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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손실만회 투자전략

펀드폐업정리 인기, 손절매물량·생계형부동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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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1호 성승제⁄ 2008.11.04 18:01:32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를 뒤덮고 있지만, 이는 결코 새롭거나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일제시대부터 6·25전쟁 그리고 외환위기까지 참으로 견디기 힘들 정도의 많은 위기를 겪었다. 이는 당장 눈앞에 어두운 그늘이 뒤덮여 있지만, 충분히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반증이다. 환율 상승에다 내수 침체까지 미국발 신용위기로 최근 국내 경제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도 펀드도 큰 손실을 보고 있고, 대출이자는 높아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은 실종되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지나고 보면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현실의 어려움 때문에 망각하고 있을 뿐. 그리고 그 위기를 스스로가 더 증폭시키면서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주기적으로 위기도 있고 기회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회는 항상 위기를 통해 온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이다. 증시와 펀드 수익률이 사상 최대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장 큰 충격을 먹은 사람들은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아닐까 싶다. 그간 차곡차곡 모아놓은 돈을 한 번에 허공에 날렸으니, 그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또, 투자자들의 녹을 먹고 사는 애널리스트들 역시 “지금이 기회다”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는데,# 결과가 마이너스라면 그들 간의 신뢰는 무너지고 만다. 최근 증권사 직원들의 자살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인 생각만 할 필요는 없다. 역사란 돌고 돌기 마련이다. 금융위기 역시 겉모습만 바꾸며 되풀이될 뿐 아니라, 대응책과 그에 대한 세간의 반응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결국, 지금과 같은 위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기회도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경제불황에 의한) 역사의 순환은 공포이자 동시에 희망일 수 있다”며 “지금의 경제위기는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우리나라가 이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금융 투자자들이 헷갈려 예측을 못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의 시작은 ‘탐욕’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는 왜 생겨났을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자면 ‘탐욕’을 꼽을 수 있다. 사실상, 시장경제에서 가장 부족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절제’라 할 만 하다. 적절한 시점에서 멈춰주면 좋으련만, 인간의 탐욕도 공포도 끝을 보려한다. ‘기회’는 ‘버블’을 불러오고, 거품 은 그 속성상 꺼지기 마련. 거품이 터지면 위기가 오고, 위기는 공포를 타고 재앙이 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역시, 은행은 더 많은 대출로 수익을 높이고, 대출자들은 더 많은 집을 구해 비싼 값에 팔려는 ‘과욕(버블)’이 시발점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할까? 우선, 잃어버린 투자금을 되찾을 수 있는 상품을 찾아보자. 먼저, 불황기에 폐업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듯이,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선 ‘펀드 폐업 정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펀드 폐업 정리란, 반토막난 펀드들을 자녀에게 사전 증여하는 것을 뜻한다. 반토막 난 펀드로 혼자 끙끙대며 가슴 아파하기보다, 차라리 자녀에게 증여하여 관리 부담도 덜면서 세금 부담을 줄이는 1석2조의 효과를 노리는 방법이다. 펀드는 최초 가입액이 1억 원이었다 해도 수익률이 나빠져 중간에 5000만 원이 되었다면, 이 시점의 펀드 평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재산가액을 판단한다. 증여재산이 저평가되어 있을수록 증여세 부담은 당연히 줄어든다. 현행 세법상 성인 자녀 3000만 원, 미성년 자녀 1500만 원까지는 10년마다 증여세가 면제된다. 따라서, 6000만 원을 펀드에 투자했는데 현재 남아 있는 평가잔액이 2000만 원인 시점에서 성인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일부 고객들은 나중에 원금이 회복되리란 기대감 속에 증여세를 일부 물고서라도 펀드를 증여하고 있다. 1억 원을 투자했는데 5000만 원이 된 시점에서 초등학생 자녀에게 펀드를 증여한다면 증여세로는 약 315만 원을 물어야 한다. 국내 우량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고금리 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 등 헤지펀드들이 자산을 급처분하면서 헐값에 거래되는 손절매 물량들이 시장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만기가 1년 반 남고 연 30% 수익이 기대되는 국내 우량기업 채권을 3000만 달러어치 외국에서 사 와 전부 사모로 되팔았던 경우도 있었다. 단, 이런 고수익 달러 채권은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순 있지만, 향후 환율 변동에 따라 선물환 계약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 부자들은 100억 원이 넘는 대형 부동산(사무실용 건물 등)을 선호하지만, 경기 후퇴기에는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어 그만큼 손실의 위험도 크다. 암울한 경기침체를 직시하는 부자들은 대형 건물보다는 은행 금리 수준의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나오는 ‘생계형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안선종 하나은행 PB사업부 팀장은 “일명 ‘생계형 부동산’이란 20억~30억 원 정도의 건물에 세탁소나 빵집·소매점 등 불황 민감도가 낮은 업종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것을 말하는데, 경기가 나빠져도 고정적인 임대 수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단, 생계형 부동산은 초우량 임차인이 주로 입주하는 대형 부동산에 비해 관리하는데 신경을 훨씬 더 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 재투자, 기초체력 1000포인트를 기억하라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재평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증시 전문가들은 1000포인트에 의미를 많이 두고 있다. 국가나 기업 펀더멘털로 보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음을 가정할 때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감정요인이 개입된 오버슈팅(한쪽으로 쏠림)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로 과거 20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상태이며, 주가장부가치비율(PBR)도 0.89배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더 낮다는 설명이다. 외환보유액이 우려되지만,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한·중·일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다면 위기 극복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 대외변수가 안정됨에 따라 더더욱 펀더멘털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앞으로도 변동성이 많겠지만,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볼 때 1000포인트 언저리가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토대로 기본으로 돌아간 투자를 한다면 투자전선의 안개는 다소 걷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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