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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한미정상회담 어떤 성과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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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3호 심원섭⁄ 2009.07.01 15:17:23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박3일 간의 미국 방문일정을 무난히 마무리하고 17일(현지시간) 귀국했다. 무엇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국면 이후 국내 정치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등 국제정세에 대한 정상외교를 통해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도 큰 성과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이 3박4일이라는 길지 않은 방미기간에 초점을 둔 양대 과제는 북핵 공조와 한미 FTA 비준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아시아나 특별기편으로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미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 여장을 풀자마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핵심 각료를 접견하는 것으로 방미일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게이츠 국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과의 연쇄 접견에서 북핵 공조 및 한미 FTA 조기 비준에 대해 공감대를 이끌어냈으며, 방미 이틀째인 1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 비전(동맹미래 비전)’을 채택하고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한 치의 빈틈없는 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 당초 단독정상회담 15분에 이어 양국 장관들이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 35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은 단독정상회담만 50분 가량 이어져, 그만큼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고 긴밀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실무방문(working visit)’ 성격이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아 돈독한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한미관계가 변함없는 협력동반자임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외교였다는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한국 외교적 ‘이니셔티브’ 한 단계 발전 우선, 이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서 양국이 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는 게 최대 성과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정체 상태에 빠져 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의 ‘불씨’를 살린 것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인해 유엔 안보리 추가결의안이 결의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며 플루토늄은 물론 농축 우라늄 핵무기 개발을 공언한 가운데 열린 직접 이해 당사자 간의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는 합의였다는 게 양국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북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 기존 한미 군사동맹 차원의 선언적 ‘핵우산’ 제공이 아닌, 사상 처음으로 양국 정상 간의 서명이 담긴 공식문서에 ‘한반도 핵우산’을 명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정체인 ‘한미동맹 공동 비전’의 문구에 “우리는 양국의 안보 이익을 유지하는 동맹 능력이 뒷받침하는 강력한 방위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력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력의 한국 안보공약을 이행할 것임을 확약했다”며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안보는 굳건하고 확실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더구나 양 정상은 북핵 위협에 대한 방어적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 행동을 중단한 것을 촉구함과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충실한 이행과 북한의 인식전환을 촉구하는 등 근본적인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의견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 프로세스인 ‘6자회담’의 틀이 북핵 실험 이후 사실상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제안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프로세스를 검토키로 한 것도 북핵문제에서 한국의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앞으로 한미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협력해 북한의 핵을 확실하게 폐기시키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을 제외한 5자 테이블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 비준 ‘불씨’살린 것 큰 의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정체는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 비전’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영역을 군사 안보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등 다방면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지역 및 세계적 차원의 기여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 대통령 방미 당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캠프 데이비드’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전략적 동맹관계’ 선언과, 지난 4월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 구체화 합의내용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양 정상은 전시작전권 전환문제 등 한미동맹 재조정 사업이 ‘전략적 전환계획’에 따라 원활히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위협을 주시하면서 전반적 이행상황과 안보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 평가해 보완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의 단독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권 문제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공동 비전’에 명문화된 “동맹 재조정 과정에서 미국은 한반도와 역내에 주둔하는 지속적이고 역향을 갖춘 군사력을 지원한다”는 대목이 201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재검토 문제에 대한 우리 측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과 관련된 전략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문제까지 빈틈없는 공조를 확인했고 큰 성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간에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는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미 대선 과정에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던 오바마 대통령이었지만, 한미 FTA를 진전시키기 위한 실무협의가 시작된 것을 환영하고 협상의 진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느슨하지만 다소 진전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동 비전’에도 “한미 FTA가 양국 간 경제·무역·투자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양 정상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속가능한 경제번영의 새로운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공동 비전’에서 합의하는 등 이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 ‘신성장 동력’에 대한 구상이 한미 정상외교 자리에서 선보인 것도 성과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역과 투자 등 1차적 세일즈 외교에서 더 나아가 인류 비전의 가치를 담은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의 경제 발전 ‘코리안 루트’를 개발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더구나 이 대통령 방미 기간 중인 16일(현지시간)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JP 모건이 우리 정부와 한국의 녹색산업 및 인프라 건설에 10억 달러 이상의 ‘한국녹색펀드’ 투자의향서에 서명해 실질적 세일즈 외교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MB, 한반도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 마지막 날인 17일 영빈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한반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오찬간담회를 갖고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칼라 힐스 전 미국 무역대표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빅토르 차 조지타운대 교수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 ▲샬린 바셰프스키 전 미극무역대표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으며, 80대인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앞 다퉈 논쟁과 토론을 주도하는 등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측 참석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공동 비전이 채택된 것을 환영하면서, 21세기 새로운 안보·경제 환경하에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이 양국의 공동이익은 물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미국 측 참석자들은 또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 긴장고조 행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빈틈없는 한미공조를 토대로 단합된 대응을 통해 북한의 변화와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미래비전을 채택한 것은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및 북한관련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단합되고 일관된 대응을 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존 햄리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좋을 때가 없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햄리 전 부장관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임할 수 있도록 주변 국가들이 긴밀한 조율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현재 북한문제는 권력승계 등 내부 상황과 맞물리면서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한미 정책당국 간의 보다 세밀하고 섬세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미측 참석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한미 FTA 진전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금융귀기 극복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거버넌스 차원의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를 평가했다. 여야, 한미 정상회담 평가 극명한 시각차 보여 한편, 여야는 이번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한반도 핵 억지력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민주당은 북핵문제의 근본적인 해법과 처방을 찾지 못한 채 생색내기에 그쳤다며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어제 끝난 한미 정상회담은 외교적 수사로 가득찬 내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상외교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표는 “특히 우리가 걱정하던 한반도 핵문제, 핵 억지력에 대한 확실한 방안을 제시하여 국민들이 안보 불안감을 씻을 수 있었고 양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좋은 초석을 깔았다”며 “하루 회담에서 만리성을 쌓은 것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보장과 끈끈한 한미동맹이 논의되고 북한 핵 포기를 위해 공조키로 했다”며 “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국민이 상당히 편안한 마음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안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 개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들고 일어나자는 선동 발언을 했다”며 “결국 민주당과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북한에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해서 북핵 개발을 도운 결과가 됐고 국민 생존권도 위협받게 했으므로 사죄할 이유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했는데 포괄적인 논의에 그쳤다”며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 없는 회담으로 판명이 나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국민이 가장 크게 관심 있는 북핵문제의 해법이 제시되지 못한 것에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하면서 “남북대화도 복원되고, 6자회담에 북한이 하루속히 나와서 국제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미국도 북미 대화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헙정(FTA)과 관련해 “미국은 비준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미국의 태도를 봐 가면서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비준하는 게 좋다고 했는데 그 입장이 옳다는 판단을 갖는다”고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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