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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4가지 관전 포인트

한나라당 ‘경제 살리기’ VS 민주당 ‘MB 정권 심판론’ 맞붙어 대접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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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4호 심원섭⁄ 2009.04.20 21:49:07

국회의원 배지 5개를 놓고 여야 간에 한판 승부를 펼칠 4.29 재보선이 4월 16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공식적인 유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서막이 올랐다. 한나라당의 ‘경제 살리기’와 민주당의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맞붙게 되는 이번 재보선은, 규모 면에서는 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규모 선거에 불과하지만, 여야 지도부 모두 존폐의 기로에 놓인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를 다짐하면서도, 당내 분규는 물론 날로 높아만 가는 국민들의 정치 불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각 당은 겉으로는 출사표를 던지면서도 속으로는 차기 대선과 당권을 둘러싼 당내 분규를 포함한 복잡하여 내부 사정으로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자신들의 정치적 텃밭에서조차 확실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밀리면서 자칫 5전 전패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치열한 물밑 경쟁이 시작된 재보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여야 의원들이 연루된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민주당은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속병만 앓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현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재보선의 특성을 희석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기에다, 경북 경주의 한나라당 친이계·친박계 후보 간의 대결을 비롯하여,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전주 완산갑의 신건 전 국정원장 간의 무소속 연대가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지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1 - ‘박연차 리스트’ 여야 악재·역풍 촉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 등 전·현 정권의 실세에 대한 연루 의혹이 잇따르자 재보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득실계산에 분주한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 노 전 대통령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절치부심하면서도 뚜렷한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세금비리 무마청탁으로 시작된 검찰의 수사가 노 전 대통령과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경제정책 실정 심판론’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시점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 심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노 전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긴다 해도 국민이 민주당과 참여정부를 다른 선상에서 놓고 판단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다, 민주당의 또 다른 고민은 이번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노 전 대통령의 글이 뒤늦게 당 지도부에 알려지면서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며,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안희정 최고위원도 뒤늦게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재보선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칠 영향을 쉽게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미칠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역시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노무현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맹공을 퍼붓던 초기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연루 의혹이 거론되면서 방송출연 자제령을 내리는 등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박 회장의 국세청 로비로부터 출발한 ‘박연차 로비 의혹’의 검찰 수사 초반은 민주당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지만, 한나라당 역시 수사의 칼날을 비켜 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만사형통’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 정권의 최고 실세인 이 의원과, 박 회장과 오랜 지인 사이인데다 국세청 세무조사 관련 대책회의를 한 의혹도 불거진 천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정치적인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점도 여권을 주춤거리게 만든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 박연차 리스트가 이번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 - ‘친이-친박’ 경주서 갈등의 골 깊어져 여야 대결이 펼쳐지는 다른 지역과 선거와는 달리, 경북 경주 지역의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친이계의 정종복 후보와 친박계의 정수성 후보 간에 계파 대리전으로 치열한 경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당내 계파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3일 경주 정종복 예비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박희태 대표를 비롯, 공성진·박순자 최고위원 등 친이계 핵심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최고위원과 이성헌 제1사무부총장은 참석하지 않아 미묘한 긴장감을 보였다. 앞서 허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선거 초반에 이상득 의원의 친박계 정수성 후보 ‘사퇴종용’ 논란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친이-친박 간 갈등은 박 전 대표의 “우리 정치의 수치” 발언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감정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당 공식기구인 여의도연구소(여연)의 최근 조사결과 친박계의 정수성 후보가 앞선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이 결국 정 후보를 제치고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정종복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준데 대해 친박 쪽은 “이미 예견했던 공천 결과” “외부조사는 질문이 편향적이어서 정 전 의원에게 유리할 줄 알았다”고 말하는 등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만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양 계파가 경주 재선거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비록 한 지역에서 맞붙는 ‘초미니 대결’에 불과하지만 선거 결과가 양 계파의 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줘 향후 당내 권력역학구도의 ‘거울’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안싸움’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 진검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이 당 최고위원회의를 정종복 선거사무소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친박 정수성 후보를 겨냥해 당의 공식후보인 정종복 후보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퇴종용논란’ 변수로 정종복 후보가 정수성 후보에게 패배하기라도 한다면 이상득 의원의 리더십은 당분간 회복 불능의 상태에 놓이게 될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등, 이 의원에게도 경주 재선거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보문관광단지가 조성됨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영향력과 바람이 강한 곳이라는 점에서, 정종복 후보가 정수성 후보에게 패배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영향력만 입증된 채 당내 분란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4월 16일 12시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회장 정광용)가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주 재선거에 출마한 정수성 예비역 육군대장이 경주의 미래를 이끌어줄 적임자임을 확신한다”며 “이번 정수성 후보 지지 선언은 자체 결정이지만, 박사모가 ‘박심(朴心)’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식적인 지지선언을 했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현재까지 침묵은 하고 있지만, 핵심 지지단체인 박사모가 정수성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선거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3 -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 파문 확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갈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가면서, 15일 전주 완산갑에 신건 전 국정원장이 후보 등록을 함으로써 ‘정동영-신건’무소속 연대설이 가시화되어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 후보는 16일 오후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출정식 연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이번 선거를 정동영 죽이기 선거로 만들어낸 민주당이야말로 바로 바뀌어야 할 대상이다”라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이어 정 후보는 “평화 신념이 없고 방향이 잘못된 이 정부를 되돌리고 이 정부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제1야당이 강하고 선명해야 하고, 당이 야당다워야 한다”며 “정동영이 8번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오늘 민주당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정 후보는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방향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고, 이명박 정부에 실망하고 좌절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드리는 대안정당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여당이 잘못 가면 야당이 대안이 되어야 하고, 여당이 실망과 상처를 주면 야당이 희망과 위로를 줘야 하지만, 여당이 잘못 가고 있고 야당 또한 잘못 가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라고 여야를 동시에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전북도당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와 관련해 “민주당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전주 완산갑 신건 후보와) 무소속 연대를 하는 것은 정치도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이 싸워야 하는 대상은 바로 MB(이명박) 정권인데, 당을 흔들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대의가 아닌 ‘소의’”라며 “(두 사람의) 무소속 연대는 국민에게 정치 환멸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정 대표는 “연합이든 연대든 전주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라며 “공인의식이 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주 시민을 믿고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것이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가는 이유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연대가 사실상 당권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보아 해당행위라 간주하고, 무소속 연대는 정 대표 체제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 부평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텃밭인 전주 두 곳에서 모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 대표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정 전 장관의 공천을 주장해 왔던 민주연대 이종걸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있어, 정 전 장관의 복당신청과 맞물려 민주당은 또다시 거친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하지만 신건 전 원장이 15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선 후 복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 복당을 생각하고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며 “복당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생각할 시기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해, 재보선 이후 뭔가 큰 그림을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를 내비쳐 관심을 끌었다. 4 - 여야, 인천 부평을 집결 ‘총력전’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의 승패가 유일한 수도권 격전지인 인천 부평을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15일 오전 부평 우림라이온스밸리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 지역 최대 현안인 GM대우자동차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한 뒤 이재훈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필승을 다짐했다. 민주당도 이날 부평 갈산동에 위치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나라당의 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이 지역 최대 현안인 ‘GM대우 살리기’를 위한 공약사항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회의에서 정세균 대표는 GM대우 문제에 대해 “정부는 지난 1월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강제 구조조정을 검토했다고 한다”며 “한편으로는 강제 구조조정을 검토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선거를 의식해 GM대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이런 잘못된 태도가 우리 서민을 더 걱정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면 GM대우는 분명 회생할 수 있다”며 “추경 6500억 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GM대우를 회생시키기 위한 특별법 제정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천 부평에서의 승부는 누가 GM대우자동차를 회생시켜 지역 경제를 살릴 적격자임을 증명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기 때문에, 양당은 부평 방문에서 구체적인 경제 공약을 내놓으며 표밭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야 모두 부평지역의 최대 현안인 ‘GM대우 회생방안’을 최대 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문가이자 여당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설파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역 토박이 일꾼이자 대우차 출신이 적임자임을 선거에 적극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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