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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여야 내우외환으로 선거전략 혼란

‘4.29 재보선’ 전국 16곳…국회의원 5곳, 기초단체장 1곳, 교육감 2곳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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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2호 심원섭⁄ 2009.04.07 10:55:07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 31일, 오는 4월 29일 실시되는 상반기 재보궐선거가 작년 10월 1일부터 이날까지 실시사유가 확정된 선거구를 대상으로 국회의원 5곳, 기초단체장 1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교육감 2곳 등 전국 16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전북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경북 경주이며, 기초단체장 선거는 경기 시흥시에서 치러진다. 광역의원 선거는 서울 광진구 제2, 강원 양양군 제1, 전남 장흥군 제2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선거는 광주 서구다, 충북 증평군나, 전남 영암군라, 경북 경주시마, 경주시아 선거구에서 각각 실시된다.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충남과 경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각당은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번 재보선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4.29 재보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원외 정치거물의 귀환이라는 변수에다가 당내 계파 간 이해충돌 등 복잡한 사정에 발목을 잡힌 탓에 아직까지도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여야는 영남권 2곳과 호남권 2곳, 수도권 1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에 대한 공천작업을 완료하는데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 동안 설왕설래하던 박희태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이번 재보선의 성격에 대해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론’이 적지않게 희석됐다는 이유에서, 당 안팎에선 이번 재보선 전략을 짜는 것이 상당히 쉬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나라, 경주 놓고 친이 vs 친박 신경전 심지어 민주당이 내분으로 흔들리는 사이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 같은 분위기에 탄력을 받은 한나라당은 4월 재보선을 ‘경제 살리기 선거’로 명명하면서 의욕적으로 선거전에 나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예상과는 달리 4월 초까지도 공천작업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3월 29일 공천심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전략공천지를 확정하고 일부지역에 대해선 공천자를 내정할 방침이었으나, 경주에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종복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하는 데 그쳐 내부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이 전 부의장의 ‘선거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나라당 내 ‘친이’ ‘친박’ 등 계파 간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경주 지역 4·29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친박 성향 정수성 예비후보가 3월 31일 “이 전 부의장이 29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을 보내 사퇴를 권유했다”고 폭로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전 부의장은 4월 1일 기자들과 만나 “그냥 이 의원에게 가서 들어보라고 했을 뿐”이라며 “이 의원은 정 후보하고 처음 만났는데 무슨 말을 했겠느냐”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에 친박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며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평소 언행이 신중한 편이라고 소문난 박 전 대표의 평소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언급이어서, 그만큼 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친박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 전 부의장이 의혹에 중심에 서 있고, 박 전 대표가 직접 비판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과 당협위원장 교체,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비롯한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계파 갈등이 확전일로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부의장의 ‘막후정치’ 논란은 사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 당시에는 ‘형님공천’, 지난해 연말에는 ‘의원 성향 문건’ 파문으로 ‘상왕정치’ ‘만사형통’이라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언론법의 상임위 직권상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극에 달했고, ‘형님’의 막후 조정자 역할은 급기야는 ‘사퇴종용’ 논란으로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끌기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경제 전문가 영입이 거론됐던 인천 부평을과 울산 북구의 경우엔 인물난으로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두 지역구 모두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 지역이지만, 현재 분위기는 여권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입지자들 가운데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인천 부평을 공천에 일찌감치 검토됐던 이윤호 산자부 장관, 이희범 전 무역협회장의 경우 본인들이 고사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지역구 내에 GM대우 공장이 위치한 점을 감안해 이재명 전 의원과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등 대우출신 전현직 CEO(최고경영자)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울산 북구의 경우엔 현지 공천신청자들이 중앙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대하여 반대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텃밭인 전주의 두 군데 지역구에 대해서도 조만간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지만, 출마 자체에 의미를 둘 뿐 다른 기대를 거는 분위기는 아니다.

■민주, 전주 덕진 정동영 출마 갈등 한편,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5개 지역구 가운데 영남지역 2개 지역구를 제외한 3개 지역구에서 승리해 의석수도 늘리고,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라는 구도를 확산시켜 향후 정국의 주도권도 행사할 수 있는 실리와 명분을 모두 획득하겠다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그러나 18대 총선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고 귀국하면서 당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일단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에 대해 공천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문제는 정 전 장관이 공천 배제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 전 장관이 고향인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어렵지 않게 당선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어서 정 전 장관에 대한 설득작업이 끝나기 전엔 공천자를 확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조만간 두 번째로 만나 출마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지금 상태론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될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정 전 장관은 3월 27일 전주로 내려가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전주 완산갑의 경우, 일단 5배수로 선정해 4명이 나서 경선을 치르기로 해 한시름을 돌리기는 했으나, 경선 룰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아 재보선 이후 공천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구도가 흐트러지면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 선거까지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어,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공천 확정도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주와 진보정당과의 연대론이 제기된 울산 북구에 대해선 공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울산 민주노총 노동자와 비정규직,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해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한 상태이지만, 여론수렴 방식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놓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어 최종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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