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형태가 변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분은 의복, 문화·레저, 외식 분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52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소비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황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분은 의복구입비(20.5%), 문화·레저비(17.2%), 외식비(16.5%) 등인 반면, 자녀 과외비(2.3%), 경조사비(0.9%)는 크게 줄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형태의 변화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20대가 외식비, 30대가 문화·레저비, 40대는 의복구입비를 우선 줄이고 있다. 20대 가구의 37.3%는 외식비를 우선적으로 줄이고 다음으로 식료품비(30.0%)를 축소한 반면, 문화·레저비(2.7%)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30대는 문화·레저비(28.1%)와 의복구입비(25.0%)를 줄였지만 경조사비(0.4%)는 크게 줄이지 않았다. 40대 가구에서 우선 지갑을 닫은 부분은 의복구입비(23.7%), 외식비(19.0%) 순으로 나타났지만 자녀 과외비를 줄인 가정은 단 1%에 불과했다. 50대는 식료품비(33.7%), 내구재(24.0%)를 줄였지만 경조사비(0.7%)는 줄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국내 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직장문제(27.2%)로 조사됐으며, 다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24.5%), 자녀문제(14.5%), 미래에 대한 불안(14.3%), 건강(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내년 상반기 경기회복 기대…과감한 세제지원 필요 경기회복에 대해서 국내 가구들은 내년 상반기(49.3%)에나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많았다. 이어 27.0%는 내년 하반기, 9.4%는 올해 하반기를 꼽았다. 최근 정부의 소득세 및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다양한 소비유인책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가구(81.3%)는 소비지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응답(31.4%)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근로소득세 추가 인하 등 세제지원(29.3%), 고용안정(18.2%)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먼저 빚을 상환하겠다는 응답이 32.5%에 달해, 저축을 하겠다(26.0%), 생활비에 보태겠다(21.6%)는 응답보다 높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경기침체로 국민들의 소비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대출만기 연장 등 가계대출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고, 고용창출 및 소득세율 인하 등 좀 더 과감한 세제지원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