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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인터뷰]가수·작곡가로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세룰리안 블루’

“슬픈 음악의 목마름 해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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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0호 이우인⁄ 2009.03.24 14:31:17

최근 음악 관련 사이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인 그룹이 있다. 프로젝트 그룹 ‘세룰리안 블루’(Cerulean Blue)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3월 4일 야심차게 선보인 디지털 싱글 <비몽>(悲夢)은 음원공개 첫날 2시간 만에 싸이월드 BGM 다운로드 순위에서 실시간 2위를 차지하며 다비치·이승철 등의 톱 가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발매된 ‘월드 스타’ 비와 V.O.S의 김경록을 제치며 5일(일일 집계) 싸이월드 BGM에서 급상승 인기곡 1위를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5일 이후 현재까지 <비몽>은 김종국, <꽃보다 남자> OST2 등과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2위를 다투며 선전 중이다. 세룰리안 블루는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주제곡을 부르며 유명세를 탄 강성과 음반 프로듀서 겸 작곡가 남궁PD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세룰리안 블루는 본래 하늘색의 안료를 뜻하는 단어로, 다른 색과 섞여도 안정된 색깔을 나타내는 특성을 갖는다. 이는 세룰리안 블루의 음악적 색깔과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세룰리안 블루는 요즘의 가수들처럼 TV 출연 등의 적극적인 홍보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스타인 강성을 오히려 그림자처럼 숨기는 홍보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 적극적인 홍보로도 성공할까 말까 하는 요즘 같은 음반계의 불황에 과연 무슨 배짱일까? 그 이유가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세룰리안 블루 측은 강성과의 만남은 양해를 구했다. 이어 “<야인시대>를 부른 강성의 컴백으로 비춰지는 언론의 포커스에 강성 본인도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강성의 컴백이 아닌, 음악성을 갖춘 새로운 팀의 탄생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이유를 덧붙이며 “강성이 아이돌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세룰리안 블루의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을 때까지는 방송 출연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룰리안 블루의 결성 과정과 그들의 음악,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세룰리안 블루는 어떤 그룹인가요? 안녕하세요. 세룰리안 블루입니다. 세룰리안 블루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저 남궁기찬과 보컬 강성으로 이뤄진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야인시대>의 강성 씨와는 어떤 인연이 있으며, 그룹을 결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세요. (강)성이를 처음 만난 건 2003년입니다. 당시 성이는 <야인시대> 이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고, 저는 애즈 원, M.Street 등의 작곡가로 활동하며 R&B 음악에 심취해 있었죠. 저를 찾아온 쪽은 성이였습니다. R&B 음악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성이를 작업실 근처에서 만났어요. 이후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5년에 ‘초월’이라는 R&B 듀오의 프로듀서를 맡아 앨범을 발표했어요. 하지만 기획사의 재정 문제로 팀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해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이의 솔로 앨범 프로듀서를 맡아 작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 역시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안 좋은 일이 이어지자, 성이는 가수의 길을 포기하려 할 만큼 많이 낙심했습니다. 이후 기획사와의 계약이 끝나고 성이는 뮤지컬 배우로, 저는 작곡가로 각자의 활동에 전념했습니다. 계약 관계는 아니었지만 저희 둘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 음악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디지털 음원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선후배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앨범을 내는 시대가 왔습니다. 작곡가 대부분은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을 발표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거든요. 작곡가가 직접 노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수들을 객원으로 참여시켜 앨범을 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기획사와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음악을 발표하고 싶었고, 이 이야기를 성이에게 했습니다. 그러자 성이는 선뜻 제 음악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되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세룰리안 블루가 결성된 거죠.

<비몽>이 공개되자마자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기분이 어땠나요? 솔직히 뜨거운 반응은 모르겠어요(웃음). <비몽>의 반응이 좋다는 기사를 보고 연락을 주는 분이 많아 바쁘게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요. 이번 싱글을 발표하면서 저희가 가진 첫 목표는 대중에게 세룰리안 블루의 존재를 알리는 것인데, 아직 만족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많은 분들이 저희를 기억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은 생겼습니다. <비몽>은 어떤 곡입니까? 감당할 수 없는 이별 앞에서 울부짖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소프트한 발라드 곡입니다. 가사가 실제 경험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가사는 성이가 썼는데, 실제 경험은 아닌 걸로 압니다. 이 곡의 가사를 저도 성이도 썼어요. 한 달 동안 가사 작업만 한 것 같네요(웃음). 4개의 가사가 나왔는데, 그 중 성이가 마지막에 30여 분 만에 쓴 가사가 지금의 <비몽>입니다. 최근 감동을 자아내는 곡보다는 중독을 일으키는 ‘후크송’이 유행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작곡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한숨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비단 후크송 때문만이 아니고, 대중음악이 너무 가벼워진데 대한 씁쓸함이에요. 누구라고는 언급할 수 없지만, 요즘 노랫말에 말도 안 되는 웃기는 가사를 억지로 집어넣고 코믹한 춤을 추게 만드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노력해 만든 흔적도 없이 어디서 들어본 듯한 ‘사비’(후렴)만 반복되는 노래도 있구요. 이런 노래가 방송에 자주 나오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음악하기가 싫어져요. 제가 처음 배우고 고민하던 음악은 그렇게 가벼운 유흥거리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음악성 있는 선배들의 노래가 아직도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 대중음악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후크송의 시대가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유행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와야 그만큼 우리나라의 음악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니까요. 대중들 역시 듣는 귀가 즐거워질 테고요. 10대에 편중된 음악 산업이 음악의 본질을 가볍게 만들고, 그 노래들의 경제적 수익으로 인한 성공이 가벼운 음악의 범람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저희 세룰리안 블루는 이러한 현상이 곧 없어질 거라 믿고 꾸준히 음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국내 음반계가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TV 방송, 연예 프로그램 등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금세 잊혀질 우려가 있을 텐데, 음악성만으로의 승부, 자신 있습니까? 성이는 올해로 데뷔 10년째구요. 저는 작곡가로 활동한 지 8년째입니다. 중견이라고 불릴 수도 있는 경력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아이돌 가수들과의 승부에서 승산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신 대중음악계에서 쌓은 노하우와 실력으로 우리만의 음악을 발표하자고 결심했어요. 무엇보다 세룰리안 블루는 저나 성이에게나 자유로운 마음의 안식처 같은 존재입니다. 세룰리안 블루로 큰 인기와 큰돈을 벌자는 욕심은 조금도 없구요. 저희를 보고 환호해주는 것보다 저희의 음악을 듣고 눈물 한 방울을 흘려준다면 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섣불리 방송에 출연할 계획은 없습니다. 방송에서 얻은 인기는 음악으로 얻은 인기와 달리 너무나 쉽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어째서 프로젝트 그룹인가요? 각자의 활동도 존중하면서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 내린 결정입니다. 성이는 뮤지컬 배우와 연기자라는 꿈이 있고, 저 역시 대중음악 말고도 영화음악의 거장인 ‘한스짐머’와 같은 영화음악 감독이 되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이 있거든요. 음악적 영혼이 같은 강성이란 가수와 남궁기찬이란 작곡가가 같이 발표하는 음악이 세룰리안 블루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룰리안 블루가 지향하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토이의 유희열 선배님이나 전람회 출신의 김동률 선배님 같은 분들처럼 음악성으로 사랑받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음악성을 말하자면 ‘슬픔’과 ‘목마름’입니다. 저와 성이 둘 다 슬픈 노래를 좋아해요. 또 대중음악에서는 중견이라고 할 만큼 경험을 쌓았지만, 아직도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있거든요. 그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세룰리안 블루가 결성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까? 약 2년의 준비 기간 동안 10여 곡이 넘는 곡을 완성했습니다. 원래는 정규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비몽>을 싱글로 먼저 들려드리게 됐구요. 현 음반시장의 흐름에 맞게 남은 곡들 역시 디지털 음원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대중들에게 세룰리안 블루의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꾸준히 다가가겠습니다. 의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들려주세요. 저희 세룰리안 블루의 음악 많이 들어주세요.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웃음)? 요즘 후크송이 유행이지만, 너무 유행에만 민감해하지 마시고, 어떤 음악이든 마음을 열고 들어봐주셨으면 합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쏟은 스태프의 노력도 한 번 생각해주셨음 좋겠구요. 그리고 세룰리안 블루의 두 번째 싱글이 5월에 발표되는데, 기대 많이 하셔도 좋을 거란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조금 색다른 느낌의 곡입니다. 많이 많이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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