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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후계구도 靜中動

대상그룹 임상민, 롯데그룹 신동빈 확정…
이부진·구광모·정의선·정지이·조현아 등 일선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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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3호 박현군⁄ 2009.04.13 14:25:26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촉발된 국내의 장기적 경기침체가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MMF 흐름, 국제 현물유가 동향, 환율곡선 등을 비롯한 국내외 경기지표들은 국가부도사태까지 예상할 만큼 최악의 상황을 표현하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름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기에 대한 외신의 몰평가도 이제는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 그런데 “현재의 상황이 재벌가문에게는 더할 수 없는 기회”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세계경제의 위기 와중에 한국의 국가신용도 저평가 및 외환위기설 등은 국내 기업들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각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 이는 경영권 승계 비용이 적어졌다는 의미다. 더불어 현 정부와 여당은 정권을 잡은 이후 기업하기 좋은 국가 만들기라는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한 상태다. 현재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완전히 폐지됐고,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원칙도 사실상 무력화됐으며, 증권업계에 이어 보험업계에도 소액지급결제기능이 허용될 예정이다. 이병철·정주영·구인회 등 1세대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사실상 맨주먹으로 한국의 부를 일궈 왔다면, 2세대는 1세대의 부를 물려받았지만 시민의식 향상 및 재벌 견제라는 논리 속에서 여러 가지 건전성 규제를 받아 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실상 3세대라고도 할 수 있는 재벌 후계자들의 경우, 1~2세대를 거쳐 온 부는 물려받았지만 여러 가지 재벌 규제정책은 폐지된 상태에서 자신의 힘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재용(삼성)·신동빈(롯데)·정지선(현대차)·구광모(LG) 등 차기 총수들은 역대 가장 좋은 경영환경을 물려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와 부(富)를 책임져야 할 이들 황태자들의 근황은 어떠할까? ■삼성그룹,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주목, 이재용 황태자 구도 속 3녀 등장 돌풍 삼성그룹의 차기 후계자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 전무의 대권 승계를 당연시 여길 뿐 아니라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1월 이후 그룹 인사에서 친 이재용 인사들의 전진배치는 이 같은 사실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이건희 회장의 3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서서히 떠오르면서 삼성의 불변적일 것 같은 후계구도에 조금씩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은 이부진 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전 부인 임세령 씨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아주경제는 “대상그룹의 후계구도가 차녀 임상민 씨로 알려지자, 대상그룹 일가의 인물들과 함께 이부진을 검색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암시했다. ■대상그룹, 차녀 임상민 씨에게 후계구도 물려줘 대상그룹의 여황은 지난 8일 차녀 상민씨로 사실상 확정됐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부인 박현주 부회장은 8일 자신의 대상홀딩스 지분 중 125만 주씩 총 250만 주를 차녀 상민 씨에게 넘겼다. 실제로 상민 씨는 대상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대상홀딩스의 사실상 소유주가 된 셈이다. 그녀는 현재의 지분 35.8%만으로도 2대주주인 언니 세령 씨(19.9%), 3대주주인 아버지 임창욱 회장(2.89%), 4대주주인 어머니 박현주 씨(2.30%)의 지분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는 삼성가의 며느리였던 장녀 임세령 씨를 후계구도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령 씨는 삼성그룹의 황태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혼 한 후 “대상그룹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세령 씨의 포부는 대상 집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대상의 2대주주이면서 삼성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신동빈, 현대차그룹 독주체제 확실 국내 대표 재벌그룹 중 경영권 승계를 가장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는 곳은 단연 롯데그룹. 롯데그룹의 신동빈 부회장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이자 현 롯데그룹 황제인 신격호 회장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자신의 아성을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 9일 신동빈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이 30년 전에 만든 롯데그룹의 사훈을 걷어내고 자신의 경영방침을 명기한 새로운 사훈을 내걸었다. 물론, 신격호 회장의 허락 속에 한 일이다. 이 사훈 속에는 2018년까지 아시아 10대 그룹의 위상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비롯해 신 부회장의 다양한 고민이 녹아 있다. 그런데 신영자 사장을 포함, 롯데가 내외에서는 바뀐 사훈의 내용과 의미보다는 아버지가 만든 그룹의 사훈을 내리고 신 부회장 자신이 새롭게 사훈을 만들어 내걸었다는 점과 이를 신격호 회장이 허용했다는 사실을 크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이는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주인이 신동빈 부회장이며 신격호 회장은 이제 상황(上皇)으로 물러났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 이는 지난달 31일 국민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 빌딩 건설을 최종 허용한 지 2주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조치로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왈가왈부는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후계자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은 어떠한 외부적 활동이나 이슈를 만들지 않은 채 자신이 맡은 기아자동차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그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룹 내 BNG스틸은 최근 매물로 나온 현대종합상사 인수전에 나서고 있는 등 자신의 경영능력 함양을 위해 조용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아직 모습 드러내지 않은 황태자들 한편, 그룹 오너의 아들로서 차기 황태자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에, 그리고 재계 및 언론계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LG그룹과 한화그룹. LG그룹의 4대 회장, 즉 포스트 구본무는 이미 구광모 LG전자 과장으로 낙점돼 있다. 구 과장은 구본무 회장의 친아들 구원모씨의 급사 이후 양자로 입적돼 LG그룹 후계자로 키워졌다. 본래 구광모 과장은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의 2대주주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기도 하다. 현재 구 과장은 LG전자 과장이라는 명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단지 명함만 있을 뿐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MBA 과정에 있다. LG그룹에 따르면, 현재 모든 과정에 대한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 여름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한화그룹의 세 황태자 중 첫째 김동선 씨와 둘째 김동원 씨는 각각 공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동선 씨는 미국 다트머스 대학을 나왔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국가대표 선수를 역임한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반면, 동원 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술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은 후 공군 현역병으로 입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그룹을 포함한 재계 관계자들은 “김승연 회장의 나이 등으로 미뤄 아직 한화그룹의 후계구도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굳이 말하자면 첫째아들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첫째아들 동선 씨는 크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스포츠 국가대표로서 국위선양에 한몫 한 바 있다. 이는 한화그룹이 삼성·현대차·금호아시아나 등이 선점한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 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장점. 김 회장의 현재 나이를 감안할 경우 아직 고등학생인 3남도 차기 후계자로 거론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재벌 여성 후계자, 대한항공 조현아, 현대그룹 정지이 상무 그러나 재벌 후계자는 황태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황태자(皇太子)가 아닌 황태녀(皇太女)도 있다. 여성 후계자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은 단연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 대한항공에서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현아 상무는 지난 3일 한진그룹이 담당하고 있는 호텔사업부문인 칼호텔네트워크의 공동 대표이사로 등극했다. 그는 대한항공 본부장의 역할에다 그룹의 경영진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해 나가고 있다. 한편, 남편을 조용하게 내조하는 아내처럼, 혹은 아버지의 뜻에 고요히 순종하는 효녀처럼 잔잔한 리더십을 통해 그룹 내 자신의 입지를 다져 가는 여성 파워도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자신의 사내 업무를 무리 없이 소화해 나가면서 대북사업 등에서 어머니 현 회장의 조언자이자 든든한 후원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정 전무는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의 지분을 지난 2일 6만주(0.44%) 매입하면서 현정은 회장에게 조용히 힘을 실어주었다. ■후계자의 경영능력 검증, “IT를 통해 쉽게 가자” 우리나라 재벌 후계자들에게는 몇 가지 대략적인 공통점이 있다. 비슷한 유학 코스, 경영권 검증을 위해 주로 IT 산업을 택했다는 점, 최근 주식을 통한 재산변동이 잦다는 점, 은행업 등 금융업 진출에 관심이 크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우선, 많은 황태자들이 자신의 경영능력을 보이기 위해 IT 업종을 택했다. 이는 IT업체가 계열사들의 경영상 IT 수요를 해결해줌으로써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될 수 있다는 안정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가 지난 2월 최대주주로 등극한 유니컨버스는 현재 대한항공 등 계열사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또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S&C는 계열사인 대한생명보험·한화건설·한화석유화학 등과의 거래로 매년 상당한 매출을 발생하고 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롯데정보통신도 롯데쇼핑·롯데카드 등과의 거래를 통해 상담 부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의 삼성SDS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가 주요 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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