않고 있다. ■ MB 정부, 국토 재창조 위해 물길만 살길? 여기에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중심으로 8월에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을 구성하려는 움직임까지 일면서 일부 개신교 단체들이 대운하 바람 띄우기에 나서 지금 이 대통령과 불교계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하나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에서 건국 60년 기념으로 ‘저탄소 녹색성장론’을 제시한 것과 맞물리는 시점이어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다시 시동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 사업 민영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밝힌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의 물밑 작업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수도 사업 민영화는 야당을 비롯하여 환경단체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수도산업 구조 개편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 진출의 포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수도 사업을 민영화한 후 이들 대기업들로 하여금 치수사업 명목으로 대운하의 삽을 뜰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의원은 미국에 체류 중이면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위해 정계를 비롯하여 재계 등 다방면으로 접촉, 대운하를 순수 외국자본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의원 측은 국민이 우려하는 국민혈세 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한편 외자를 끌어들여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의 부흥에도 이바지함으로써 제 2의 뉴딜정책이 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가 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20년 두 배로 늘어날 물류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비를 17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중 60~70%를 공사과정에서 수거할 모래와 자갈을 되팔아 충당하고 나머지 비용은 민자로 거둬들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운하에 건설될 댐들이 홍수를 조절하고 수질 보호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전 의원 측은 외국자본의 유입과 관련, 미국 투자자본과 함께 중동 오일 달러의 유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자본의 관리 및 유치에는 산업은행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내년에 민영화되는 산업은행은 투자은행으로 변모, 미국의 론스타 등의 투기자본으로 모색하고 있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운하는 녹색성장의 지름길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재오 전 의원이 이 대통령도 미룬 ‘한반도 대운하’건설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을 비롯한 사회단체에서는 이 전 의원이 ‘한반도 대운하’를 통해 정치를 재개하는 한편, 다음 대권 도전의 물꼬를 트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의원의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움직임은 우리나라에 또 다시 하나의 세 대결의 장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 측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침체기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의 ‘전후방효과’를 유발해 한국 경제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전 의원 측의 이 같은 이유는 전액 순수 외자 유치를 통해 대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외자가 한국에 상륙하고 건설을 위한 대가로 고용창출이 유발돼 실업난을 해결하면서 건설경기의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외국 찬탈에 대해 이 전 의원 측은 땅이란 물건은 한국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자본이 떠난 후에도 대한민국 자산이므로 국부 유출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나섰다. 특히, 이 전 의원 측은 외자에 의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 사업에 대해 삼성, LG, SK 등 일부 대기업들이 대운하 건설업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게 되어 지난 70년대에 일었던 오일 달러의 품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에서 발표한 ‘녹색성장’비전이 대운하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 한 초선의원은 “녹색성장에 무엇을 채울지가 고민”이라며 “에너지 IT, BT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국토이용면에서 그런(대운하 같은) 아이템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대운하 고려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민주당 및 환경 관련 단체들은 녹색성장과 대운하 건설과의 관련성을 강하게 경계했다. 임준하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녹색성장 개념이 명확치 않지만 그것도(대운하) 포함될 수 있고, 관련성이 충분하다”며 “대운하는 아직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녹색과 성장은 서로 배치된 개념으로 ‘녹색성장’ 자체의 개념이 명확치 않은 만큼 컨셉트에 따라 내용의 차이는 클 것”이라며 “치수사업, 물부족 국가로 인한 댐 건설 등을 해결한다면서 대운하를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야당·환경단체, 부동산 외국 찬탈 시작 대운하 추진을 적극 지지해온 보수단체가 8월 중 대운하 추진 결의문 채택과 함께 대운하홍보단을 발족키로 한데다 대운하 추진을 담당해온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이 단체의 창립행사에서 국정방향에 대해 비공개 강의를 하는 등 대운하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그럴 줄 알았다”, “양치기 소년만도 못하다”는 등 맹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의 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한미 쇠고기 재협상이 성공하고, 추 비서관의 종교 단체 이용, 대운하 추진 등의 움직임에 대해 ‘제2의 촛불집회’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운하 재추진은 개신교와 불교계 간의 종교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제2 십자군 전쟁’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을 전폭 교체한데 이어 비서진도 교체할 예정이어서, 종교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는 목사 출신인 추부길 홍보비서관이 경질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 비선관은 그 동안 비공식 활동을 통해 종교적 갈등을 부추켜 종교계의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대구·구미 등 내륙도시는 낙동강 대운하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영남권 단독으로 주민투표에 붙여 찬반 의견을 물어 추진하게 되면 또다시 한반도는 지역 분할 국면을 맞게 된다. 이와 관련, 새물결국민운동(중앙회장 김용래)은 지난 6월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속리산유스타운에서 전국 시·도본부 임원진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대운하 추진에 적극 나섰다. 이들은 올해 사업계획안을 통해 8월 중 대운하사업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대운하사업홍보단 발족식을 갖기로 하는 등 이 대통령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한반도 대운하사업의 본격 추진을 적극 촉구할 방침이다. 또 8월 중 16개 도본부별 홍보단 발족, 물길잇기 사업 홍보책자 발간 배포, 물길잇기 홍보 영화상영, 물길잇기 사업촉구 서명운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 개신교 이용, 여론수렴 나섰다 한편,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4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반대 여론과 관련, “꼭 운하로만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치수나 수질 문제 등으로 강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 비서관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끝내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대운하 추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다른 방법으로 할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대답했다. 그는 “운하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지금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데 국민적 설득과 홍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국민여론은 얼마든지 호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그 동안 ‘선거’라는 특수한 정치 이벤트가 있었고 우리 측에서도 이 문제가 정치쟁점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운하 찬성론자들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반대론자들만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고 그러다 보니 잘못된 것들이 국민들에게 많이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추 비서관은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뒤 한반도 대운하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청와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민간 업체들의 사업제안서도 여론 수렴 뒤 취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동안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유지해 온 ‘한반도 대운하 문제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하겠다’는 점은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다”면서 “국정과제 보고회에서 대운하 문제가 빠진 것은 민생문제, 규제개혁 관련 보고회라 그랬지 대운하를 안 한다거나 혼선이 있어서 뺀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민 여론수렴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 홍보기획비서관실에서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정해져서 어떤 기구가 출범하면 그 기구에서 여론수렴을 하게 된다”면서 “전문가들이 모여 ‘정치적 토론회’ 말고 ‘기술적 토론회’를 많이 해서 반대론자, 찬성론자들의 논리를 조정하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청와대 직속으로 ‘한반도 대운하TF’를 두는 문제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기구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기구를 통해서 할지, 민간단체로 할지, 대통령 직속이나 총리 직속 위원회로 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지금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국민 여론수렴 시기에 대해서는 “5월 중순부터 의견수렴 단계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최소한 두세 달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라면서 “의견수렴이 되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아직 덜 됐다’고 하면 그 기간이 연장되는 것인데, 지금 목표를 두고 달려가진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민간 업체들의 사업제안서 수렴 시기에 대해서는 “민간 컨소시엄에서 5월 중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면서 “여론수렴을 거친 뒤 민간에서 제안서를 제출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여론수렴 뒤 사업계획 검토 수순을 밟을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의견수렴이 안 된 상태에서 사업제안서가 오면 또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 전에 의견 수렴을 먼저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이번주가 지나면 어떤 방식으로 국민 여론수렴을 할지에 대한 윤곽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안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특별법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 기간을 정해 놓고 몇 달, 몇 년 만에 끝내는 게 아니라면 현재의 법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약 한강·낙동강의 강 치수를 중심으로 하면 특별법 없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언론들은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야당과 환경단체, 불교계 등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그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지난 총선에서 이 전 의원 등 대운하 전도사 3인방이 낙마한 것은 대운하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끝난 것이라며 미련을 버리고 좀 더 자숙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