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최대 분양시장을 이뤘던 수도권 남부지역이 하락하는 대신 수도권 서부지역이 떠오를 전망이다. 서부지역은 분양뿐만 아니라 호재도 많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물론 분양업체들도 시장의 이동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분당, 용인 수지·죽전·신봉 등 수도권 남부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분양불패신화를 이뤄냈지만, 지난해부터 경제 한파로 분양참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서부지역은 이제 몸 풀기를 마쳤다는 분위기다. 경인운하 건설 가시화에 양도세 완화 효과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고, 분양권 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분양시장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서울 분양은 마포구·성동구·용산구 등 도심권에 분양물량이 몰릴 전망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내 서울 분양계획 물량은 총 9,528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도심권은 총 24곳 4,732가구다. 서울 분양물량의 절반 가량(49.7%)이 도심에 공급되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재개발 단지이며, 대부분 2008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분양시기를 저울질하다 올해 대거 분양에 나서게 된다. 재개발사업이다 보니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나 역세권 단지가 많아 주목해볼 만하다. ■ 주택 대이동…상반기 1만4,000여 가구 분양 예정 서부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역은 ‘인천 청라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다. 이유는 ‘한국형 베니스’, ‘한국형 커넬시티’로 개발한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최근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가장 선전하는 인천 청라지구는 Canal Way 조성을 통해 베니스와 같은 운하가 청라지구를 관통하는 등 금융·레저·문화가 결합된 국제도시로 개발된다. 김포한강신도시도 한강변의 수자원 등을 활용해 국내 최대의 16km에 달하는 하천 실개천 등 단지 내 수로를 조성하고, 특히 중심부에는 폭 20m길이 3.1㎞의 대수로를 건설해 요트와 소형 유람선이 떠다닐 수 있게 꾸며진다. 또한, 인천 청라지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으로 기존의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바뀌었다. 김포한강신도시도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두 지역은 전매제한기간이 짧고 양도세를 전액 면제받는다. 기존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85㎡ 초과 3년, 85㎡ 이하 5년이었으나, 성장관리권역으로 변경하면서 각각 2년이 더 줄어 1년과 3년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두 지역의 분양예정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우선, 상반기에 인천 청라지구 13곳에서는 모두 1만1,000여 가구를 공급한다. 분양시기는 대부분 4∼5월에 집중됐다. 단지는 모두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한화건설은 다음달 청라지구 A7블록에 ‘꿈에 그린’아파트 1,172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10개동이며 공급면적은 130∼179m²다. 분양가는 3.3m²당 1,000만 원대로 예정하고 있다. 한라건설도 다음달 청라지구 A6블록에 ‘비발디’ 아파트 992가구를 분양한다. 공급면적은 130∼171m²다. 여기에 SK건설(865가구)·동문건설(746가구)·한양(581)·동양메이저건설(576가구)·반도건설(171가구) 등 5개사가 동시분양에 나선다. 관련 업체들은 5월 말쯤으로 분양시기를 잡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도 양도세 면제와 전매제한 완화 조치 효과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고 분양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한파로 미뤘던 분양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 수도권 분양시장 건설사 ‘브랜드 파워’ 대전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예정인 건설사들은 분양시기를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상반기 중에 3,3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경기한파로 미뤘던 동시분양도 올해 5월쯤 이뤄질 전망이다. 화성산업(650가구), 미래건설(440가구), KCC건설(1090), 우미건설(1050가구) 등이 동시 분양할 전망이다. 봄 수도권 분양시장에는 시공능력도 우수하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형 건설사들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부동산뱅크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2위권 내 건설업체(타이세이건설 제외)의 3∼6월 공급물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총 33곳 3만9,705가구 중 일반분양물량은 1만4,11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총 46곳 3만4,071가구에 비해 16.54% 증가했지만, 사업장이 13곳이나 줄어들어 경기침체로 인한 신규 공급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또한, 지방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많아 일반분양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1% 줄어들었다. 대형 건설사 중 롯데건설이 총 6곳 9,371가구(일반분양 4,22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건설을 제외한 10개 건설사(대우건설·삼성건설·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두산건설·한화건설)는 상반기 내 지방 물량이 단 1곳도 없었다. 부동산뱅크는 “주택 불황이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많아 주택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청약시 건설사의 재무상황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일반에 공급되는 물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어 입지가 좋은 지역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청약전략을 꼼꼼하게 세워 알짜 물량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