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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위기는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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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8호 김진의⁄ 2008.10.14 15:12:35

‘1928년 처음 발행된 행운의 2달러 지폐는 유명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1960년에 상류사회라는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프랭크 시나트라로부터 선물받은 후 모나코 왕비가 되자 행운을 가져다주는 지폐로 사랑받아 왔다.’ 제2 외환위기로 치닫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지갑 속에 간직하고 있는 ‘행운의 2달러 모으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98년 IMF 신탁통치 때 ‘금 모으기’로 IMF 굴욕을 극복했듯이, 우리 국민은 외환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금융위기 때문에 달러를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르고,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도 좀 있는 같고 일부 사람도 있다며,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의 욕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위기상황에 투기적 요인이 일부 작용했다는 판단에서 이 대통령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 기업들의 달러 사재기를 경고하는 한편, 금고에 쌓인 달러들을 시장으로 끌어내도록 압박, 기업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강만수 재정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최고경영자 시절 경험담을 소개하며 “경영자들이 달러를 내놓지 않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사람들이 달러를 내놓을 수밖에 없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달러 모으기 정신으로 위기 탈출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재정부 관리들은 직접 기업을 찾아가 수출기업자금 담당자들을 만나 달러 매도를 요청하기에 나섰다. 달러를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삼성전자는 최근 상당한 규모의 달러를 팔아 환율 진정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기업이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 나가면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을 과민반응 상태로 보고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을 찾아 정부가 대응하면 충분히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재향군인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두려워할 만한 근본적인 이유가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뉴딜 정책을 추진해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취임사를 인용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1997년 위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위기에 대한 면역력도 생겼지만, 다른 한편으론 막연한 불안감도 커진 것 같다”며 국민적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정부·기업이 함께 동참하는 일명 ‘MB 뉴딜정책’으로 난국을 헤쳐 나아가 좌우로 갈라진 한국 사회를 통합한다는 복안이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행운의 2달러 모으기’에 이어, 직접 매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일명‘노변담화’를 통해 국민과 의사소통을 하고 민의를 탐지해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13일부터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매주 월요일 출근시간대에 7~10분간 정책홍보에 나섰다. 라디오 연설은 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때 있었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노변담화’에서 착안한 것으로,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얻고,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일반 가정까지 파고들고 있으며, 정치권도 이명박 정부의 초기 내각으로는 난국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어, 이 대통령의 자신 있는 금융위기 해결책에 함께 동참할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야당에서는 강만수 체제를 갖고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은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고 있으며, 여당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 거국내각 구성, 상생정치 요망 따라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 대통령이 위기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야당이 제안한 거국내각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대한민국호는 침몰에서 상승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파행정국을 헤치고 상생의 정치를 펴기 위해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의했지만 한나라당 내 의견 대립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투기적 금융시장의 취약점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으며, ‘탈규제’라는 신자유주의 이론적 기초가 된 “시장이 자원과 정보를 가장 잘 배분한다”는 시장효율성 신화가 붕괴된 것이라며, 사전에 적절한 규제와 감독체제를 구축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민경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제고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의 중산층이 ‘잔인한 10월’을 맞아 또다시 중산층의 허리가 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있는 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행되지 않는 한 실현되기 쉽지 않다. 지난 98년의 경제위기로 ‘사오정’으로 불리우는 40대 가장들이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가정경제가 붕괴되었듯이, 이번에도 이들 40대 세대는 또 한번 시련을 겪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국민들은 덜 먹고 덜 쓰면서 소비시장이 얼어붙었다. 서민과 중산층이 주로 이용하는 국내 대형 마트의 매출이 뚝 떨어졌으며, 백화점 매출도 제자리 걸음이어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중소기업이 느끼는 위기상황은 위기라기보다는 ‘비상사태’라고 한다. 자금경색을 겪는 시중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좁히면서 돈을 구하지 못한 사업자들이 일을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잔액기준)은 7월에 1조 원대, 8월에는 2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은행들이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규모가 작고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개인사업자들이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금융경색이 장기화 될 경우 신규 투자나 채용 계획 축소가 대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중산층, 또다시 ‘잔인한 10월’ 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변의 집값이 내리는 바람에 분양받은 아파트에 웃돈이 별로 붙지 않는데다 금리상승으로 자금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도 계약해지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계약해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약금만 낸 단계이면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지할 수 있는 반면, 중도금을 한 차례라도 냈다면 업체 측에서 동의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체와 계약자 간에 계약해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도 한다. 실물경기가 위축되면 전매차익을 노리고 분양받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계약해지 요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기관에서 발표하는 실물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KDI는 지난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8월 중 산업생산은 1.9% 증가해 전월의 8.6%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고, 서비스업 생산도 7월에 비해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세가 둔화돼 1.6%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KDI 측은 생산·재고 순환은 재고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생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등 경기하강 국면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8월 중 소비자판매액지수는 내구재 판매 둔화 때문에 7월의 3.9%보다 낮은 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소비재출하지수 증가율도 -0.2%를 기록해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KDI 측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최근까지 지속된 소비심리지표들의 급락세가 8월 들어 다소 진정되기는 했으나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8월 설비투자 추계는 기계류에 대한 투자가 5.8% 증가했음에도 불구, 운수장비 투자가 -18.8%의 감소세를 보여 1.6%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투자 관련 지표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9월 중 무역수지 적자는 8월의 38억1000만 달러에 비해 축소된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견실한 수출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수입급증세로 인해 적자가 지속됐다”며 “다만 유가 하락에 따라 적자폭은 축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이 석유제품·선박·철강제품·무선통신기기를 중심으로 28.7%의 호조세를 보였으나, 수입이 원자재를 중심으로 45.8%의 더욱 높은 증가율을 지속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9월 중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 KDI는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8월의 5.6%에 비해 하락한 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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