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영환경은 ‘불확실성’ 그 자체다. 더불어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위기요인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올해 경제전문가와 연구기관들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위기관리를 꼽을 정도로 위기관리 요령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불황기에 위기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기관리의 성패는 기업 이미지와 주가의 차원을 넘어 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또한, 경기침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에 대한 시각도 너무 다양하다. 심지어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경영자총협회가 188개사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현 경제상황을 ‘극심한 침체국면’으로, 그리고 응답자의 과반수는 지금의 위기상황은 IMF 수준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우리 경제의 회복 시점에 대해 대다수가 빨라도 2010년은 되어야 한다고 응답해 단기간에 경기회복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다가올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올해의 경영 키워드가 ‘위기관리’가 돼야 한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이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은 ‘2009년 경영 키워드 위기관리’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위축, 자산가치 하락이라는 동시적인 대외여건 악화로 각종 위기가 산재해 있다”며 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요인 6가지를 제시했다. 연구원은 우선 금융회사의 대출 억제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고 현금유동성이 취약한 기업이 도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목했다. 또, 경기침체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타격을 받으면서 재고와 매출채권이 묶이게 되고, 이로 인해 현금보다 운전자본이 증가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 최병현 연구위원은 “대출 억제와 운전자본 증가로 금융·실물 양쪽에서 현금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위험”이라며“재고를 줄이고 장기 매출채권을 조기 회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단기 효율성에 치중하면서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과도한 경비절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고,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핵심인력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위기요인으로 각각 꼽았다. 마지막으로, 주가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할 위험이 커질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최 연구위원은 “가능한 한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축소를 지양하고 강제 할당식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경제 키워드 ‘불황’과 ‘경제 살리기’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망한 ‘2009년 국내 10대 트렌드’는 ‘불황(Recession)’과 ‘경제살리기(Recovery)’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불황의 충격이 경제·사회 전반에 파급되면서 본격화 될 전망이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정부·기업과 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들의 다각적인 노력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특히 “정부의 국정 리더십 발휘가 매우 중요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대응 노력에 따라 누가 불황 이후의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는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2009년의 국내 10대 트렌드로 경기침체 본격화, 고용 위축, 기업대출 부실화와 자금시장 위축, 저금리 전환과 자산 디플레이션 약화, 한국형 뉴딜 정책, 녹색성장시대 본격 점화, 기업의 전략적 구조조정, 신가족주의 문화의 대두, 가치·신뢰 중시 소비 패턴 확산, 불투명한 한반도 안보환경 등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2009년에 한국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급감의 이중고를 겪으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이후 정부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경기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 경기침체의 본격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 창출규모는 크게 축소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일자리 나누기와 구직자들의 하향취업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수석연구원은 “금융기관의 보수적 경영기조 및 직접금융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2009년 국내 10大 트렌드 2009년 한국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급감의 이중고를 겪으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정부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경기 흐름은 上低下高 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경기침체의 본격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 창출규모는 크게 축소되며,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일자리 나누기와 구직자들의 하향취업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다. 금융기관의 보수적 경영기조 및 직접금융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산 및 기업 대출 비중 축소 등에 나서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간 신용 스프레드가 점차 축소되고,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내수진작을 위해 경인운하 건설과 4대 강 살리기 등 10개 사업에 총 45조 원 규모의 한국형 뉴딜 정책이 추진될 것이며, 중앙-지방정부, 공공-민간 등 사업주체 간 협력체제 구축 등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진전략 수립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012년까지 총 5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녹색 뉴딜 사업 전개 등 녹색성장정책이 본격화되고, 태양광 등 기업들의 녹색산업 진출과 친환경기술 개발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이 건설과 조선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대다수 업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주를 이루었던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이번의 구조조정은 각사의 특성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대적 위치를 고려해 전략적이고 사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불황에 따른 생활고로 자살과 생계형 범죄 등 사회병리현상이 증가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불안감을 가족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자 하는 新가족주의 문화가 대두될 것이다. 한 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가치중시 소비’가 보편화되고, 소비자들은 확실히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구입시 기업 및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욱 중시할 것이다. 한반도 안보환경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와 김정일의 건강문제가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인 상반기에는 미국의 관심과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모험적 행동이 재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