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호 김대희⁄ 2008.12.02 14:34:38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함으로써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0월 28일 남양연구소에서 친환경차량 시승행사를 갖고 차세대 핵심 기술인 전기·전자 및 환경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서 양웅철 전자 및 환경기술센터장은 “미래형 자동차 기술의 핵심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내에 전기·전자 및 환경 부문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관련 부문의 임원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첨단기술 및 친환경 차량 개발이 생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 역시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년 전부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녹색카드’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환경규제 강화와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전기의 비중은 현재 차량 1대당 20%에서 2010년 이후에는 30~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미래형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자동차 산업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 미래형 첨단기술 및 친환경차 개발 선점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관련 부문의 인력 확충과 조직 기능 강화 계획안을 마련하고, 미래형 첨단기술 선점과 안정화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전자 부문의 조직 기능 강화를 목표로 우선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전문 조직을 구성, 차량에 적합한 사양을 자체 기술인력들이 직접 개발하고 적용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외부 업체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의 설계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통합 운영해 관련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과 고객의 다양한 욕구가 맞물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전자 시스템을 체계화시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 플랫폼을 구축, 전자제어장치에 대한 품질 만족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1월 26일 현대·기아자동차는 차량 전자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반도체 전문업체인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차량 전자기술 공동개발 협력업체로 선정하고 공동개발을 위한 기술개발투자를 결정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공동개발 분야는 차량용 TV 수신 시스템, 하이패스,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적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이다. 현대·기아차와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차량용 반도체 사양개발 및 회로설계 등을 위한 공동연구실을 운영해 반도체 개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초석이 될 환경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진화된 형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전기동력 부품을 선행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신설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도 하반기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를 시작으로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의 조기 실용화 등 다양한 친환경차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준중형급 LPG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차량의 첫 양산에 들어가 현재 프라이드·베르나 등 소형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정부 공공기관에 시범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중형차 이상 하이브리드차의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 6월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개발을 본격화해, 같은 해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한 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세계 최초로 350기압 수소 충전에 성공했고, 현재 700기압 압축 수소 탱크를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0년부터 연료전지차의 시범운행을 중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포함해 모두 500대로 확대한 뒤, 오는 2012년부터 본격 양산 등 조기 실용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차는 설계 기능을 세분화시켜 부문별로 전문화함으로써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원가절감을 촉진할 계획이다.
■ 전기·전자·환경 부문 조직 확대…미래 신기술 부문 확충 현대·기아차는 미래 성장동력인 친환경 차량 개발을 위해 올해 2조7,000억 원 이상을 설비와 연구개발 부문에 투자한다. 또 관련 부문의 인력 확충과 조직 기능 강화 계획안을 마련해 미래형 첨단기술 선점과 안정화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올 11월 7일부터 2주 간 친환경차 및 전자부문 경력사원 채용공모를 실시한 데 이어, 임원급 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관련 부문의 현재 임원수 대비 3~4배 이상의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내 직원들에 대한 임원 승진을 단행하는 한편, 계열사 임원 전입을 비롯해 외부 전문 인사도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새롭게 확충된 임원들은 전기·전자 및 환경 부문에 전진 배치될 예정”이라며 “이들은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자동차산업이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임원 승진 및 인력 확충은 R&D 핵심 역량을 전기·전자 및 환경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의 산실로 육성코자 하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되며, 이를 통해 미래형차의 기술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조치를 통해 친환경 차량의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조기 양산체제를 확고히 하고, 전기·전자 부문의 연구개발 능력도 강화해 미래기술 선도기업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친환경차 시승회를 열고 참가자들로 하여금 하이브리드카(베르나·프라이드)와 연료전지차(투싼·스포티지)를 직접 체험하면서 현대·기아차 녹색성장의 초석인 미래형 환경차량의 기술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현대·기아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첨단기술 못지 않게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차량 개발이 미래 자동차산업의 생존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전 임직원들이 차세대 먹을거리 창출을 위해 친환경 차량 개발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그룹은 2010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총 5조8,400억 원이 투입되는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투자도 원래 일정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의 종합공정률은 지난달 현재 35% 정도로, 당초 계획 대비 110%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