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강타하면서 물건 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월 급여는 그대로인데 매달 지출되는 돈은 20~30% 가까이 오르고 있다. 만약,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날엔 통장 잔액과 카드 값에 그 다음달에는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할 판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 먹고 안 쓸 수는 없는 일. 꼭 필요한 일이 있다면 가급적 저렴하거나 현금을 내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 해답은 무엇일까? 바로 마일리지와 카드 포인트를 꼽을 수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말 그대로 ‘독한 재테크’가 필수다. 주변 사람들에게 짠돌이·짠순이라는 말 한 번 듣지 못했다면, 가계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해외여행을 살펴보자. 국민소득 상승에 따라 신혼여행·사업·교육 등 해외로 나가는 길이 점차 넓어지면서 비행기가 또 하나의 대중교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높은 비행기 삯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항공 마일리지를 살펴보자. 마일리지는 비행기를 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쌓이게 된다. 비행기를 탄 거리만큼 항공사에서 다양한 사용이 가능한 점수를 쌓아주는데, 이를 마일리지라 부른다. 마일리지는 항공사에 따라 항공권이나 각종 제휴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현금과 다름이 없다. 마일리지를 잘 쓰는 것 또한 돈을 절약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뜻이다. 그럼, 항공 마일리지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 항공사 긴장하는 ‘마일리지꾼’ 돼라 먼저, 꼬박꼬박 좌석 업그레이드에 마일리지를 사용해 항공사들마저 긴장하는 ‘마일리지꾼’이 되어보자. 보통 1마일당 원화가치가 가장 높게 계산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인천~뉴욕 노선 항공료(왕복기준)는 일반석이 178만4000원이고, 비즈니스석은 592만1000원이다. 만약,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바꾸려면 현금으로는 약 413만7000원이 드는데, 마일리지를 활용하면 6만 마일이 소요된다. 즉, 마일당 서비스 효과는 69원에 달한다. 일반 항공요금 전부를 마일리지로 대체하면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뉴욕 노선의 경우를 보면, 일반석은 7만 마일, 비즈니스석은 10만5000마일이 소요된다. 각각 25원과 50원 안팎의 효과가 나오게 된다. 항공권이 아닌 다른 제휴사 서비스를 마일리지로 이용하면 1마일당 10원 이하의 가치밖에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공권을 우선 구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마련해 놓은 아웃백스테이크 등 각종 제휴사 서비스는 다양한 ‘반찬’에 해당한다. 항공권 사용이 여의치 않으면, 무작정 적립해 두지만 말고 제휴 서비스라도 반드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제휴사를 노리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국내 항공 고객은 주로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갖고 있다. 두 항공사는 해외에도 제휴 항공사가 적지 않은데, 서로 마일리지 연동이 되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 노선이 없는 곳에서는 반드시 제휴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에 가입돼 있다. 제휴사는 델타-노스웨스트항공·에어프랑스·아에로멕시코·아에로 플로트(러시아)·체코항공·남방항공(중국)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입된 스타얼라이언스엔 에어캐나다·에어차이나·오스트라이항공·루프트한자(독일)·오스트리아항공·폴란드항공 등이 속해 있다. 항공사뿐만이 아니다. 호텔 등 여행 관련 업체 다수와 마일리지 제휴가 맺어져 있으므로 홈페이지 등에서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호텔의 경우 카운터에 문의하면 손쉽게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한 가지 주의점은 마일리지는 하나의 카드에 적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립 때 제휴가 된다는 것일 뿐 이미 쌓아 놓은 마일리지를 카드 간에 서로 옮겨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모르면 낭패를 보게 된다. 예컨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모으고 싶다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인 루프트한자 항공을 탈 땐 루프트한자 마일리지 카드가 아닌 아시아나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루프트한자에 적립돼버리면 사후엔 아시아나로 옮기거나 합칠 수 없다. 마일리지는 오래 갖고 있는 것보다 목표만큼 쌓였을 때 바로 써버리는 게 좋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마일리지는 일종의 빚 개념이다. 때문에 항상 마일리지의 효과를 줄이는 쪽으로 제도를 바꾸려고 머리를 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지난 7월과 10월 마일리지 제도에 큰 변화를 줬다. 유효기간을 도입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정된 기간 안에 마일리지를 모아서 써야 하므로 더 불리해졌다. 따라서,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에 대해 수시로 점검해봐야 한다. 대한항공과 제휴된 신용카드를 소지한 고객이라면, 7월 전에 카드 포인트를 마일리지 포인트로 바꿔 놨으면 유리하다. 유효기간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 포인트 활용법도 다시 한 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서비스와 포인트를 대폭 낮췄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숨어 있는 포인트는 상당하다. 분명한 점은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있어 한 번에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 카드사가 5년으로 책정하고 있다. 꼼꼼하고 성실한 자세가 없으면 ‘포인트 재테크’가 어려운 이유다. ■ 포인트 적립, 1인보다 가족단위가 적절 가족 간에 적립되는 포인트를 합산해 포인트를 더욱 실속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개인의 포인트 적립이 적을 경우 더욱 빛을 발한다. 삼성카드는 가족 간에 적립되는 포인트를 합산하거나 서로 선물할 수 있는 ‘My 패밀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부모· 배우자·자녀 등 직계 가족 5인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한 가족회원들은 서로 적립된 포인트를 선물할 수도 있고, 적립된 포인트를 합산해 세이브 서비스 이용금액을 상환할 수도 있다. My 패밀리 서비스 가입고객 기념일(본인 및 배우자 생일, 결혼기념일)에는 가족들의 사용금액에 대해 최대 2%까지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주며, 전월 가족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베니건스·빕스·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T.G.I.F 등 패밀리 레스토랑과 모든 약국·베이커리·아이스크림 가맹점에서 최대 7%, 월 최대 7만 원까지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롯데카드도 가족 간에 따로 흩어져 적립된 롯데 포인트를 합산해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가족합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롯데 포인트를 가족과 합산해 사용하려면,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주민등록등본 또는 의료보험증)를 가지고 가까운 롯데백화점 카드센터 혹은 롯데마트·롯데슈퍼의 멤버스센터에서 ‘가족합산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고, 신청 즉시 포인트가 합산된다. ■ 특정 가맹점 적립률 차등 운영하기도 카드사마다 가맹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률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포인트 적립률이 0.1%인 카드라 하더라도 특정 가맹점에서는 0.5~1.0%를 쌓아주기도 하고, 기본 포인트에 더해 추가 포인트를 특별 적립해주는 가맹점도 있다. 각 카드사마다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가맹점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준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가게에 특별 포인트를 제공하는 카드가 무엇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카드M은 특정 가맹점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를 구입할 경우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로 현대카드가 올 8월 선보인 ‘M Product’서비스다. 카드업계 최초로 포인트를 상품에 부착해 해당 제품을 현대카드M으로 구매할 때 결제금액에 따른 기본 M 포인트는 물론 최고 7%의 추가 M 포인트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LG전자·HP·필립스의 가전기기를 비롯하여 스와치 시계, 오리진스(ORIGINS) 화장품, 올림푸스, 아이리버 등의 브랜드 구입할 때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기본 적립 포인트를 포함해 최대 10%까지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국내 최초로 사용한 포인트의 절반을 되돌려주는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뚜레주르·VIPS·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미스터피자·세븐스프링스·도미노피자·롯데시네마·에뛰드하우스 등 2900여 개의 제휴 가맹점을 이용할 때 결제 금액의 최대 40%까지 적립된 포인트로 차감하여 할인받을 수 있고, 차감된 포인트의 50%는 바로 다음날 재적립받을 수 있다. 호주머니에 현금이 부족하다면 포인트로 쇼핑을 해보자. 카드사들마다 운영 중인 온라인 포인트 쇼핑몰을 통해 포인트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가전부터 생활잡화까지 비교적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다. 포인트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비씨카드 문화공연 인터넷 사이트인 프라운지(plounz.bccard.com)에서는 회원이 가지고 있는 TOP 포인트를 사용하여 공연 관람권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이트에서 결제한 공연금액의 1%를 TOP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프라운지 서비스는 비씨카드 회원에게 뮤지컬·연극 등의 관람권을 5%에서 최고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카드 포인트 쓰기가 번거롭거나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대형 백화점을 제외한 전국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한 무기명 선불 카드인 기프트 카드로 바꿔 사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기프트 카드는 카드사에 기명 등록 사용할 경우, 연말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의 ‘아름다운 카드’는 사용액의 0.5%를 아름 포인트로 적립해 고객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아름다운 카드의 취지에 공감해 이 사업에 동참하기로 한 스타벅스코리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아름다운 가맹점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0.3%포인트가 추가 적립된다. 기부가 가능한 기관은 신한카드 기부 전용 사이트인 신한 아름인(www.arumi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휴대폰 사용료도 할인받을 수 있다 매달 지출되는 휴대폰 가격을 할인해주는 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SK텔레콤이 기업은행·우리은행과 함께 출시한 ‘T캐시백’ 카드는 고객이 20만 원 이상 카드를 쓰면 휴대전화 요금의 20%(월 한도 2만 원)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월 한도 2만 원이 넘는 금액은 OK캐시백 포인트로 적립되고, 이와는 별개로 카드 결제 금액의 0.5%도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OK캐시백 포인트로 쌓인다. KTF가 BC·외환·삼성카드와 손잡고 출시한 ‘쇼 세이브’ 카드는 사용자가 제휴카드로 휴대전화 요금을 결제하면, 요금의 최대 2만5000원 한도에서 통신요금의 5~25%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KTF는 1일부터 신한카드와 제휴, 휴대전화 기본료를 최고 1만3000원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카드와 제휴한 LG텔레콤은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를 휴대전화기 구입 할부금으로 돌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LG텔레콤은 또 롯데카드와 제휴해 지난달 통화료 한도 내에서 롯데백화점·롯데마트·세븐일레븐·롯데리아·롯데면세점 등 22개 롯데 제휴사에서 결제 요금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이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이 제휴한 ‘T드림카드’는 아웃백·CGV·SK에너지·피자헛·롯데마트 등에서 사용할 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SKT 가입자가 이 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할인폭이 커진다. 예를 들어, 아웃백 같은 외식업체에서 사용할 경우 월 1회에 한해 최고 30%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LG 텔레콤이 신한은행과 제휴한 LGT신한A1카드도 CGV·메가박스·씨너스·프리머스, KFC·버거킹·스타벅스·아웃백·베니건스·TGIF, 교보문고·영풍문고·반디앤루니스 등에서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존의 LG텔레콤 멤버십 가맹점인 스타벅스·씨너스·TGIF에서는 LGT 멤버스에 추가로 카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KTF의 대표 제휴상품인 쇼킹제휴팩 서비스도 고객의 추가부담 없이 요금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쇼킹제휴팩에 포함된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통신 요금에 따라 최대 35%까지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가족끼리 적립금액을 모아서 사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LGT의 G마켓 할인 프로그램은 월 3만~4만 원의 통화료(기본료+국내 음성통화료)를 내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설계됐다. 사용자의 지난달 통화료가 3만 원이면 기본 1000원의 할인쿠폰을 받고, 3만 원을 초과하는 통화료에 대해서는 1000원당 1000원의 할인 쿠폰을 받는다. 4만 원 초과분부터는 1만 원당 2000원이 주어진다. 사용자는 할인 쿠폰을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