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으로 ‘그린 오션’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지구 온도가 매년 높아지면서 빙하가 녹고 수십만 명이 기후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지구촌에서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환경친화적 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철강과 석유화학을 이용하는 산업구조가 주류여서 온실가스 대량 배출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올해부터 에너지와 환경, 기후변화 등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칭 ‘녹색성장 기본법’을 만들기로 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거나 이산화탄소를 모으고 저장하는 등 녹색기술의 세계 시장이 앞으로 매우 커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위기를 기회로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지구 온난화가 본격화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그린 오션 전략을 알아봤다. ‘지구 온도 3도 상승-기근 피해자 5억5000만 명 증가, 최대 50%의 생물 멸종.’ ‘지구 온도 5도 상승-히말라야 빙하 소멸, 해수면 상승으로 뉴욕·도쿄 등 물에 잠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시나리오다. 1906년부터 2005년까지 지난 100년 간 지구의 평균온도는 0.74도 상승했다. 화석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한 것이 주원인이다. 산업발전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증가는 대기중의 온실가스 농도를 증가시켜 지구의 평균온도를 상승시켰다. 1950년대 1년 간 사용하던 석유가 오늘날에는 6주밖에 사용할 수 없는 양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집중호우와 극심한 가뭄·태풍·폭염 같은 기상재해로 나타난다.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최근 2년 동안 10~15배 증가했고, 해수면은 지난 40년 간 매년 1.8mm씩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1세기 동안 온도가 1.5도 상승했으며, 제주지역의 해수면은 40년 간 22cm 높아졌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 현상이 범지구촌 문제로 불거지자, 국제사회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1997년 교토의정서를 통해 선진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키로 했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 지정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그런데 에너지 수요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부과될 경우 우리가 떠안을 부담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리 대비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 대한 환경규제, 환경친화 제품 및 기술개발 격차에 따른 기술종속,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에 대한 법적 소송, 기상재난에 의한 경제적 손실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건국 60년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며 “녹색기술과 청정 에너지는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이자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강점인 IT·NT 기술을 녹색산업에 연계할 경우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녹색기술 개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선정했다. 실제로 태양 에너지 분야의 경우 기존 화석 에너지 분야에 비해 일자리 창출규모가 7~11배에 이른다. 신재생 에너지 시설 확충과 기술개발 보급으로 2007년 1만4000명인 고용규모가 2012년 10만 명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태양에너지학회는 전 세계 태양 에너지 녹색산업의 일자리가 2006년 1만7600개에서 2030년 130만 개로 무려 758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 시장규모가 2015년 반도체의 절반이 되고, 의학·항공산업과 동일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Green is green’은 이를 단적으로 설명한다. green이라는 단어는 ‘녹색의, 환경의’라는 뜻이 일반적이지만, ‘돈’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즉 ‘Green is green’은 ‘친환경이 돈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금융권, 저탄소 녹색성장 상품 ‘봇물’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은행권에서도 녹색성장 관련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한은행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에너지 절약운동에 참여하는 고객들에게 금리 혜택을 주는 ‘신한 희망愛너지 적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에너지관리공단이 펼치고 있는 ‘에너지 절약 3.3.3 따라잡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고객에게 추가 금리를 준다. 1년·2년·3년 만기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1년제 상품에는 연 4.5%, 2년제는 연 4.65%의 금리를 제공한다. 3년제는 연 4.8%의 금리가 적용된다. 개인이나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고객 가운데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서약서를 쓴 사람에게는 △1년 연 0.3%포인트 △2년 연 0.4%포인트 △3년 연 0.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에너지 절약 서약서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불필요한 조명등 끄기 △승용차 요일제 참여 △여름철·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유지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몸소 실천하자는 내용이다. 우리은행은 ‘저탄소 녹색통장’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의 수익금의 절반은 저탄소 관련 사업게 기부되고, 서울시는 이를 ‘탄소마일리제’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통장 가입자는 인터넷뱅킹 등 서비스 이용 수수료의 50%가 면제되며, 서울시가 시행하는 승용차 요일제나 탄소마일리지제에 참여하면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국민은행·기업은행·외환은행 등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태양광 에너지 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는 유가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최근 대체 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소요되는 시설자금 지원을 위해 '마이 솔라 파트너론'을 출시했다. 대출기간은 15년 이내이며, 1년 이내의 거치기간이 지나면 3개월마다 대출원금을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할 수 있다. 앞서 기업은행도 대양광발전소 건설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엔 발전용량 1㎿ 이상 사업자 위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 상품은 사업자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전기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한국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판매하려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가 대상이다. 하나은행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푸른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매년 1~4회에 걸쳐 열리며, 지난 2006년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