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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안보환경 ‘빨간불’

‘한반도 안보지수’ 기준점 이하 추락…한국사회 분열, 남북관계, 4강외교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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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8호 김대희⁄ 2008.10.14 15:09:20

스스로 옳다고 믿고 실천해야 한다는 정의감이 사실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과 이를 보장하는 ‘법과 질서’를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것이 국제사회의 시각에 ‘아노미’로 비쳐 국가위기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국가의 안보환경은 기업을 경영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는 한반도의 정치·경제 및 현재와 미래의 안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한반도 안보지수를 만들었다.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 경제안보 상황도 극히 불안하다. 북한·미국·일본과의 관계가 모두 나빠졌고, 한국사회의 내부 분열도 위험수위다. 우리 경제는 지정학적 안보상황이 악영향을 주고 실물경제에 곧바로 반영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한반도의 경제안보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반도 안보를 나타내는 지수는 1년 반 만에 기준점(50) 이하로 추락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8년 3분기 한반도 안보지수(KPSI)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종합현재지수가 전분기(51.23)보다 4.85포인트 하락한 46.38로 나타났다. 종합지수가 기준점인 50 이하로 떨어진 적은 2007년 1분기(49.15)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작년 4분기에 53.76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1분기 51.67, 2분기 51.23으로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 안보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호전, 그 이하는 악화를 의미한다. 한반도 안보지수는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4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수화한 수치다. 연구소는 “지수가 기준점(50) 아래로 하락했다는 것은 안보환경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며 “국내외 전문가들이 현 경제안보 상황을 2006년 10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로 가장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50 이하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한일 관계가 67.99에서 28.82로 급락했고, 남북 관계 역시 30.36에서 28.47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전문가들은 현재의 안보상황이 악화된 데에는 주변 상황보다 한국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변수는 39.98로 평가되어 타 국가 변수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2006년 하반기 북한의 핵실험 당시 북한변수가 36.25, 미국변수가 39.67로 평가됐는데,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한일 관계 세부 항목에서도 일본 리더층의 대(對)한국 인식은 70.12에서 35.07로, 일본 언론의 대한국 인식은 67.19에서 44.44로 하락했다.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된 항목은 ‘북미 관계 진전 정도(64.93)’이며,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된 항목은 ‘남북한 당국 간 관계(26.39)’이다. 미국의 대북 압박조치 강화 가능성(63.89)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북미 관계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을 평가하는 한국변수는 한반도 경제안보상황을 결정짓는 6개국 변수들 중 가장 비관적 요인으로 평가됐으며, 한국의 대일본, 대북한 관계 악화가 한국변수를 비관적으로 평가받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정치·사회적 안정성, 경제적 안정성 등 내부 상황도 큰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는데, 한국 사회의 분열이 일본의 우경화와 북한 체제의 불안정보다 현재 한반도 안보에 더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주목할 대목이다. 설문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독도 문제로 불거진 한국 국민의 저항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평가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대내적인 불안정성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촛불시위 이후 한국의 정치·사회적 안정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남북 관계는 대화 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채 금강산 관광객 피격이라는 대형 악재로 개선의 여지마저 사라진 듯했다. 이후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신변이상설이 있으나 후계구도를 둘러싼 특별한 권력 갈등이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사회적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난과 그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해석했다. 군사적 안정성은 49.40(2008. 2/4)→49.31(2008. 3/4)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72.62(2분기)로 최고조에 오르며 훈훈했던 한미 관계는 3분기에 52.43으로 떨어졌다. 연구소는 “한미 관계가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또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치·사회적 안정성이 촛불시위로 47.56에서 32.86으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남북 당국 간 관계(26.36), 남북 간 교류 및 경제협력의 추세(30.21) 등도 여전히 비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편, 더욱 심각한 문제는 총체적 안보불안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4분기 한반도 안보를 예측하는 종합예측지수는 51.33에서 47.37로 낮아져 미래안보환경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종합현재지수는 2006년 하반기(40.64), 종합예측지수는 작년 1분기(41.03) 이후로 가장 낮았다. 안보환경이 계속 불안을 등에 업고 가는 까닭은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됐고,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남-북-미 간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미 대선에서 이슈화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 日 독도 문제…中 올림픽 버블 붕괴 여파 우려 한국 사회는 글로벌 체제를 경험한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간에 커다란 인식차가 존재했다. 이로 인해 하나의 사안을 두고 글로벌 체제를 경험한 집단은 글로벌 체제를 근거로 상황을 판단하고 이에 따른 주장을 펼치는 반면, 글로벌 체제를 경험하지 못한 집단은 이에 대한 거부감과 상반되는 견해로 인해 점점 갈등의 폭이 커지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계속할 것으로 판단됐으며, 노골적으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일본이 단순히 한국과의 관계를 넘어 대동북아 안보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에 이어 한국령인 이어도까지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도 한국이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변수는 올림픽을 계기로 재차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변수는 지난 2/4분기에 49.59를 기록해 지난 2년 반 동안 유지해 온 강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3/4분기 조사결과 52.35로 재반등했다. 중국변수의 상승세는 한국을 제외한 여타 5개국과의 관계 개선 변화 때문이며, 한중 관계는 앞으로 우려되는 상황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의 정치·사회적 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해 대외적으로 위상을 과시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내부의 정치·사회적 안정성을 47.92로 비관적으로 평가해 올림픽 버블 붕괴에 대한 여파가 한국에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 한반도 경제안보에서 러시아 위치 급등 최근 한반도 경제안보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기존의 ‘상호 보완적인 건설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키로 합의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취임 이후 7개월여 만에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과의 관계설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미국과는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 일본과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의 신시대 개척’, 중국 및 러시아와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등으로 모두 이전의 정부에 비해 한 단계 진전된 관계를 구축했다. 한러 정상의 합의로 지금까지 경제와 문화 등에 초점이 맞춰졌던 양국 관계가 앞으로는 정치·군사·외교·안보 등 민감한 분야로까지 교류의 폭과 깊이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양국 간의 관계 격상은 경제적 실리 차원을 넘어 한반도 주변의 전반적 정세를 염두에 둔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져 향후 남북 관계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상 전략적 관계로의 격상은 협력 의제가 양자차원에서 지역 및 세계로 다양화되고, 협력 범위도 경제 이외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며, 고위급 대화가 정례화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미국 간의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에 합의했다. 이는 양국 관계를 기존의 안보 분야뿐 아니라 정치·경제·외교·문화 등 양자 간의 전반적 관계로 확대 심화하고, 지역적으로도 한반도에 국한된 상호 방위조약이 아니라 동북아 및 다자 질서, 국제 안보를 포함한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단계로 발전시켜 양국 간 다층적·포괄적 동맹관계를 구축하자는 게 골자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과거보다는 미래의 한일 관계 비전을 중시하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의 신시대 개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5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지난 1992년 8월 수교 당시 경제·통상 분야에서 출발하여 1998년 ‘21세기 협력 동반자 관계’와 2000년 ‘전면적 협력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합의를 거쳐 외교·안보·경제·사회·문화·지역 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확대·발전돼 왔으나 전략적 단계로까지 진입하지는 못했던 한·중 관계의 획기적인 변화였다.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의 출범 초기 4강 외교가 일단락됐다. 여전히 불확실한 대목이 적잖은 미국·일본·중국과의 관계에 비해 한러 관계는 상대적으로 순항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는 두 나라 사이에 직접적인 안보 이익 충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이제 전략적 동반자에 상응하는 실질 협력을 이뤄 나갈 때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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