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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말레이시아의 인터내셔널 타운 ‘몽키아라’

수십개국 외국인이 어울려 사는 국제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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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7호 편집팀⁄ 2009.03.04 10:27:58

필자가 5년 전,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KLCC에서 7km 정도 떨어진 몽키아라(Mon't Kiara)에 도착했을 때, 이름이 특이해 혼자 쓴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원숭이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왜 몽키아라일까?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진짜로 ‘원숭이 숲’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처음엔 정말인 줄 알았다. 정말 원숭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Mon't’는 ‘mountain’이고 ‘kiara’는 ‘region, area, town, road’ 라는 뜻이라고 한다. 온 지 얼마 안 되어 필자는 간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우리처럼 빼곡이 들어선 콘크리트 공간에서 살다 온 사람에게는 몹시 낯선 광경인데, 콘도(우리 식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자니 천정에 이상한 이물질이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불을 켜보니 도마뱀이 여기저기서 기어다닌다. 놀라긴 내가 놀랐는데 도망은 도마뱀이다. 이처럼 처음에는 도마뱀을 보고 기겁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친숙해진다. 물론, 사람에게는 해가 없으며, 새 콘도(아파트)라도 2~3마리는 있고 벽에는 많이 붙어 있어 신기하다. 지금은 몽키아라가 한국에 조금은 알려져 있지만, 5년 전만 해도 한국인에게 낯선 곳이고, 한국에서는 말레이시아라고 하면 암팡이 잘 알려져 있었다. 물론, 지금도 한인타운의 대명사는 암팡이다. 사실 암팡에 가면 영어가 필요없다. 한글만 잘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으며, 암팡에 있는 음식점의 외국인 종업원들은 한국말을 곧잘 한다. 말레이시아의 작은 신도시 몽키아라가 국제적으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10년 정도 되었을까? 10년 전부터 말레이시아의 선라이즈 그룹이 몽키아라 지역에 미국의 베벌리힐스처럼 수영장과 헬스장이 갖추어진 친환경 아파트 단지와 편이시설을 건설한 덕택에 전 세계 58개국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국제 신도시이다. 현지민은 화교계 말레이시아인 34%, 외국인 66%이다. ■몽키아라는 말레이시아의 대치동 몽키아라는 한국식으로 말하면 서울의 대치동이다. 선라이즈라는 재단이 많은 건축과 개발을 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요즘 이명박 정부를 토건정부라고 비난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토건개발로 연일 분주하다. 오히려 친환경적이고 도시미학을 살리는 리더십이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생활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필자는 몽키아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몽키아라 플라자’를 방문하였다. 플라자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한국·일본·미국·영국·스페인·인도·중국·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식당이 즐비하고, 친절한 주민과 스스럼없이 대하는 각양각색의 외국인들은 편견 없는 신도시의 생활을 자유롭게 만끽하고 있었다. 몽키아라에서는 아파트라는 말 대신 콘도미니엄이라는 명칭을 쓴다. 각각의 콘도미니엄들은 수영장·테니스장·배드민턴장·스쿼시장·체육관 등 호텔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필자가 말레이시아의 대치동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사실은 베벌리힐스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가 수십억 원이라 한들 여기의 콘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와서 보면 그런 생각이 들게끔 되어 있다. 불편한 점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다. 몽키아라도 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매번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한다. 요금은 저렴한 편이지만, 택시 운전기사들이 돈맛을 알았는지 날이 갈수록 뻔뻔스러워진다. 택시 시트는 대부분 지저분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며,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어떤 택시 기사들은 목적지까지 높은 요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은 모든 것이 늦다. 슬로우 모션이다. 급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 배달도 수선도 모든 것을 순서대로 하는데, 그냥 느린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이나 호주·캐나다도 말레이시아와 속도가 비슷하다는 점을 참고로 알기 바란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유명한 한국 엄마의 교육열 한국의 엄마들은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것을 여기서도 알 수 있다.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세계의 오지라도 찾아가는 열성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엄마들, 소위 ‘기러기 가족’이라는 용어의 원조, 그렇지만 그 덕택에 몽키아라에서는 많은 한국인을 볼 수가 있다. 몽키아라에는 영국계의 ‘가든’과 미국계의 ‘몽키아라’ 인터내셔널 학교들이 위치하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쿠알라룸푸르에는 10여 개의 국제학교가 있었는데, 한국의 조기유학생들이 들어가기 쉬웠지만 지금은 아니다. 몽키아라에 있는 국제학교에는 대기자가 넘쳐, 입학하려면 최소 3~6개월, 길게는 1년 6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이다. 말레이시아 전체로는 국제학교가 27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가 정규학교이며, 외국과의 교류가 자유스럽다. 가령, 국제학교를 다니다 세계의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교육을 연속해서 받는데 장애가 없으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그만큼 아직도 한국은 교육개방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마이세컨드홈 프로그램(MM2H:Malaysia My Second Home Program)’이 있다. 한국에서는 은퇴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후 화들짝 놀란 말레이시아에는 이민제도가 없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려면 노동비자가 필요하지만, 또 다른 대안으로 장기거주 비자 개념으로 제공하는 것이 MM2H 프로그램이다. 50세 이상의 나이에 15만 링깃(1링깃=410원)을 말레이시아 은행에 맡기면 은퇴이민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물론, 50세 미만도 은퇴이민이 가능하다. 예치금 30만 링깃과 매월 1만 링깃 이상의 고정소득이 은행통장에 입금되면 50세 미만도 말레이시아 은퇴이민이 가능하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이라 음주가무 문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술집이나 노래방 등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계나 중국계가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야만 음주가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어디를 가봐도 한국처럼 유흥문화로 네온사인을 밝히지는 않는다. 술을 매일 마셔야 하는 애주가라면 말레이시아에 와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사치운동의 대명사인 골프는 어떨까? 말레이시아에서 골프는 사치가 아니다. 우리 돈으로 2만 원만 줘도 라운딩을 할 수 있고, 골프 회원권도 1년짜리 100만 원부터 30년짜리 700만 원 등 천차만별이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팜가든 골프장은 한국인들에게 인기다. 팜가든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면 9개 골프장의 그린피가 무료이고, 7개 골프장에서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회원권 가격은 700만 원으로, 30년 간 사용권한이 주어진다. 양도가 가능하며, 회원권 하나로 부부가 공짜로 이용할 수 있고, 동반자도 월 1회에 한해 무료로 라운딩할 수 있다. ■전세는 없고 월세는 매우 저렴 우리가 잠시 가서 생활하려면 월세는 얼마나 할까? 전세는 없다. 몽키아라의 월세는 주거시설의 만족도에 비해 매우 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있었던 비스타키아라 콘도는 지은 지 10년 정도 되는 곳인데, 30평형대는 월 60~80만 원에 빌릴 수 있다. 위치가 가든 국제학교 바로 맞은 편이라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매매가격은 1억~1억2,000만 원 선이다. 새로 지은 아스타나 콘도는 주거시설이 좋다. 수영장·테니스장·헬스클럽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 33평의 매입가격은 2억8000만 원(가구 포함) 수준. 렌트해서 쓰려면 월 120만 원 정도이다. 참고로 한인촌인 암팡지역의 콘도는 월50~70만원 정도이다. 이 수치는 작년 상반기 기준이니, 지금 환율로 따지면 60~80만 원 정도 봐야겠다 그리고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은 더 저렴하다. 시설 좋은 콘도미니엄을 얼마든지 렌트할 수 있는데, 몽키아라 근처에 위치한 철아스 지역의 40평형대 콘도미니엄의 월세는 30만 원대에 불과하고, 타만데사 지역에서도 월 50만 원대면 40평형 콘도미니엄을 얻을 수 있다(98년 상반기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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