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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ㆍ미셸 공드리ㆍ레오 까락스 천재감독 3인의 힘겨루기!

한ㆍ미ㆍ프 합작 옴니버스 영화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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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9호 이우인⁄ 2008.10.21 17:20:52

한국과 미국·프랑스 이 세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천재감독 3인이 한 영화에서 연출 싸움을 벌인다. 한·미·프 합작 영화 <도쿄!>는 서울·뉴욕·파리가 각각의 주 무대인 봉준호,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 등 세 감독이 각자 바라본 도쿄(일본)를 <흔들리는 도쿄> <아키라와 히로코> <광인>에 담고 있다. <도쿄!>는 봉준호 감독이 해외 러브콜을 모두 물리치고 택한 영화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6년 5월에 감독 섭외가 이뤄졌고, 2007년 8월에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를 필두로, 10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아키라와 히로코>, 11월 레오 까락스 감독의 <광인> 순으로 촬영을 마쳤다. 각자 둘째 가라면 서러울 뚜렷한 개성을 가진 이 천재감독들이 도쿄라는 도시를 놓고 펼친 상상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외로운 도시, 미쳐가는 도시, 흔들리는 도시로 도쿄를 바라본 이들은 각자의 특기를 살려 판타스틱한 동화 같은 상상력, 미치광이 같은 광기 어린 상상력, 장르로서 멜로의 소재를 넓히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일본의 도쿄를 배경으로 한 까닭에 8월 16일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개봉된 <도쿄!>는 10월 15일 프랑스에서 개봉됐으며, 10월 23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천재감독들의 무한 상상력이 기대되는 영화 <도쿄!>를 들여다본다. ■ “이인자 NO! 내가 바로 일인자!” 레오 까락스 = 17세에 첫 단편영화 로 영화감독의 첫 발을 내딛은 레오 까락스. 그는 1983년 장편 데뷔작 <소년 소녀를 만나다>로 ‘장 뤽 고다르의 재도래’라고 평가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칸 국제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상영되어 대상을 받으면서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다. 1990년에는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에 이은 ‘알렉스 3부작’의 마지막 장인 <퐁네프의 연인들>을 공개해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뒀다. <도쿄!>는 그가 <폴라X>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미셸 공드리 = 공드리의 독특한 세계관은 2001년 데뷔작 <휴먼 네이쳐>가 칸 국제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04년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로맨스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여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기록했으며, 아카데미 각본상까지 수상했다. 그는 이후 <블록 파티> <수면의 과학> 등 공드리만의 세계관을 관객에게 구축했다. 이번 작품에서 공드리는 희망이나 욕구에 대해 점점 둔감해지는 현대인을 꼬집으며 한 젊은 여성의 섬세한 인격에 관해 판타지적인 느낌을 담아 그리고 있다. 봉준호 = 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으로 주목받은 봉준호 감독. 그는 <살인의 추억>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후 봉 감독이 내놓은 <괴물>은 최단기간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고, 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봉준호는 익숙할 것 같으면서도 익숙해지지 않는 도쿄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때문에 영화를 찍게 됐다고 언급했다. ■ “섞이면 독약 되는 세 천재감독의 영화가 한데 섞였다!” <아키라와 히로코> = 감독 지망생 남자친구 아키라를 따라 무작정 도쿄로 상경한 히로코. 그녀는 곧 자신의 무능력과 주변의 무관심을 깨닫고 점차 외로워진다. 존재감 없는 자신이 서글픈 히로코는 자신의 신체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허니와 클로버>의 카세 료와 <캡틴 토키오>의 후지타니 아야코가 각각 아키라와 히로코를 연기했다. 이 외에도, 꽃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깜짝 출연해 웃음을 준다. <광인> = 도쿄 시내의 더러운 맨홀에서 괴물이 등장한다. 보기에도 더럽고 이상한 외모의 괴물은 도쿄 시내를 활보하며 시민들을 괴롭히면서 도쿄를 공포로 물들인다. 곧 체포되지만, 괴물은 자신은 죄가 없으니 죽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그를 놓고 일본 시민들의 찬반 논란은 가열된다. 괴물 ‘메르드’는 비타협적인 인종차별주의자이다. 메르드를 연기한 드니 라방은 <퐁네프의 연인들> 이후 16년 만에 레오 까락스 감독과 재회한 프랑스의 명배우이다. 그는 광기 어린 때론 추한 괴물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흔들리는 도쿄> = 11년째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는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피자 배달원 소녀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한눈에 반한 그녀를 구하기 위해 11년 만의 외출을 감행한다. 히키코모리 역에는 일본의 명배우 카가와 테루유키가 열연했으며, 청춘 스타 아오이 유우가 첫눈에 반할 만한 매혹의 피자 배달원으로 등장한다. 두 주인공 외에도 <셸 위 댄스>의 타케나카 나오토가 피자집 주인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폭소케한다.

■ <도쿄!> 서울 상륙! 감독ㆍ배우와 함께 한 인터뷰 10월 23일, 일본·프랑스에 이어 서울에서 개봉되는 옴니버스 영화 <도쿄!>에서 <흔들리는 도쿄>를 연출한 ‘서울 대표’ 봉준호 감독과 ‘히키코모리’ 역을 연기한 일본의 연기파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가 용산CGV에서 열린 <도쿄!>의 국내 언론시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날 영화에 참여한 소감과 <흔들리는 도쿄>에 관한 의문점 등을 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카가와 테루유키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데, 어째선가? - 카가와 씨는 표현력이 풍부한 배우입니다. 처음부터 그를 캐스팅하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그가 ‘오다기리 죠’의 형 역으로 출연한 영화 ‘유레루’ 때문입니다. 일상적인 동작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에 반했죠. 히키코모리는 타인과의 소통보다 동작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를 캐스팅했습니다(봉준호 감독). 피자배달원의 몸에 그려진 버튼 모양의 문신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 카가와 씨의 캐릭터를 생각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히키코모리로 살아도 전화나 인터넷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할 수 있거든요. 근데 히키코모리가 유일하게 할 수 없는 것이 접촉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접촉이 싫어서 히키코모리가 됐다고 볼 수도 있구요. 또한, 히키코모리의 성격상 밖으로 나가게 하려면 핑계거리가 필요했어요. 그때, 버튼을 누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을 존경한다는데, 실제 함께 작업해본 느낌은 어땠나? - 아주 큰 50m 크레인의 운전자 같은 감독입니다. 그런데 크레인의 가장 끝에는 현미경이 달려 있어 크고 작은 것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면서 아크로바틱한 일도 가능하죠. <살인의 추억>을 보고 그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감독이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이번에 함께 하면서 저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카가와 테루유키). 휴지심 자국은 무엇을 의미하나? - 시간에 대한 묘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히키코모리가 느끼는 시간은 분명 일반인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중반부에 현관을 뛰쳐나갈 때, 휴지심 자국이 여전히 손에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이 완전히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표현했어요. 아! <괴물>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 씨가 괴물을 처치한 후, 손바닥에 봉의 둥그런 자국이 나오는데, 전작의 마지막 장면과 신작의 첫 장면을 연결시키고 싶은 조잡한 마음도 작용했습니다. 하하(봉준호 감독). 의사소통은 어렵지 않았나? 또, 봉 감독의 주문은 독특하다고 소문 나 있는데, 어땠나? - 통역이 없는 것처럼 의사소통은 편했어요. 지난해 처음 (봉 감독을) 뵙고 1년 반이 지났는데, 봉 감독과 제 안에는 같은 종자가 있다고 느낄 정도로 공명이 잘됐습니다(카가와 테루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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