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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 리스트’…박연차 못잖은 폭발력

강금원 횡령금 받은 ‘노무현의 남자들’ 속속 확인, 봉화공화국 제2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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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4호 심원섭⁄ 2009.04.20 21:45:38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후원자’로 알려진 창신섬유 강금원(57) 회장의 횡령금을 받은 참여정부 ‘노무현 남자들’의 명단이 속속 확인되면서 ‘강금원 리스트’의 폭발력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지금까지 강 회장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횡령금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한 인사는 민주당 안희정(44) 최고위원을 비롯해 윤태영(48) 전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여택수(44) 씨를 비롯한 전 청와대 행정관 2명 등이며, 이들이 받은 돈의 액수는 16억3100만 원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돈을 받은 명단에는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연구소와 영화배우 명계남(57) 전 노사모 대표도 포함됐다고 전하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대검 중수부를 중심으로 고강도로 이뤄진 전 정권에 대한 사정수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 중 유일하게 사법처리가 되지 않은 인물로서,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세종증권 매각비리 수사에 이어 제2의 노 전 대통령 측근 게이트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이들이 돈을 받은 시점은 모두 현직에서 물러났거나 정치활동에서 거리가 먼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 회장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이들에게 거액의 돈을 건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서, 사업상 이득을 노리고 당시 현직에 있던 참여정부 인사들은 물론 여야를 넘나들며 로비를 벌였던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검찰도 “수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간단하게 정치자금법 등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VK 자금추적 중 비자금 정황 포착 아무리 자신의 개인 회사이기는 하지만 강 회장이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회사돈을 빼돌리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현직에서 물러나 별다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강 회장이 왜 적지 않은 돈을 건넸는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성격이 의심스러운 돈을 받은 이들은 소환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강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대전지검 특수부가 노무현 정권 당시 급성장한 휴대전화 제조업체 VK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추적하던 중 우연히 강 회장의 비자금과 관련된 정황을 포착해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월 12일 VK의 이철상 전 대표를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표가 회사 자금과 증자대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특정계좌에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히면서, 이 전 대표의 비자금에는 강 회장 측으로부터 들어온 돈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비자금은 세탁을 거쳐 정치권 인사의 차명계좌로 꾸준히 들어갔으며, 특히 비자금 계좌에 들어 있던 자금 중 일부가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에게로 흘러간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검찰 수사결과가 공개되자, 안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자금 사건으로 선고받은 추징금 4억9000만 원 가운데 일부를 강 회장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 전 대표와의 연관성은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이어 안 최고위원은 “1년의 형기를 마치고 4억9000만 원의 추징금이 나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세 차례에 걸쳐 분납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과 관련된 돈이 있었다”며 “그러나 혹시라도 그렇게(VK 비자금 사건과) 연관 지어서 사건을 예단하거나 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전 대표의 비자금과는 무관함을 거듭 강조했다.

■의문의 70억 사용처 밝히는데 총력 이 같은 안 최고위원의 반응이 나올 무렵, 검찰도 “수사 초기에는 강 회장과 안 최고위원, 이 전 대표 사이에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사건에 접근했지만, 최근 안 최고위원과 이 전 대표의 관계는 이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 지었다”고 인정했다. 이후 검찰의 수사는 이 전 대표와 관련된 수사를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돼, 자연스럽게 강 회장과 안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졌다. 검찰은 현재 강 회장을 구속하고 안 최고위원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 회장으로부터 안 위원 계좌로 흘러들어간 자금의 불법성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강 회장과 안 최고위원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받았을 뿐”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혐의를 입증할 자료 수집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 사건은 강 회장과 안 최고위원 사이에서 오간 돈의 액수와 성격 규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 안 최고위원은 개인적 친분으로 강 회장에게 돈을 빌렸고 돈을 빌릴 당시 정치인도 아니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안 최고위원이 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공무원 업무나 금융기관 대출 등을 도와준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형사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일 경우 수사는 급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강 회장의 횡령액 모두 26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참여정부 측 인사들에게 흘러간 17억 원을 뺀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 회장의 횡령금 사용처를 단순계산해봐도 정치인과 전직 공기업 임원 등에게 준 돈을 빼고 나면 240억 원 가량이 남으며, 이 중 18억 원은 강 회장 자신의 벌금과 추징금을 내는데 썼고, 110억 원 가량은 창신섬유나 시그너스 골프장 등에서 빌린 돈을 갚거나 자신 소유의 다른 회사 자금 등으로 돌려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강 회장이 주식에도 4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남는 돈은 70억원 가량으로 강 회장이 이 돈을 개인적으로 썼거나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며, 이 돈 중에는 강 회장이 10여 차례에 걸쳐 썼다는 미화 9만4000여 달러(9600여만 원)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강금원, ‘의리의 사나이’로 평가받아 따라서 검찰은 참여정부 측 인사 등 실명이 거론된 이들에게 흘러간 29억여 원의 직무 대가성 외에도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70억 원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검찰의 수사에 의해 불법성이 드러나면 돈을 받은 이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리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편, 박 회장과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쌍두마차’로 불릴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에도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지만, 박 회장은 가까운 후원자 중 한 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검찰에서 친노 인사들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순순히 자백한데 비해, 강 회장은 계좌 추적에 의한 부분만 시인해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는 바람에, 박 회장은 사업적 이득을 따지는 후원자라는 부정적 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강 회장은 지난해 8월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사돈을 맺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당시 결혼식의 주례를 노 전 대통령이 설 정도로 확실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구속 되기전까지 매주 2~3차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하였으며, ㈜봉하를 설립하고 친환경 생태농업을 통한 수익사업을 시작해 관계를 이어 가고 있고, 지난해 7월 민주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는 마중을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의 칼끝이 ‘강금원 뇌관’을 터뜨려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나락으로 떨어뜨릴지, 아니면 강 회장이 정권교체 이후에 아무런 대가 없이 묵묵히 전(前) 정권 인사를 챙겨준 ‘의리의 사나이’로 통할지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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