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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반도체가 부러워!”LG그룹, LCD 신화 쓸까

구본무 회장의 LCD 사랑…그러나 시장환경 갈수록 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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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3호 박현군⁄ 2009.06.23 15:36:04

지난 1960년 경제 개발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중심형 산업구조를 가져왔다. 때때로 재벌 편향적이며 정경유착적 산업구조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과 불균형 심화라는 비판도 있고, 이는 반드시 개선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자원과 국토가 협소하고 바다 3면이 모두 일본과 중국에 둘러싸여 200해리 영해 주장을 맘껏 펼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여건상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라는 큰 틀은 바뀔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전제 아래 경제단체·학계·재계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까지도 미래 한국의 수출전략을 보다 효율화·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주력상품으로 평가받는 제품은 반도체·자동차·조선. 이 중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으로 대표되는 조선산업만이 세계적 위상을 걱정없이 지켜내고 있을 뿐이다. 조선과 함께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주력 산업인 자동차는 이번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쌍용자동차·GM대우·르노삼성이 상호 협력과 경쟁을 하고, 그 밑으로 자동차 수만의 부품 협력업체들이 포진해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소속된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며 세계적 자동차 명가로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르노삼성의 생산량 축소,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GM대우의 M&A 등으로 사실상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태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파산과 지역 경제 공동화 등 심각한 역기능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을 주도하며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와는 관계없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불어온 치킨 게임은 한국경제의 반도체 산업 의존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이후 대만 업체들로부터 시작된 치킨 게임과 환율 급등락의 여파로 지난해 한순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등 타격을 받았었다. 다행히 지난 1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도시바 등에 이어 세계 5위의 메모리 업체 키몬다의 파산 이후 치킨 게임은 끝이났다.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외한 세계 반도체 시장 전체의 도전을 무사히 방어해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의 한 관계자는 “삼성·현대차·반도체·IT·조선 등 특정 재벌과 특정 산업이 한국경제를 견인해 온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한 후 “하지만 지금까지도 특정 기업과 일부 산업에 한국경제의 의존도가 쏠려 있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LCD, 매출 가능성은 높지만 영업이익 불투명 그런데 최근 LCD 산업이 반도체 산업과 함께 IT 분야에서 한국의 주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일성을 터뜨리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2분기 들어 주식시장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 일부 경제전문지, 재계 일각에서 LCD 산업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LG전자가 있다. 대신·굿모닝신한·하나대투·우리투자·HMC 등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LCD보고서들은 하나같이 올해 매출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결국 그 수혜는 LG그룹(LG전자와 LC필립스LCD)이 받게 될 것이므로 LG그룹 IT 종목의 주가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세계 IT 분야 및 경제계에서 반도체 산업 하면 인텔과 삼성전자이고 삼성전자 하면 반도체와 에니콜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며 “이와 관련하여 삼성이 반도체를 통해 명예와 영광을 얻었듯 LG그룹도 LCD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이 묻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반도체 하면 세계적으로 컴퓨터 CPU 분야에서 미국의 인텔, 메모리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삼성전자라는 구도는 오래 전부터 굳어진 것. 더군다나 지난 3년 간 삼성전자 한 곳을 잡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빅5 업체들이 연합전선과 무한 가격경쟁(일명 치킨 게임)을 벌였다가 제풀에 나가떨어지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LCD 산업 부문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경제 전문 언론들의 주목의 이면에는 LG그룹이 있다는 해석과 관련, 만약 그렇다면 이는 삼성과 이건희라는 이름이 반도체 신화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질투심과 동경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 LCD 진출 조심해야 최근 LG그룹의 LCD에 대한 집중은 조금 의외일 정도로 강하다. 사실 LG그룹은 지난 2000년 필립스와 손잡고 LG필립스LCD를 설립했다. 파주에 대규모 LCD 단지 조성을 시도했던 일 등 LG그룹의 LCD 사랑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랑 못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에서 삼성이 보는 재미만큼은 LG가 LCD에서 아직 거둬들이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현재 경제 언론들과 애널리스트 보고서 등을 보면, 마치 LCD 산업이 올해 이후 한국경제의 노다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이건희 전 회장이 반도체 산업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었듯, LG 그룹도 LCD 분야에서 그럴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문가들은 현재 LCD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전 대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미국의 인텔사가 이룩한 반도체 신화에 비견될 만큼이라는 전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디스플레이뱅크의 지명룡팀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와 내년 정도는 LCD 산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LCD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노트북 시장 폭등세 등 신규 시장 확대적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2006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 세계적 경제위기 직후 전 세계 LCD 업계가 감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재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6년 하반기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시장 점유율 2위를 자랑하던 뉴센츄리파이낸셜의 파산 이후 전 세계적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금융권 신용대출 등 운용자금들의 조기회수와 관련, 산업의 축소에 따른 LCD 시장의 축소를 예측한 LCD 업계는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감산체제에 돌입했다. 전체 생산여력의 70% 이하 수준에서 제품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생산직원을 해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LCD 생산업체가 감산체제 돌입으로 인해 부품 수요를 줄인 후 산하 협력업체들의 줄도산도 일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세계 경기침체 탈출과 LCD 시장 수요 증가세가 예상되더라도 한 분기(1개월~3개월) 동안은 수요를 맞추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LCD 제품의 가격 폭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LCD 산업의 고객층인 텔레비전·모니터·노트북 등의 수요 증가세도 LCD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장밋빛 전망, 신기루일수도 그러나 또 다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LCD 업계의 한 전문가는 “감산으로 인한 수요과잉 현상, 노트북 등 일부 시장의 선전 등은 장밋빛 전망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같은 밝은 전망은 매출증가세를 전제로 하는 것일 뿐 LCD 사업에서 수익성, 즉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즉 마진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 확대 가능성과 관계없이 사업적 매력이 떨어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CD 시장에서 영업이익률은 계속 떨어져 왔다. 지난 2006년 2분기 이후 지금까지 세계 LCD 시장의 마진율을 살펴보면, 2007년 2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 1년 간은 마진율이 6.7%에서 최고 21.9%까지 기록했었지만, 그 이전과 이후에는 오히려 마진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20%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뱅크의 진 팀장은 “LCD 시장의 마진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LCD 시장에 대한 밝은 전망이 LG그룹의 IT 계열사들에게 호재로 다가오고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결국 금융위기로 인한 LCD 경기침체를 회복하려는 사이클 주기의 일환일 뿐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주식시장의 한 투자자는 “LCD 시장의 매출 증가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 점에서 LG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LCD 산업의 중장기적인 전망과 이로 인한 LG그룹의 경영 예측 등 LG그룹의 상장종목에 대한 투자 조언을 목적으로 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와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LCD 산업이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증해서 매출 증가가 예상되지만, 그 것들이 영업이익 등 원가 대비 수익성에 바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LCD 매출 증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LG그룹 출신의 LCD 전문가 B 씨는 “컴퓨터에 인텔의 펜티엄 CPU와 삼성전자·하이닉스의 D램 등 반도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상품도 없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 고객지향 제품이라는 취지로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신규 시장이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LCD의 경우 텔레비전,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모니터 등 특정한 곳에 사용될 뿐 신규 시장 창출의 여지가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PDP라는 LCD를 대체 상품도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조금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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