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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을 잡아라”

여야, 제2라운드 입법전쟁…여론 향배 가늠할 1차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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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1·102 심원섭⁄ 2009.01.20 16:13:07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 간의 힘겨운 샅바싸움이 예고된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모두 ‘설 민심’이 바로 쟁점법안에 대한 여론의 향배를 가늠하는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홍보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설 민심’ 잡기에 나서는 등,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 여론전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언론관련법을 비롯해 출자총액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법 등 규제개혁법, 사회개혁법안 등 대부분의 쟁점법안 처리가 2월 국회로 넘겨진 만큼, 본격적인 전투를 앞두고 여론 선점을 위한 치열한 홍보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구정 직전까지 당보 30만 부를 배포해 쟁점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알리는 ‘홍보전’을 기획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15일부터 전국을 돌며 ‘MB악법 폐기 및 경제 살리기 촉구 결의대회’를 갖는 대국민 선전전을 준비하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나라당 = 이번 홍보전쟁에는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에 실패한 한나라당이 ‘국회폭력’을 전면 이슈화하면서 국회폭력방지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는 한편, 쟁점법안에 대한 별도의 자료집을 배포하고 적극적인 홍보전에 돌입하는 등 야당보다 더 적극적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설을 계기로 쟁점법안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지 않을 경우 2월 임시국회에서도 쟁점법안 처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1월 12일 당원용 홍보 자료와 함께 구체적인 법안 설명 자료를 난이도별로 준비하여 각 시도당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145P 분량의 자료를 배포하면서 첫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14일부터 1월 말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MB 쟁점법안의 내용과 통과 필요성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1월 12일 경기도당을 시작으로 14일 대구·대전, 15일 부산·인천·충북·충남·경남·전북, 16일 서울·광주·울산·전남, 20일 강원·경북, 22일 제주에서 각각 정책설명회를 열고 ‘MB 중점 처리 법안’을 홍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모든 당직자들이 나서서 각 지역을 동시다발적으로 순회하고, 쟁점법안이 반드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당위성에 대한 홍보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해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박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허태열·공성진·박순자·송광호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지역별로 정책설명회에 참석하여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당 차원의 지역 투어에도 화력을 집중키로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22일까지 16개 각 시·도당에서 신년하례회를 겸한 정책설명회를 열 예정”이라며 “최고위원들과 정책위의장, 각 법안에 전문지식이 있는 의원들이 조를 나눠서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변인은 “‘MB 경제 살리기 법안’을 (야당이) 무조건 ‘MB악법’이라고 하면서 반대 논리를 전해 국민을 현혹시키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라며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안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면밀하게 국민에게 알리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례없는 MB 질책에 여당 바짝 긴장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1월 12일 새해 첫 라디오 연설에서 작심한 듯 “오늘은 당면한 ‘경제위기’만큼이나 심각한 ‘정치위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며 “국회 폭력 사태는 우리의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불안케 만들었으며,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등 국회 ‘입법전쟁’을 둘러싼 그 동안의 불만을 표출하면서 국회를 정면으로 공격해 향후 국정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회 대치 국면이 외국 언론에 대서특필된 점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내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처럼 아팠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소위 ‘여의도 정치’와의 차별화 전략을 펴 왔지만, 취임 이후 노골적으로 국회를 맹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단순한 냉소 및 무관심을 넘어 예상 수위를 훨씬 웃도는 고강도 발언들로 국회를 정면 공격한 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인 민주당 뿐 아니라 여당인 한나라당까지 포괄하는 비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국회 대치 상황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무력한 모습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집권 2년차를 맞아 각종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연초부터 일종의 ‘기선제압’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이와 같은 이 대통령의 불만 섞인 ‘꾸지람’에 대하여 2월 임시국회 대책 재점검에 시동을 거는 등 쟁점법안 통과를 위해 다욱 신경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은 우선 이 대통령의 연설을 계기로 폭력 국회를 없애기 위한 제도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해 야당과 이중으로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표는 “폭력으로 인해 국회에서 쫓겨나는 선례가 생겨나면 국회 폭력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폭력혐의 등으로 고발된 야당 의원들의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구동성으로 잇따라 ‘국회 폭력 근절’을 역설한 이 대통령의 뜻을 뒷받침하겠다는 당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민주당 = 민주당도 임시국회에서 ‘MB악법’ 저지에 승리했다는 자축 분위기에서 벗어나 2차 입법전쟁에서도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15일 대전에서 열린 ‘MB악법 규탄 및 철회촉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18일 광주 전남, 21일 충북, 30일 제주 순으로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등, 전국 시도당별로 결의대회를 열어 국회 폭력에 대한 정당성을 호소하면서 언론 관련법 등 쟁점법안 저지를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 나서 2차 ‘입법전쟁’에서 대비한 대대적인 여론조성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총력 투쟁을 통해 ‘MB악법’의 1차 저지에 승리한 여세를 몰아 지지층을 다지고 당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산과 함께, 거대 여당을 상대로 국회의 수적인 열세를 넘어 ‘반민주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원내투쟁과 더불어 여론을 통한 장외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민주, 다각적인 여론몰이로 ‘설 민심’ 선점 민주당은 결의대회에서 한나라당의 중점 법안인 언론 관련법, 금산분리 완화법 등은 각각 ‘방송장악법’, ‘재벌은행법’ 등의 ‘MB악법’임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춰, 최고위원과 국회의원들이 ‘MB악법’ 저지투쟁 경과보고를 통해 국회 파행의 근본 원인이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 시도에 있음을 ‘육성증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이와는 별도로 지역 여론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시민단체 등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거리 선전전도 벌일 예정이다.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MB악법 저지투쟁’ 경과를 담은 동영상과 소책자는 물론 특별당보도 제작하며, 정부 여당의 주장대로 신문·방송법을 개정해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할 경우 발생하는 폐해를 정리한 동영상물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 폭력을 앞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의 선전전에 맞서, 점거농성과 국회 사무처의 강제해산 과정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확보해, 해당 지역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생생한 육성 증언 및 설명회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여론 몰이를 통해 ‘설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결의대회 첫날인 15일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당방위 차원에서 국회 폭력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점과, 2월 임시국회 각오 등을 설명하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김유정 대변인은 “1차 저지에는 성공했지만 한나라당에서 2차 입법전쟁을 들먹이고 있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 때 크게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MB악법’의 문제점을 알려 국민의 힘으로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금은 ‘MB악법’ 추진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를 할 때라는 점을 알리고 대안야당의 모습도 부각하기 위해 지역 민생현장 방문도 결의대회와 같이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당 차원의 특별기구로 ‘MB악법저지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본부장에 안희정 최고위원을 임명해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자유선진당도 배지·당보를 제작하고 시도당 사무실에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지난 1년의 성과를 적극 알려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개별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 외에 당 차원에서도 이회창 총재가 직접 나서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민생탐방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대국민 홍보를 위해 17일 울산, 20일 인천과 부산 등 전국 순회 시국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설 민심’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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