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녀 중산층 신혼부부까지 문턱 낮아져…자금계획 신중해야

# 올해 2월에 결혼한 A씨는 내년 상반기에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재의 원룸에서 벗어나 조금 더 공간 여유가 있는 회사 근처의 새 아파트로 이주하기를 원했지만, 청약가점이 부족해 번번이 청약에 실패했다. A씨는 연봉 4,000만 원을 받으며, 7개월 된 청약예금을 가지고 있다. 신혼인 A씨의 경우, 청약가점제하에서는 가점이 부족해 인기지역의 일반청약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의 청약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면서 신혼부부특별공급분에 대한 청약 자격 기준이 대폭 완화되었다. 이전에 무자녀 신혼부부에게는 청약자격을 주지 않았으나, 개정이 되면 3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 따라 입주자 저축 가입과 납입기간이 12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되고, 소득기준 역시 외벌이 3,085만 원에서 4,410만 원(맞벌이 5,292만 원)으로 확대되면서 자격기준을 충족시키게 된다. 이주 계획을 조금 미뤄 내년에 자녀가 출산된 후에는 1순위 자격이 주어져 더욱 유리하게 된다. 자녀가 없는 중산층 신혼부부도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신혼부부 특별공급분에 대한 청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저소득층이 아니어도 소형 분양주택과 공공건설 임대주택은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신혼부부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은 그 동안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신혼부부주택 청약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방안으로,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연말께 시행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신혼부부 특별공급제도가 시행된 이후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신혼부부용 주택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0.44대 1에 그쳤다. ■ 신혼부부 주택청약 자격요건 완화 개정안에 따르면, 신혼부부 주택 청약자격 중 입주자저축(청약저축, 청약 예·부금) 가입기간을 12개월에서 6개월로, 납입회수를 12회에서 6회로 각각 단축했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3순위 청약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현재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혼인기간이 5년 이내이고,혼인기간 내에 출산(입양)해 자녀가 있는 무주택 세대주에게만 공급되고 있다. 소형 분양주택(60㎡ 이하)과 공공건설 임대주택(85㎡ 이하)에 한해서는 소득기준을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이하’에서 ‘100% 이하’로 조정해 저소득층이 아니어도 청약기회를 주기로 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이 기준이 100% 이하에서 120% 이하로 고쳐진다. 이번 개정으로 무자녀 신혼부부는 물론 최대 5,290만 원(맞벌이 기준)의 소득을 가진 중산층 신혼부부까지 특별공급 청약 신청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이전 부동산 대책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최대 60%까지 완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은 많은 신혼부부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혀 줄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뉴타운과 신도시 등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에서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그 동안 자격요건의 미달로 신혼부부 주택에 청약을 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이전하는 연구·교육기관 및 기업체 직원에게도 행정중심복합도시(충남 연기군·공주시 일대) 내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공공기관이 주간사로 참여해 설립한 투자회사(SPC)가 33만㎡ 이상의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철거주택 소유자에게 85㎡ 이하의 주택을 공급하도록 했다. 한편, 개정안은 ‘알박기’ 방지와 신속한 사업진행을 위해 매도청구(알박기) 소송에서 사업자가 승소한 경우에는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했고, 동탄신도시·경제자유구역 등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 내 건설주택은 100% 외국인에게 특별공급하도록 했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조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직원 외에 행정·연구·교육기관 및 행복청장이 추천하는 기업의 직원도 1회에 한해 주택을 특별공급하도록 했고, 일반분양분에 대해서는 청약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되 동일순위 경쟁시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한승수 연구원은 “자격기준이 완화되고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으로 일부 지역의 전매제한과 대출 문제까지 해소되면서 신혼부부 주택의 문은 더욱 넓어졌다”며 “하지만 자격기준이 낮아졌을 뿐 분양가가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문제 등 향후의 철저한 자금계획은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분양 예정 수도권 아파트 눈여겨보자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12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6개 지역, 경기 4개 지역, 인천 1개 지역 등에서 신혼부부 주택이 나올 예정이다. 이들 지역의 정확한 신혼부부 주택 가구 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반포 자이, 래미안 퍼스티지, 용산 신계 등 지금껏 공급됐던 단지들이 통상 일반분양 물량의 3% 가량을 신혼부부 주택으로 배정한 점을 감안하면 100가구 이상이 공급될 전망이다. 쪾일반 소형 분양 아파트 =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공덕5차’ 80~151㎡ 총 794가구 중 38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 지하철 5, 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이 있다. 래미안 3,4차 단지와 연계해 대단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서초교·서울여중·서울여고 등의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서는 벽산건설이 ‘고척3구역 벽산 블루밍’ 80~145㎡ 총 339가구 중 147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걸어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이 있다. 고척초교·덕의초교 등의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고척도서관·애경백화점 등의 편의시설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미아뉴타운에서는 두산건설이 ‘미아뉴타운 두산 위브’ 82~218㎡ 총 1,370가구 중 143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우이~신설 경전철 동북시장역(2013년 완공예정)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삼양로·도봉로·내부순환도로 등이 가까워 서울시내 이동이 편리하다.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의왕’ 79~144㎡ 총 696가구 중 154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인근에 위치한 과천선 평촌역과 인덕원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과천대로·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을 이용해 서울 진출입이 편리하다. 롯데마트·수산물도매시장·한림대성심병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에서는 대림산업과 GS건설이 ‘권선 e-편한세상’ 82~228㎡ 총 1,754가구 중 411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수원시청역(2011년 개통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곡선초·곡선중 등의 교육시설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마트·농수산물도매시장·수원터미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쪾임대·장기전세 아파트 = 서울 강동구 강일2지구에서는 SH공사가 ‘강일2지구’ 국민임대주택(5년 임대) 39~82㎡ 총 2,65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강일2지구는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지역이라 쾌적성이 높고, 중소 정보기술 업체들이 연구 및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첨단업무단지 조성이 계획되어 있다. 고덕초·강덕초·상일여중 등의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에서는 SH공사가 ‘세곡지구’ 국민임대주택(5년임대) 39~82㎡ 총 1,52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복정역이 차로 3분 거리에 위치하며, 서울외곽순환도로, 분당~내곡간 도시고속화 도로 등이 인접해 서울 내 이동이 편리하다. 대모산 자연공원, 범바위산 근린공원 등이 쾌적성을 높여 주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양촌지구 A1,2,3블록에서는 대한주택공사가 ‘김포양촌’ 국민임대주택(5년 임대) 50~78㎡ 총 1,35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포신도시 내에 위치한 양촌지구는 김포나들목과 외곽순환도로가 가까이 위치해 서울 및 인근 지역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 ■ 신혼부부 주택 투자 유의점 신혼부부 주택의 입주자격이 완화됐지만,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1.3대책으로 전매제한이 비분양가상한제의 경우 즉시전매가 가능해질 정도로 완화됐다. 신혼부부 주택 역시 일반 아파트와 같은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부 지역의 경우 전매를 할 수 있다. 분양 아파트의 전매가 가능해졌지만, 현재의 경직된 시장에서 단기매매가 이루어지기는 힘든 만큼, 단기차익을 노리는 청약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40%에서 60%로 확대되어 자금 확보에 여유가 생기게 됐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한 자격기준이 완화되었을 뿐 그렇다고 분양가가 낮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입지와 분양값을 따져 옥석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 특히, 신혼부부의 경우 중도금 등 대출 이용에 따른 금리 여건을 고려한 철저한 자금계획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