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정원 국민은행장 4대 핵심과제로 금융산업 선도
‘뉴 스타트’ 경영혁신운동 추진…고객지향적 시스템ㆍ서비스로 영업력 강화
“국내 금융시장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객지향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시장선도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신년을 맞아 와의 인터뷰에서 올해의 경영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경영전략 목표를 ‘New Start 경영을 통한 은행체질 강화’로 정하고, 이를 위한 4대 핵심과제로 ‘수익중시 및 비용절감 경영’, ‘리스크 관리의 고도화’, ‘고객지향적 영업기반 강화’, ‘시너지 창출 최적화 및 금융산업 선도’를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 올해의 경영 방향은 무엇으로 설정했나?
우리 경제는 최근 금융위기와 자금시장통합법,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으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 우리도 여기에 맞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은행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New Start(뉴 스타트) 경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뉴 스타트 경영은 효율·스피드·현장·창조경영을 합친 새로운 경영혁신운동으로, 올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운영을 통해 서민금융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전행적 비용절감을 위한 생활실천운동에 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올해의 화두는 건전성 관리와 안정적 유동성 확보를 통한 리스크 관리다. 고객지향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며, 시장선도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뉴 스타트 경영 실천을 위한 주요 추진 과제는?
2005년에 시작한 최상의 업무처리(IBP)운동을 통해 은행의 생산성 향상 및 경쟁력 제고의 기반으로 활용해 왔다.
올해는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재도약하기 위해 2단계 IBP를 추진할 계획이며, 핵심적인 실천과제는 ‘정직·정확·신속·친절’ 등이다. 또, 수익중심과 비용절감 경영 등 긴축경영에 나설 예정이며, 은행권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비용 효율성 관리 강화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 안정적 자금조달 및 운용을 통한 순이자마진율(NIM) 개선 노력 확대 등을 통해 양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기업·가계 부실화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자산건전성 및 유동성 비율 등에 대한 사전적 리스크관리 체제 및 상품의 불완전판매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 비대면채널 이용도 증가 및 고객의 금융 니즈(Needs) 다양화에 따라 고객자산의 안정적 관리능력 확대, 교차판매 활성화 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량고객 이탈 방지 및 관리 강화, 멀티-채널 관리의 효율화 추진, 시장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할 것이다.
■ 중소기업 지원 계획은 어떻게 짜여졌나?
우리는 지난해 말 현재 전년 말 대비 13조6000억 원의 기업자금을 지원했고, 특히 중소기업 총 지원금액은 75.1%인 10조2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해소하기까지는 여전히 힘든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기업대출 절차 간소화 및 상환부담 경감조치 시행, 중소기업 여신 영업점장 금리할인 전결범위 확대, 기한연장 대상 여신에 대한 대출기간 확대, 신규 일반 운전자금 대출 분할상환식 거치기간 확대, 외화 대출을 포함한 분할 시설자금 대출기간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1월 15일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함께 분기마다 은행장 및 부행장들이 거래 중소기업을 방문하여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상담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적기의 자금지원뿐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여신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 자본확충 펀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정부가 추진 중인 은행권 자본확충 펀드의 설립 목적은 은행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여신능력을 제고하여 중소기업 및 가계 등에 원활한 신규자금 공급을 유도하고 은행의 자본확충을 통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4분기 중에 우리는 KB금융지주 주식 매각, 후순위채 및 신종 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을 이뤘다.
2008년 말 BIS 비율은 12% 중반대, 기본자본(Tier1)비율은 9% 후반대로 끌어올려 국내은행 중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비율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등에 대한 실질적인 자금지원 능력이 충분하며, 향후 금융시장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다면 자본확충 펀드의 도움 없이도 자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올해 금융시장 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실물경제의 급속한 위축 및 글로벌 경제침체 장기화 등으로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자본확충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것이다.
■ 외화유동성 지원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나?
정부의 적극적인 외화유동성 지원과 한미(300억 달러), 한중(300억 달러), 한일(3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협정으로 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아 가고 있으며, 은행들의 단기 외화유동성도 현재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적절한 대응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 해외 금융기관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활용한 선제적인 자금조달로 작년에 연간 상환금액(약 17조5000억 달러)을 초과하는 약 21억 달러의 중장기 자금을 조달하여 현재 은행의 외화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역시 시장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외화자산 운용은 보수적으로 하고 자금조달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여 안정적인 외화유동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정상 기업과 부실징후 기업을 판단하기 어려워 크레디트물의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어 있다. 이에 따라 크레디트물 금리를 안정시키고 정상 기업에 대해 원활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구조조정은 재무상태와 영업능력에 대한 면밀한 신용평가를 통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기업과 부실징후 기업을 선별하는 절차가 가장 중요다고 판단된다.
■ IB 모델에 대한 은행의 입장은 어떠한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도한 투자은행(IB) 업무 확대 및 시스템적 제어장치 결함의 문제로 유발돼 일부 IB들의 피해가 컸지만,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IB 무용론 또는 회의론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특히, IB가 발전 초기단계에 있는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IB 분야는 앞으로 보완되어야 할 필수적인 기능이고, IB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중요한 영업부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치우침 없는 균형 성장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즉,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하느냐에 대한 방향성 및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줬다고 봐도 무관하다.
■ 올해 국민은행의 해외진출 계획은?
해외시장에서 장기 안정적인 지속성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중국·남아시아·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를 잇는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Triangle Network)이다.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은 현지은행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현지 법규상 M&A가 불가능하거나 매물이 없는 경우에는 일부 지분투자 또는 지점·현지법인·사무소 설립을 통해 먼저 진출한 후 제반 여건이 성숙되면 M&A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소매금융과 중소기업금융 부문의 노하우 및 선진기술을 활용해 영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현지에서의 영업 대상 및 방식은 국내 기업의 지사 또는 교포 상대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하여 현지 개인고객 및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할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해외진출도 글로벌 금융 상황에 따라서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 올해의 국내외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올해 글로벌 금융불안과 세계경제 침체의 조기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수출부진과 금융불안 등으로 인해 내수부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경기둔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분기는 수출증가율의 대폭 감소 등에 의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상반기 전체적으로도 고용감소와 기업 구조조정이 이어져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설비투자는 세계경제 둔화 등에 의해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국제 간 공조와 정부의 노력으로 급격한 상승은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가 전망된다.
성승제 sungands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