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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이용하는 자 제일 강하고 현명한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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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5호 김맹녕⁄ 2009.02.18 14:37:45

봄이 다가오니 골프 코스에는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특히 오후가 되면 바람은 강해져 골퍼들은 어떻게 공을 쳐야 할지 당황하게 된다. 골프의 전설이라고 일컫는 벤 호건은 “바람이야말로 좋은 스승이다. 바람을 통해서 골퍼는 배울 것이 너무 많다”고 피력하였다. 자연을 상대로 하는 골퍼는 피할 수 없는 바람을 역이용하여 자기에게 유리하게끔 플레이를 진행시켜야 한다. 독일 속담에 물고기는 강한 급류를 거스르지 않고, 애주가는 술과 대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로, 앞바람의 경우에는 티를 얕게 꽂고 공을 평소의 뒤꿈치 라인보다 1인치 중앙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갖다 놓고 플렛 스윙으로 쳐야 공이 얕게 날아간다. 반대로, 뒷바람의 경우에는 티를 높게 꽂고 공을 왼쪽으로 1인치 옮겨 업퍼 블러로 쳐야 공이 높이 뜨면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게 된다. 크로스 윈드(cross wind)인 옆바람은 바람의 강도를 잘 파악하고 여기에 부합되는 샷을 해야 OB나 해저드로 공이 날아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즉, 사격에서처럼 오조준을 하여 목표지점에 공을 갖다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티 샷 때 앞바람에서는 더욱 부드럽고 한 템포 늦게 샷을 해야지, 바람이 강하게 분다고 세게 치면 스윙이 빨라져 미스 힛이 발생한다. 바람의 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잔디를 날려보거나 정면에 있는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고 파악해야 한다. 어떤 골퍼는 담배를 피워 연기의 방향을 파악하기도 한다. 높은 산이나 언덕 위에서 내려치는 샷은 바람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게 되므로, 더욱 강도와 방향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무심하게 평소대로 샷을 하면 바람에 휘날리는 종이처럼 공은 춤을 추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페어웨이에서도 그린까지의 거리측정 때 거리 가감을 잘해야 큰 낭패를 면할 수 있고,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대만이나 오키나와·하와이 출신의 프로 골퍼들은 바람에 숙달되어 비바람이 불면 더욱 강해진다. 하와이 출신의 미셸위, 오키나와 출신의 미야쟈토 아이 등의 여자 프로 골퍼들은 바람을 잘 이용하기로 유명하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그린 위의 깃대가 휘어져 쓰러질 정도가 되면 그린에서 퍼트할 때나 칩샷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즉, 뒷바람의 경우에는 공이 결에 관계없이 아주 잘 굴러 그린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핸디캡 5 이하짜리의 싱글 핸디캡 골퍼는 바람 부는 날 공략요령을 미리 짜 놓고 여기에 준하여 샷을 한다. 뒷바람의 경우에는 드라이버 대신 탄도가 높은 3번 우드를 쓰기도 하고, 얕은 탄도를 내기 위해 앞바람이 불 때면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기도 한다. 그린 공략 때도 뒷바람의 경우에는 그린 앞면에 공을 떨어뜨려 굴러서 온을 시키고, 앞바람의 경우에는 그린 뒷편 깊숙이 가상 목표를 향해 샷을 한다. 다시 말해, 페어웨이와 그린에서 여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싱글 골퍼와 보통 골퍼와의 차이점이다. 유치환의 시 ‘깃발’은 낭만적이나, 바람에 휘날리는 골프 코스의 깃발은 골퍼들에게 고통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준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곳에서 오래 생활을 한 캐디의 조언을 받는 것이다. 바람 부는 날이면 이제부터는 원망을 하지 말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골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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