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멍(hole)에 공을 집어넣기 위해 골퍼가 온갖 재주와 방법을 동원하여 성취해내는 과정의 게임이다. 이런 일련의 그린에 있는 홀 공략하기는 마치 인간의 섹스의 과정과 유사하다. 전희와 애무가 아무리 좋아도 자물쇠가 열리지 않으면 애를 태우는 것과 같이, 골프에서도 아무리 장타를 치고 아이언을 그림처럼 쳐서 그린 온을 시켜도 그린에서 퍼트한 볼이 홀에 들어가지 않으면 공격과정의 의미가 퇴색해버린다. 골프의 ‘구녁’은 한국말 사투리이고, 영어로는 홀(hole)이다. 이 구멍은 직경 4¼인치로 약 11cm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108mm인데, 요사스러운 마귀할머니가 되었다가 어떤 때는 요술공주가 되기도 한다. 골프는 10.8cm의 홀 안에 4.26cm의 공을 집어넣는 게임이다. 이 구멍에 공을 넣는데 얼마나 어려운 번뇌의 과정이 있었던지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와 홀의 108mm는 서로 잘 어울린다. 이 구멍은 성인의 손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인데, 깊이는 4인치이고 쇠 토관이 박혀 있어 홀 주위가 망가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린의 구멍은 한번 그린 커터로 뚫어 만들어 놓으면 하루에 최저 200명 이상의 골퍼가 손을 구멍에 넣었다가 빼거나 주위에서 컨시드를 받아 다음 홀로 이동하는데, 홀 안에는 토관이 있지만 손상되기 쉬우니 각별히 주의를 해야 다른 골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인간이나 골퍼나 홀에 집어넣는 일은 쉽지 않아 요령과 기술이 필요하다. 홀에 집어넣는 길은 오직 정면으로만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구멍은 뚫려 있으면 온통 전체가 들어 갈 수 있는 문이다.그렇지만 이 구멍은 쉽게 호락호락 문을 열지 않고, 돌려서 뱉어버리고, 받아들이는 척 하다가 옆으로 빼버린다. 때로는 골퍼들의 눈을 속이기도 하고, 착시현상을 유도하여 슬쩍 피하기도 한다. 자, 그러면 어떻게 이 구멍을 공략할까? 정답은 구멍의 습성과 들어가는 문을 파악하는 것이다. 제일 쉬운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정면(straight)돌파다. 브레이크가 없고 오르막이나 평지일 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똑바로 겨냥해서 조금 강하게 치면 틀림없이 들어간다. 두 번째는 뒷문인데, 특히 심한 오르막 퍼트시 구멍의 뒷벽을 쳐서 집어넣는 방법(back attack)이며 똑바로 강하게 쳐야 한다. 세 번째가 9시나 3시 방향, 다시 말해 구멍의 남·북 방향으로 공을 집어넣는 방법인데, 내리막 퍼트시 브레이크를 이용해서 공의 힘을 죽이고 마지막 단계에서 비실비실하게 공이 들어가게 하는 비실 퍼트(dying putt)이다. 네 번째는 덩크 샷으로로 홀인원같이 위에서 내리꽂아 집어넣는 퍼트로, 스카이 문(sky door)을 이용하는 것이다. 108mm의 홀 안에 볼을 무조건 넣는다고 생각하면 퍼트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홀을 크고 넓게 보고 상황에 따라 공략하는 방법이 원 퍼트로 마무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퍼트에는 방법(method)도 없고, 정해진 형태(style)도 없다”는 스코틀랜드의 골프 명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저 편한 대로 잡고, 편한 대로 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다. 퍼트는 매우 단순한 동작이고, 메커니즘은 진자운동과 같다. 퍼트의 자세와 퍼터는 골퍼마다 제각기 고유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 홀에 공을 집어넣을 때는 강약의 조절을 잘하여 부드럽게 하되 때로는 강하게도 쳐주어야 한다. 특히 짧은 퍼트가 유난히 안 되는 날, 짧게 끊어 치는 때리는 퍼트를 시도해 보라. 퍼팅 매뉴얼에 의하면, 퍼트는 때리지 말고 부드럽게 밀어주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이 100%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 느린 그린이나 짧은 1.5m 거리에서는 밀어주는 것보다는 홀을 향해 때려주어야 공이 똑바로 홀을 향해 간다. 약하면 홀 앞에서 정지하거나 방향을 틀어버리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이런 모든 것들이 구멍에 잘 넣을 수 있는 요령과 방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